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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도 타인의 삶 핵심은 정준하의 헛스윙 이었다

by 자이미 2011. 4.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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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타인의 삶>은 첫 번째 주자였던 박명수로 인해 의미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박명수가 자신의 꿈이었던 의사의 삶을 대신 살아보는 과정은 역지사지를 통해 자신의 삶이 얼마나 의미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해주었지요. 이번 타인의 삶의 핵심은 시범경기이지만 프로야구 공식 경기에 대타로 등장했던 정준하의 영화 같았던 삼진 장면에 모두 담겨있었습니다.

정준하의 삼진은 타인의 삶이 이야기하고 싶은 모든 것이었다




프로야구 선수 이숭용과 개그맨 정준하의 뒤바뀐 삶. 서로의 삶을 동경해왔던 그들이 단 하루이지만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무도 클래식의 재미와 다큐멘터리처럼 이어지는 정준하의 프로야구 체험은 감동으로 전해졌습니다.

01. 무도 클래식 빛낸 박명수의 개그 본능

무도 타인의 삶이 재미있는 이유 중 하나는 뒤바뀐 삶을 체험하는 비연예인이 함께 즐기는 '무도 클래식' 때문입니다. 과거를 추억하게 하는 게임들을 실제 체험하는 과정은 무도 팬들에게는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재미로 다가옵니다.

 

박명수가 된 의사가 체험했던 아하 게임 등도 추억을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며 무한 재미를 선사하더니 이숭용과 함께 한 '재개발 퀴즈'와 김장특집'은 과거를 추억하며 마음껏 웃을 수 있도록 해주었습니다. 정준하로 완벽 빙의된 이숭용이 마치 정준하가 꿈꾸었을 상황 즉, 박명수 잡는 준하가 된 상황도 흥미롭기만 했지요.

<1박2일>에서도 재미있게 행해지는 게임 중 하나인 '몸으로 말해요'처럼 제스처 게임으로 진행되는 '재개발 퀴즈'는 박명수의 현란의 몸짓과 팀워크가 만들어내는 신기어린 정답 릴레이가 재미의 핵심입니다. 정답을 먼저 상정하고 박명수가 의미 없는 몸짓을 보이며 마치 명수의 몸짓을 보고 맞춘듯 한 사람을 속이는 과정이 '재개발 퀴즈'의 숨겨진 재미이지요.

그 유명했던 '청룡열차'의 경우 이 게임이 왜 박명수를 위한 게임인지를 잘 보여주지요. 당시 당하는 입장이었던 재석의 "아니 어떻게 저게 청룡열차야?"라는 황당한 의구심은 처음 접해보는 길과 이숭용에게 그대로 전이되었습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말도 안 되는 몸짓 교환은 오랜 시간 함께 생활했던 그들이기에 가능했던 '이심전심'이었지요.

여기에 재기발랄하게 깨알 재미를 쏟아내는 박명수의 과감하고 특별한 몸짓은 흥미를 배가시켰습니다. 말도 안 되는 신호를 귀신같이 알아서 맞추는 무도인들. 그중 정형돈의 신기어린 정답 릴레이는 과거를 추억하게 하며 여전히 매력적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정준하와 뒤바뀐 하루의 삶을 체험하는 이숭용은 쉽게 봤던 예능에서 무도 인들이 보여주는 현란한 몸짓 게임에 완전히 넋을 잃고 말았습니다. 자신으로서는 결코 맞출 수 없는 형이상학적인 몸짓을 단번에 맞춰가는 무도 인들을 보면서 존경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숭용의 모습에서는 진정 그들의 모습에 존경을 표하는 듯했습니다.

'인간상형문자' 박명수는 제작진이 급하게 제안한 게임에서 탁월한 팀워크를 보여주며 그가 왜 그레이트 박인지를 명확하게 해주었어요. 1분에 6문제를 맞춰야 하는 제한된 상황에서 말도 안 되는 문제들을 척척 맞춰가는 그들의 모습은 오랜 경륜과 호흡이 왜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김장특집'은 분장 쇼의 재미가 핵심이지요. 홍콩할매가 된 박명수와 외국인 며느리 노홍철, 게임에서부터 여자 캐릭터를 유지하는 형도니, 엽기적이면서도 은근히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이숭용의 여장까지 특집의 의미를 잘 살린 그들의 캐릭터 경쟁은 무와 배추를 획득하는 과정보다 더욱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과거를 추억하게 하면서도 현재의 그들을 다시 점검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무한도전 클래식'은 최소한 '타인의 삶'이 지속되는 한 계속될 것으로 보여 집니다. 여전히 매력적이고 재미있는 '무도 클래식'은 진정한 레전드인가 봅니다.

02. 정준하의 삼진은 아름다웠다

평소에도 야구를 좋아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진 정준하로서는 이번 '타인의 삶'이 무척이나 소중하고 감사했을 듯합니다. 평생의 소원이었던 야구선수. 그것도 프로야구 선수가 되어보는 체험은 아무나 누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니 말이지요.

오래된 절친인 이숭용과 서로의 삶을 하루 동안 바꿔 야구선수로 지낸 하루는 그의 인생에서 가장 흥미롭고 벅찬 감동으로 다가왔을 듯하지요. 그가 야구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는 세계적인 축구스타 앙리와 함께 하는 특집마저 중간에 포기하고 야구 경기에 참가했던 사실은 많은 이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지요.

예정되었던 스케줄이 무산되며 근처에 있던 야구장을 찾아 경기에 참가했을 뿐이었다고 밝혔지만 한동안 앙리마저 민망하게 만든 정준하의 야구사랑은 화제가 되었었지요. 무도를 하면서도 종종 야구에 대한 애정을 서슴없이 건네던 그가 단 하루이지만 야구인으로서 삶을 산다는 것은 그에게는 꿈같은 일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정준하가 프로야구 선수로서 하루를 체험한 덕에 야구장 밖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던 것도 즐거웠습니다. 경기 전 식사는 어떻게 하는지 몸은 어떤 식으로 푸는지 경기 전 선수들의 모습이 어떤지 정준하를 통해 볼 수 있다는 것도 흥미로웠습니다.

전문 운동선수가 아닌 정준하에게는 몸을 푸는 것만으로도 힘겨워 하는 모습을 보면 타인의 시선으로 보는 것과 직접 체험을 하는 것은 하늘과 땅일 수밖에 없음을 알게 해주지요. 이숭용 역시 간단한 게임 한 번 하고도 지쳐서 정신이 없어 하는 것과 닮아 있었습니다. 그렇듯 타인의 삶이란 직접 체험하지 못하면 알 수 없기 때문이겠지요.

넥센과 기아의 2011년 첫 번째 시범경기에 나서는 두 팀들은 모두 긴장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럼에도 정준하의 체험에 동의해준 두 팀에게 감사를 드려야 할 만큼 그에게는 인생 최고의 하루였습니다. 레귤러 멤버가 아닌 후보로 언제일지 모르는 상황에 준비를 해야 하는 그에게 마침내 기회는 왔습니다. 

7회가 되어 힘겹게 얻은 대타 상황. 그 긴장감이 얼마나 심한지 몸을 풀기도 전에 화장실을 찾는 그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여러 번의 심호흡을 하고 타석에 들어선 그는 포수와 심판, 아들 뻘 되는 신인 투수에게까지 존경을 담은 인사를 건네고 그에게는 꿈같은 대결을 시작했습니다. 

투수 역시 예능이 아닌 실전 그대로 최선을 다해 정준하의 도전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어설픈 예능이 되어 정준하가 안타를 치거나 말도 안 되는 홈런을 쳤다면 '타인의 삶'은 그저 그런 예능으로 끝날 수밖에는 없었지요. 하지만 정준하의 체험을 더욱 의미 있게 만든 혼신을 다해 펼친 대결은 그래서 더욱 큰 의미를 담아냈습니다.  

뛰어난 선구안으로 2-3 풀 카운트까지 간 그들의 대결은 마치 잘 짜여진 시나리오처럼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마지막 남은 공 하나에 정준하나 투수 모두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들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마지막 한 구에 모든 것을 담아냈습니다.

로버트 레드포드가 주인공으로 나왔던 멋진 야구영화 <내추럴>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그들의 마지막 승부는 '타인의 삶'을 완성하는 화룡정점이었습니다. 영화 속 로이는 야구장 조명을 맞추는 대형 홈런을 터트리고 흩뿌리는 빛의 파편을 배경으로 멋지게 러닝을 하며 영화를 완성해냈습니다.

하지만 현실 속 준하는 아쉬운 헛스윙으로 자신의 도전을 마무리했지만 그래서 더욱 의미 있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아마추어로서 야구를 사랑하는 그가 프로 경기에서 안타나 홈런을 기록하는 것만큼 부자연스러운 의외성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지요.

비록 그는 헛스윙으로 자신의 도전을 마무리했지만 그의 도전에 하이 파이브를 해주며 환영해주는 넥센 선수들과 아쉬움을 곱씹는 정준하의 모습은 아름답기까지 했습니다.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한 삼진은 정준하의 '타인의 삶'을 의미 있게 만든 결정적 장면이었습니다. 자신들의 현실에 만족하고 도전만으로도 행복했다는 정준하와 이숭용의 소회가 극단적인 평가를 주기는 하지만 그들의 도전만큼은 의미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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