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내 마음이 들리니 17회-우리는 왜 스스로 슬픈 운명을 선택할까?

by 자이미 2011. 5. 29.
반응형
자신을 잃어버리고 방황하던 준하는 술에 취한 채 우리를 찾아갑니다. 그리고 넘어서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서며, 스스로 위안을 찾는 그의 행동은 많은 이들을 연쇄적으로 무너지게 만들 뿐이었습니다. 지독한 복수의 화신으로 키워지면서 사랑과 정에 굶주렸던 준하의 행동은 과연 이들의 운명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요?

우리는 왜 더 이상 마루를 찾지 않는다고 했을까?




마루 몽타주를 보고 눈만 남긴 채 준하의 얼굴을 가리고 "마루 오빠"라고 외치는 우리에게 손 키스를 하는 준하는 눈물을 흘립니다. 그가 느끼는 그 불안함이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자신은 단 한 번도 우리를 친 동생이라 생각해 본적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우게 합니다.

우리와 준하의 모습을 보고 황망해하며 눈물을 흘리는 동주는 이런 상황들을 술 탓으로 돌립니다. 술에 취해서 이성을 잃고 행한 행동이라 이야기하는 동주와 자신은 술에 취하지 않았다면 진심이라 이야기하는 준하. 그들의 운명이 처음부터 같을 수 없었기에 잠재되어 있던 균열은 그렇게 지독한 그리움이 터져 나오며 시작되었습니다.

우리를 사랑하는 동주에게 자신이 우리를 사랑한다고 밝힌 준하는 "나는 마루가 아니라 장준하야. 차동주 형. 장준하라고"를 외치며 스스로를 부정하고 유일한 안식처에 대한 집착을 보였습니다. 준하를 친 형 이상으로 생각하는 동주에게 이런 고백은 황당함보다는 안쓰러움으로 다가오고 것은 이후, 그들의 대결보다는 해법의 수단으로 등장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현숙이 주도하는 최진철에 대한 복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진철은 그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유일한 핏줄인 마루에게 집착하게 됩니다. 탐욕스럽게 얻어낸 부를 자신의 아들이 아닌 동주에게 모두 물려줄 생각이 없는 그는 마루에 대한 집착이 점점 더해갑니다. 

그 집착은 장모인 순금에게 패악 질로 이어지고 막말도 서슴지 않고 자신 핏줄에 대한 집착만 외치는 그는 조금씩 그렇게 망가져가고 있었습니다. 의도적으로 진철이 마루 몽타주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들어 자신의 친자식이 준하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역시 지독한 복수를 위한 현숙의 음모입니다.


철저하게 준하를 고립시키고 그가 진철의 친자식임만 숨긴 채 진철에게 복수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가장 지독하고 잔인한 복수극이 될 수 있음을 알고 있는 현숙은, 철저하게 준하를 망가지게 만들며 복수심만 극대화시키려 할 뿐입니다. 그런 어머니의 의중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동주로서는 그 말도 안 되는 복수극에서 준하가 빠져나오기를 바라지만 운명처럼 상황에 집착하는 준하로 인해, 그들은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끝을 향해 달려가기만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끝에 어떤 것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추측도 불가한 채 미친 듯 내달리기 시작하는 폭주기관차에 몸을 실은 채 자신만의 당위성을 주장하는 그들의 운명은 그저 슬플 뿐입니다.
 
우연하게도 최진철이 고모 집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간 우리는 모든 비밀을 알게 됩니다. 마루가 최진철의 친자식이었고 그를 찾아 자신의 후계자로 삼겠다는 포부를 엿듣게 되고는 왜 할머니가 그런 고집을 부리면서 신애의 집에 있는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심증은 가지만 장준하가 자신의 오빠인 마루인지 확신을 하지 못하던 우리는 진철과 순금의 이야기를 듣고 확신하게 됩니다. 마루의 몽타주를 가지고 있던 순금과 동일한 몽타주를 들이밀며 자신의 아들을 찾아내라는 진철의 폭언을 들으며 준하는 곧 마루임을 알게 됩니다.

병원에서 자신에게 길을 알려준 이가 마루였다는 사실은 곧 자신이 알고 있는 준하가 마루임을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이지요. 더욱 하중을 가리고 눈만 바라보면 완벽하게 자신의 오빠 마루가 준하임을 이미 알게 된 우리로서는 더 이상 확인도 필요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조금도 흔들림이 없었던 준하와 동주가 우리로 인해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며 호들갑을 떠는 민수의 말은 우리를 더욱 힘들게만 합니다. 마루가 집을 나간 10여 년 동안 집안 모두 그토록 찾아다녔던 오빠가 바로 준하임을 알게 된 상황에서 그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마루임을 거부하고 부정하고 있는 준하. 그런 준하를 바라보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원수인 최진철에게 오빠를 빼앗기지 않는 것입니다. 순금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쳐 마루를 지키려고 하는 것처럼 우리 역시 마루만을 기다리는 영규를 위해 그를 진철이 아닌 영규에게 돌아가도록 만들겠다는 다짐은 당연해 보입니다. 

그 상황이 자신이 외톨이가 되는 상황을 맞이한다고 해도 말입니다. 우리가 먼저 전화해 준하와 데이트를 하며 더 이상 마루 오빠를 찾지 않겠다는 발언은 이미 찾은 오빠를 아빠인 영규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과 다름없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동주에게 의심을 받고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수밖에 없는 우리의 선택은 거짓된 삼각관계 속 지독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을 슬프게 만들 듯합니다.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가족. 그렇게 얻어진 가족은 우리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가치였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잃고 싶지 않은 그 가족의 이름으로 그녀는 자신마저 포기한 채 마루를 지키려합니다.

그녀의 노력이 오해를 불러올 수도 있겠지만 우리의 선택은 철저하게 최진철이 아닌, 영규가 아버지임을 깨닫게 하는데 모든 것이 맞춰져 있음은 분명합니다.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던 진철과 신애. 자신의 친부모임에도 불구하고 부모임을 알지 못하는 마루는 본능적으로 그들이 싫습니다. 그런 지독한 증오는 그 바닥에 부모에 대한 사랑이 크게 자리하고 있음을 아직 마루는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입니다.  

자신을 희생해 절망에 빠져 있는 이들을 구하려는 우리는 슬픔을 선택했습니다. 모든 비밀을 알고 있는 그녀가 그런 사실들을 숨기며 자신만의 계획 속에 마루와 동주를 구하려는 노력들이 과연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그녀의 슬픔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