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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김태호pd 이적 설은 누구를 위한 보도인가?

by 자이미 201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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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혁 CP에 이어 김태호 피디까지 종편에 합류할 것이라는 기사는 의외이거나 당혹스럽다는 평가입니다. 예능을 단순한 예능이 아닌, 그 이상의 가치로 끌어 올렸던 존재가 권력에 기생하는 거대 언론사가 권력과 거래를 통해 얻어 낸 결과물에 합류한다는 사실은 당혹스럽기 때문입니다.

사실 관계와 상관없이 크게 웃는 중앙일보




김태호 같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 피디들의 경우 끝임 없는 이적 설에 시달릴 수밖에는 없습니다. CJ가 운영하는 케이블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그에게 거액을 제시한 이적을 요구했을 가능성도 높고 종편이 들어서며 가장 먼저 이적 리스트에 올려놓은 인물 역시 김태호 피디일 것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입니다.

'무모한 도전'에서 시작해 현재의 '무한도전'까지 김태호 피디가 만들어 놓은 브랜드 가치는 MBC에서도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특별한 존재일 것이 분명합니다. 거의 몰락의 위기에서 흔들릴 때도 '무한도전' 홀로 MBC 예능을 사수할 만큼 브랜드 가치가 높은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는 그가 종편을 택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하기 힘든 일입니다.

더욱 사회비판적인 언급들이 잦았던 그가 수구세력이 운영하는 권력 지향적 방송에 들어간다는 사실은 놀라울 정도의 이율배반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선택이 내려진 이후에 그의 선택에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만 만약, 그가 종편을 택한다면 그의 정체성이 도마 위에 올려 질 수밖에 없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 될 듯합니다.

김재철 사장이 있는 MBC의 위상은 종편 사업자들과 별반 다를 것은 없습니다. 이명박의 하수인의 되어 언론을 정치화하고 권력의 시녀로 만드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들의 행태는 종편 사업자와 다를 게 없으니 김태호 피디가 종편 행을 결정짓는다 해도 '그 밥에 그 나물'일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하지만, 권불십년이라고 이미 이병박 레임덕이 심각한 상황에서 김재철의 영향력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사라져갈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미친 정권이 다시 한나라당을 선택한다 해도 지금과 같은 형식으로 언론을 탄압하는 일은 점점 힘들 것으로 보이기에 그의 종편 행은 지옥행 티켓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그의 종편 행은 무리수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여운혁 CP의 종편 행은 현장에서 방송을 만들고 싶은 개인적인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현역에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김태호 피디의 경우 돈 외에는 그 어떤 것으로도 그의 종편 행이 합리화될 수가 없습니다. 

김재철로서는 김태호 피디가 종편을 택하기를 간절하게 바라고 있을 지도 모릅니다. '백분토론'과 '피디수첩'을 무력화한 그가 자신이 내걸었던 폐지시키고 싶은 삼대 프로그램 중 하나인 '무한도전'을 자연스럽게 연성 화시킬 수 있는 이런 상황에 쌍수를 들어 환영하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개개인의 능력과 프로그램의 성공과 상관없이 철저하게 권력의 입맛에만 귀 기울이는 김재철 체제에서 김태호 피디의 이적은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짐이라도 싸주며 보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할 것입니다. MBC의 자존심과 바른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사수하는 것을 포기한 그들에게 눈엣가시 같은 존재가 사라진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테니 말이지요.

현재까지는 김태호 피디의 이적은 말 그대로 설에 그치고 있습니다. 논란의 대상인 중앙일보 종편인 jTBC 관계자도 이적 설에 사실무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MBC 예능국이나 '무한도전' 작가들과 출연진들 역시 김태호 피디가 이적 한다는 사실은 들은 적이 없다는 말로 그의 이적 설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섣불리 불거지는 스타 피디의 종편 행은 오히려 스타피디의 종편 행을 가로막는 역할을 할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모든 것이 결정 난 상황에서 맞는 역풍과 결정을 고민하는 상황에서 불거진 역풍은 그 세기와 후폭풍은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설들은 난무하고 본인은 입을 굳게 다문 상황에서 종편 사업자들의 이름 알리기에 여념이 없는 보도기사들로 이득을 얻는 것은 중앙일보 밖에는 없습니다. 김태호 피디를 언급해 관심을 집중하고 이적과 상관없이 대중들은 중앙일보의 종편 사업을 각인시켰으니 엄청난 광고효과를 본 중앙일보로서는 첫 보도를 한 언론사에 상이라도 주고 싶은 심정일 듯합니다.

엄청난 돈으로 유혹의 손길을 건네는 상황에서 김태호 피디가 어떤 결정을 할지는 본인 외에는 알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장기 프로젝트가 이제 시작되었고 자신의 분신과도 같은 '무한도전'을 버리면서까지 그가 종편을 택할 이유를 찾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돈을 쫓아 날아가는 부나방들의 운명이 짧게 끝날 수밖에 없음은 이미 다른 스타피디들의 행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었던 만큼 그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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