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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마음이 들리니 7회-전율이 흐르는 윤여정 연기 감동이다

by 자이미 2011. 4.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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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착해지는 드라마. 막장이 판치는 상황에서 우리에게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에 대해 진솔하게 질문을 던지는 <내 마음이 들리니>는 착한 드라마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듯해 든든하기만 합니다. 청각장애를 가진 주인공과 쉽지 않은 굴곡진 삶을 살면서도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름답기만 합니다.

바보 정보석과 억지 대마왕 윤여정의 감동




'내마들'이 가지고 있는 이야기의 재미도 많은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지만 그런 감동을 자연스럽게 끄집어내고 있는 연기자들의 환상적인 연기가 없었다면 이 정도의 호평을 받기는 힘들었을 듯합니다. 바보로 등장하는 정보석은 '내마들'이 시작하면서 부터 시청자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배우들이 바보 연기에 도전했고 나름의 성과들을 얻어낸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정보석처럼 극적인 변신을 꾀하며 모든 배역에서 완벽해 보이는 연기를 하는 배우는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극악한 조필연으로 연기를 해 호평을 받던 그가 갑자기 순수함만 남아 있는 바보가 되어 시청자를 울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니 말입니다.

'내마들' 7회는 떨쳐버리고 싶었던 과거와 마주한 봉마루(이하 장준하)가 자신의 가족들로 인해 고통을 받는 과정을 담고 있었습니다. 가족들을 증오하거나 싫어서가 아니라 자신에 대한 애착과 함께 성공에 대한 집착이 강했던 어린 봉마루는 우연하게 주어진 기회를 버리지 않고 선택합니다.

가족을 버리고 새로운 자신 장준하가 된 그는 그렇게 동주의 어머니인 태현숙에 의해 길러졌습니다. 부도덕한 남편에 대한 복수를 위해 그의 숨겨둔 아들을 자신의 아들로 만들어 복수의 대상으로 삼는 끔찍한 여인을 친 어머니로 알고 사는 준하 역시 희생양일 수밖에 없는 슬픈 존재이지요.

가난한 집안에 바보인 아버지. 그런 저주받은 듯한 환경에서 벗어나고 싶어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를 해왔던 그. 그런 그에게 가족이라는 정과 사랑을 조금씩 알게 해주었던 작은 미숙이와 큰 미숙이. 그들에게 조금씩 사랑을 느끼던 그는 태현숙과 자신의 친부인 최진철의 화장품 회사가 불이 나면서 모든 것이 깨져버리고 말았습니다.


경찰서에 입건되어 억울한 피해를 당해야만 하는 아버지를 위해 울며 자신에게 가지 말라던 어린 미숙이를 뿌리치고 태현숙에게 달려갔던 봉마루는 일생일대 가장 중요한 선택을 전해 듣고 자신의 야망을 채워줄 수 있는 태현숙의 손을 잡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되어 돌아온 그곳에는 여전히 자신을 찾고 있는 가족들이 그렇게 그 자리를 지키며 살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들의 모습이 미치도록 보고 싶지만, 그래서 더욱 외면하고 싶은 가족들은 마루라는 이름을 버리고 준하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그를 괴롭힙니다.

의도적으로 준하에게 고통을 주기 위한 태현숙으로 인해 마음고생을 할 수밖에 없는 준하는 불쌍한 존재일 뿐입니다. 그런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가족들과 마주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그이 마음과는 달리, 동주는 봉우리와 만남을 계속하려고만 합니다.

어린 시절 자신이 좋아했던 봉우리를 우연하게 알게 되면서 과거의 자신을 되찾은 동주에게는 지옥 같은 현실에서 봉우리는 천국과도 같은 존재입니다. 마루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따라하며 자신의 청각장애를 감추는 행동이 우리에게는 오빠를 떠올리게 했고 이런 우연은 곧 필연적인 만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이런 기괴하고 운명적인 만남들은 결국 누군가에게는 필연적으로 슬픈 운명을 가져가야만 합니다. 탐욕이 만들어낸 저주받은 존재들은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단죄를 받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복수를 위한 복수가 아닌 진정한 복수를 위해, 용서와 화해를 건넬 수밖에 없는 그렇게 태어난 존재들인 영규와 우리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 해줄 듯합니다.

억척스럽고 욕 잘하고, 무식하며 목청 크고 남의 말은 잘 듣지도 않고 자기 말만 우기는 억지 대마왕인 황순금은 그렇게 외부적으로 드러난 모습이 전부는 아닌 존재에요. 자신의 친아들도 아닌 영규를 친자식 이상으로 따뜻하게 감싸는 마음 따뜻한 존재이기도 하지요.

그런 아들이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자신이 모아 둔 돈을 아낌없이 쓰기도 하고 그렇게 어렵게 얻은 며느리가 아들 먼저 하늘나라로 갔을 때는 아들을 보호하기 위해 우리를 내치기도 했지만 황순금은 단순하지만 마음 따뜻한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집을 나가버린 손자를 찾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버린 십여 년의 세월. 그렇게 잃어버린 세월 속에 그녀는 자신도 잃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참담하고 힘든 세월을 이겨내고 잊어버리기 위해 마신 술로 인해 알코올성 알츠하이머에 걸린 그녀는 그렇게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고민하게 됩니다.

윤여정이 연기하는 황순금은 앞서서 이야기했듯, 급격하게 변하는 성격을 능숙하게 해낼 수 있는 연기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순식간에 성격이 변하며 다양한 선택을 하는 괴팍한 늙은이를 그처럼 탁월하게 연기해내는 모습을 보면서 연기자란 하늘이 내리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을 하게 합니다.

망나니 같은 딸과 그 딸이 낳고 두고 간 손자를 키우는 할머니. 자신의 친자식이 아님에도 친자식 이상으로 따뜻하게 감싸고 키운 바보 아들 영규. 그런 영규가 사랑하는 딸 봉우리.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이 기묘한 가족은 가족이 아니어서 더욱 아름다운 사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피로 맺어진 가족은 아니지만 서로를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그들의 가족관계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가 고집하는 가족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형식의 가족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절절하게 느끼게 해주는 '내마들'은 그래서 더욱 의미 있기도 합니다.

알코올 중독으로 성한대 하나 없는 몸을 이끌고 우리도 언제 집을 나갈지 모른다는 승철네 부부의 말을 듣고는 과거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시장에 나서던 것처럼, 커다란 고무대야를 가지고 집을 나서던 그녀는 과거의 기억 속에서 현재의 변해거린 거리를 바라보며 정신을 잃고 멍하게 거리를 바라봅니다.

치매로 정상이 아닌 그녀가 어렵게 세월을 거슬러 거리로 나선 순간 찾아온 현실과의 괴리감. 그리고 그런 황당한 상황을 보여주는 말없는 윤여정의 연기는 왜 연기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과장된 행동이나 장황한 대사가 아니더라도 그 모든 상황을 응축해 보여주는 윤여정의 연기는 '내마들'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바보 아빠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 자신을 외면하는 오빠. 그들을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랑으로 이겨내는 봉우리의 역할은 점점 커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현재까지 합격점을 주고도 남을 황정음이 정보석과 윤여정이 보여주는 탁월한 연기에 흠집을 내지 않기를 바랍니다. 지금처럼만 열심히 한다면 황정음에게 '내마들'은 자신의 연기 인생을 새롭게 열게 해 준 결정적인 작품으로 기억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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