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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미스 리플리 3회-이다해는 천하무적 라이어인가?

by 자이미 2011. 6.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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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경대 졸업장을 손에 넣기 위해 희주에게 접근한 미리는 위기 상황을 거짓말들로 이겨내며 기회를 잡아냅니다. 타고난 라이어라도 되는 듯 그녀의 거짓말은 모든 이들을 꼼짝할 수 없게 만드는 마력으로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절체절명의 상황에서도 그녀의 거짓말은 만병통치약처럼 쓰여 지는 <미스 리플리>. 하지만 드라마에는 오히려 독처럼 다가올 뿐입니다.

그녀의 거짓말에 촘촘한 얼개가 필요하다



힘겨운 일본 생활에서 탈출해 국내에서 엄마를 찾으려는 미리의 노력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거짓말이 성공의 시작이 되어갑니다. 오직 자신의 성공을 위해 시작한 그녀의 거짓말은 자연스럽게 그녀를 중요한 존재로 만들어가기 시작합니다.

그저 호텔에 취직해서 일본으로 쫓겨 가지 않고 어머니를 찾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던 그녀의 거짓말은 점점 커지며 언제 어떤 식으로 터질지 모르는 폭탄이 되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거짓말을 사실처럼 꾸미기 위해 학력위조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되고 이를 통해 친구를 궁지에 몰아넣는 그녀의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녀에게는 증오의 대상이기도 한 고아원 시절 친구 희주가 동경대 출신임을 알고 나서 그녀에게 접근해 졸업장을 훔치는 그녀는 오직 자신의 거짓말이 탄로 나지 않기만을 바랄뿐입니다. 어린 시절 일본으로 입양을 가게 되었던 희주가 거부하며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대신 입양을 가게 된 상황은 그녀의 운명을 완전히 바꿔 놓게 되었습니다.

새 아버지의 도박으로 술집에 팔려가고 그렇게 어렵게 탈출해 한국으로 돌아왔기에 그녀는 희주가 자신의 운명을 바꿔놓은 존재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 그녀마저도 귀인처럼 보이게 만든 동경대 졸업장은 그녀에게 공인된 날개로 다가오지만 희주는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4회에서 졸업장 위조사범이 검거되면서 원본의 주인인 희주는 경찰에 입건되고 사건은 커지며 미리에게도 위협으로 다가오는 상황은 그녀를 다시 궁지로 몰아넣기 시작합니다. 이런 두려움까지 감수하면서까지 그녀가 학력위조를 했지만 호텔에서는 그녀를 대기자 명단에 올려놓았습니다.


중요한 VVIP에 대한 관리가 소홀한 그녀에게는 당연한 처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학력위조까지 했음에도 위기를 맞은 그녀에게는 반전이 필요했고 이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다가온 기회는 총리 딸인 유우를 찾는 일입니다. 우연하게 들은 정보를 자신의 기회로 연결하기 위해 관련자에게 자신의 매력을 파는 그녀의 모습 속에는 철저하게 성공만 존재할 뿐입니다.

자신에게는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녀는 한류 스타 콘서트 장에서 유우를 찾게 됩니다. 그녀를 뒤쫓던 미리는 유우의 행동에서 이상한 점을 발견하고 호텔 직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가 동성애자임을 알게 됩니다. 무조건 호텔 에이로 데려가야만 하는 그녀에게 총리 딸 유우는 조금도 기회를 주지 않습니다.

절박한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다시 거짓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도 동성애자이기에 당신의 아픔을 잘 알고 있다는 그녀의 거짓말은 총리 딸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고 위기에 처했던 호텔 에이는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녀의 거짓말이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일이 되는 순간이었지요. 앞선 동경대 학력위조는 결과적으로 모두를 불행하게 만드는 일이지만 가장 앞서 그 불행한 일의 대상이 된 희주와는 달리, 이번 거짓말은 위기에 처한 호텔 에이에는 행복한 거짓말이 되었다는 사실은 아이러니하지요.

그녀의 이런 거짓말을 목격한 장명훈은 아무런 말이 없습니다. 거짓인지 사실인지 알 수 없는 그녀의 커밍아웃을 탓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분명한 것은 위기에 처할 수도 있었던 호텔 에이를 살린 것만은 사실이라는 점입니다.

미리의 이런 거짓과 탐욕은 스스로의 눈을 멀게 만들었습니다. 거대한 리조트 재벌의 유일한 상속자인 유현이 사랑을 고백했음에도 불구하고 "썩은 동아줄"이라며 거절하는 모습은 그녀의 운명을 위태롭게 만드는 순간일지도 모릅니다. 거짓으로 점철된 미리의 모습만을 알고 있는 명훈과는 달리, 아무것도 없는 미리만을 기억하고 있는 유현은 어쩌면 그녀에게는 유일한 구원자였을 수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거짓말을 하지 않고도 어머니를 찾고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비툴어진 욕망에 사로잡힌 그녀는 그 튼튼한 동아줄이 썩었다고만 생각합니다. 거짓된 마음이 지배하는 그녀에게 세상이란 모든게 뒤틀려 보일 뿐이기에 순수하고 정직하게 자신을 드러낸 유현과 같은 존재는 진부한 고시원생의 고백 정도로 밖에는 보이지 않은 것이겠지요.

극의 흐름자체는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기는 하지만 '천하무적 라이어'가 되어가는 장미리의 모습은 드라마를 재미없게 만들고 있습니다. 거짓말을 하고 학력을 위조해 회장에게 신임을 얻는 과정이 너무 작위적으로 흘러가며 극의 진행을 오히려 방해하고 있습니다.

거짓을 말하는 그녀의 삶은 불행이 아니라 오히려 행운의 연속이 되어가고 너무나 쉽게 거짓으로 성공이라는 열쇠를 손에 쥐게 되는 과정들이 개연성을 잃게 된다면 시청자들의 아쉬움은 커질 듯합니다. 그녀가 거짓말에 집착하게 되는 과정을 위해 행운처럼 이어진 상황들을 의도적으로 배치했다는 다행이지만 그런 방식이 아니라면 이후 줄거리들이 많이 헐거워지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의외로 좋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박유천과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이름값을 하는 김승우. 순수한 영혼 속에 알 수 없는 그 무엇을 간직한 강혜정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가 흥미를 배가시키는 <미스 리플리>가 좀 더 촘촘한 얼개들로 흥미로운 전개가 진행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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