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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마음이 들리니 12회-내 마음이 들리지 않아 슬픈 봉우리

by 자이미 2011.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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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의 눈에만 보이는 동주의 비밀. 그 비밀을 알게 된 후 한없이 쏟아지는 눈물을 참을 수 없는 우리.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조금씩 들리는 목소리가 아닌, 보이지 않는 마음 속 깊은 울림으로 서로에게 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사랑과 증오가 함께 영글기 시작한 내마들




영규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불같이 화를 내는 동주의 어머니 현숙은 손찌검을 하면서까지 우리 가족들과 만남을 꺼려합니다. 우리 어머니의 죽음과 깊이 관여되어 있는 집안. 그리고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함께 하고 있는 과거의 마루, 장준하. 그런 준하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막고 있다고 생각하는 동주와 최진철에 대한 복수를 위해 준하를 데리고 있음을 속 시원하게 말할 수 없는 현숙은 단순히 홀로 설 수 없는 동주를 탓하기만 합니다.

이런 모습을 창밖에서 보이며 한 없이 슬픈 우리와 어머니의 준하에 대한 집착이 강해지면 강해질수록 홀로서기를 하고 싶어 하는 동주. 그들은 가장 가까운 사이이면서도 가장 먼 사람들이었습니다. 마음으로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을 그저 돌아오지도 못할 메아리처럼 내던지기만 하는 그들은 결코 서로의 진심을 알 수 없는 안타까운 존재들일 뿐이었습니다.

병원에서 자신을 알아본 할머니,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할머니에게 자신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달라는 말에 한없는 눈물만 보이는 할머니는 서글프기만 합니다. 어린 손자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해달라는 상황이 순금에게 얼마나 아프게 다가왔을까요? 자신의 욕망을 위해 집을 버리고 자신만의 판타지가 만들어낸 꾸며진 가족에 행복해 하는 준하의 눈물을 바라보며 모질게 집으로 데려오지 못한 순금은 절대 마셔서는 안 되는 술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합니다.

알코올로 인해 진행되기 시작했던 치매에 독일 수밖에 없는 술을, 아픈 기억을 잊기 위해 속으로 담아두기에는 너무 크고 아파 꺼내고 싶은데 그럴 수도 없어 마시는 술은 그녀를 더욱 지독한 망각 속으로 가둬두려고만 합니다. 친자식이 아니면서도 이목구비가 너무 닮아 더욱 아픈 순금은 잠든 영규의 얼굴을 만지며 하염없이 울기만 합니다.


평생을 집 나간 자식을 그리워하며 살아온 영규. 그런 아버지를 단 한 번도 아버지라 생각해본 적 없다는 손자의 모습을 보면서 무너지는 마음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순금은 친모인 딸 신애에게 마루를 찾아달라고 부탁합니다. 탐욕에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친 신애에게도 자식은 소중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완전하지 않은 최진철과의 관계를 위해서는 그녀에게 필요한 것은 마루이니 말입니다.

만약 시간이 흘러 마루가 자신의 친부모가 최진철과 신애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어떤 생각을 할까요? 최고 재벌이 된 아버지와 물신주의에 찌든 어머니. 모든 것을 갖춘 듯이 보이는 그 부모들을 자랑스러워 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모자라고 한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사랑해주는 아버지 영규와 거칠지만 따스한 할머니, 마음이 여린 우리를 더욱 그리워할까요?

스스로의 탐욕을 위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그들이 필연적으로 마주할 수밖에 없는 그 순간. 그들은 어떤 깨달음을 얻게 될까요? '내마들'의 복수는 어쩌면 가장 잔인하게 진행될 수밖에는 없을 겁니다. 극적인 순간 서로의 거짓된 마음들이 드러난 채 자신의 실체를 스스로 마주하고 선 순간 그들이 느낄 수밖에 없는 처절함은 그 어떤 단죄보다 무겁고 아프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서로가 부자간임을 알지 못한 채 경계하고 저주하며 증오를 하는 둘 만의 자리는 그들이 얼마나 흉측한 괴물들인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복수의 대상으로 길러져 막연한 복수의 대상이 된 친 아버지 차진철. 아들임에도 아들을 알아보지 못하는 부모들인 차진철과 신애는 준하를 제거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슬프고 기가 막히는 이야기는 그들이 서로의 정체를 아는 순간 깊은 슬픔과 아픔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입니다.

모두의 복수를 위해 귀가 들리지 않는 것도 숨기고 어린 시절의 기억마저 감춰야만 하는 동주는 그립고 그리워서 단 한 번도 잊을 수가 없었던 우리를 앞에 두고 마음껏 사랑할 수 없는 게 안타깝기만 합니다. 그런 마음이 영규에게 전해지고 그런 영규에게 어린 시절 우리가 자신에게 행했던 일들을 되돌려 주며 마음을 전하는 방식은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수족관 물고기의 이름들을 '가나다라'로 지어 놓고 거꾸로 읽기도 하는 등 그의 행동은 과거 우리가 했던 행동들이었습니다. 학교도 가지 못하고 글도 배울 수 없었던 우리가 어린 동주와 만나 보여주었던 행동들을 성인이 된 동주가 자신의 기억을 연결하기 위한 장치로 사용하는 모습이 그녀에게는 흐트러진 퍼즐을 맞추기 위한 한 조각으로 다가옵니다.

어린 동주가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은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던 입으로 부는 아코디언을 생각나게 하는 피아노 연주 장면은 연기자 황정음을 완벽한 우리로 만드는 장면이었습니다. 피아노를 쳐 본적 없는 그녀가 동주의 기억을 찾아주겠다며 어린 시절 배웠던 한 소절을 쳐보는데 몸에 밴 습관은 필요 없는 공기를 볼에 잔뜩 담은 채 건반을 치는 모습이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아들 마루를 꿈속에서라도 만나기 위해 모자를 벗지도 않고 잠을 청하는 영규. 그런 영규에게 우리는 중요한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미숙씨와 눈이 닮은 동주. 그런데 미숙씨와 달리 동주는 말을 잘한다는 말과 함께 내가 수화를 가르쳐줄까 라는 영규의 말을 듣고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을 품게 됩니다.

다음 날 우연히 식물원에서 보게 된 영규와 동주의 모습은 확신을 하게 합니다. 동주의 눈을 바라보며 말을 하는 영규와 그런 영규의 입을 보며 대화를 하는 동주의 모습은 그가 자신의 어머니와 같은 청각장애임을 알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전혀 들리지 않는 동주의 뒤에서 큰 소리로 그를 부리며 흐느끼는 우리의 모습에 한없는 안타까움과 끝없는 사랑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음으로 듣는 법을 배웠던 우리. 그런 마음으로 이야기하는 방법을 동주에게 전해주고 싶은 우리는 '내 마음이 들리지 않는' 동주 때문에 마음이 아픕니다.

지독한 욕망의 재물의 되어버린 인간들과 바보라는 이름으로 가장 순수한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이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내마들'은 더욱 흥미로워지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은 어쩌면 바보들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봅니다. 스스로 자신을 바보라고 이야기했던 그래서 그렇게 스스로 바위 위에서 떨어져야만 했던 그가 생각나는 계절. 바보 영규는 이상하게 그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로 작용하는 듯해서 울컥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는 '내마들'은 참 행복하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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