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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으로 떠난 희망버스, 언론은 왜 침묵하나?

by 자이미 2011.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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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자비를 들여 185대의 희망 버스를 타고 부산으로 향했습니다. 185일 동안 고공 투쟁을 하는 한 노동자와 함께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움직인 시민들. 그들은 전국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85호 크레인으로 향했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차벽을 세우고 무자비한 방식으로 그들을 몰아세우고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도 언론은 보도조차 하지 않는 지금은 독재 시절과 다름없는 암흑기임을 언론 스스로 자백하고 있습니다.

침묵하는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 아니다




트위터에서 속보로 올라오는 팔로워들의 글과 사진을 보면 10일 새벽 1시 현재 긴박한 상황임을 알 수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이정희 대표가 경찰이 쏜 최루액을 얼굴에 맞아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습니다. 무자비하게 쏘는 최루액에 많은 시민들이 쓰러지고 있는 상황이 현재의 부산 현장입니다.

스마트 폰 하나 들고 김진숙 지도위원이 있는 85호 크레인으로 평화롭게 걷던 그들에게 왜 이토록 가혹한 짓을 하는 것일까요? 그저 85호 크레인에서 185일 동안, 한진중공업에서 부당해고 된 노동자들을 위한 고공 시위를 하는 그녀를 위해 손 한 번 흔들어 주겠다는 시민들의 바람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요? 이토록 강압적인 방식으로 탄압하는 것은 그들이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스스로 드러낸 것과 다름없습니다.

이미 크레인에 올라가는 전기도 차단되고 식사마저도 철저하게 검사를 하고 반입이 되는 상황(처음에는 식사도 안 되는 상황에서 가족들의 강력한 반발로 겨우 가능하게 된)에서 트위터를 한다는 이유로 스마트 폰 충전기도 반입을 할 수 없도록 하는 그들의 작태는 최소한의 인권마저 확보되지 못하는 이 나라의 현실을 보여주고 있을 뿐입니다.

같은 조선소 사업을 하는 현대중공업 회장마저 욕할 정도인 한진중 조남호 회장은 외국으로 도망 다니고 있습니다. 그를 비호하는 세력들은 적극적으로 노동자들을 탄압하려고만 할 뿐 사태의 핵심은 건드리려하지도 않습니다. 공권력은 재벌의 편에 서서 노동자들을 권력의 힘으로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 바로 2011년 부산 한진중공업 85호 크레인입니다. 

고공투쟁 185일을 맞아 그녀에게 힘을 주기 위해 전국방방곳곳에서 자비를 들여 희망 버스에 오른 1만여 명의 시민들은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차벽으로 근처에도 갈 수 없도록 방어한 경찰에 의해 1만 여명의 희망버스 참가자와 부산 시민들은 거리에서 완전무장한 경찰들로 인해 최루액을 그대로 온 몸에 맞아야 했고 방패로 온 몸을 두드려 맞는 상황까지 몰리게 되었습니다.


맨 앞 대오와 함께 하던 민노당 이정희 의원은 최루액을 조준 사격한 경찰에 의해 현장에서 기절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치료를 마치고 새벽 3시 경 다시 현장으로 복귀한 그녀를 누가 그렇게 독하게 만드는 것인가요? 그녀와 함께 걷던 노회찬 전 의원,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민주당의 정동영 의원들도 온 몸으로 최루액을 맞아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 현장 상황입니다.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도 경찰이 던진 돌멩이에 맞아 쓰러졌던 것도 부산의 현실입니다.

정당 대표와 현역 국회의원에게도 이정도로 무자비하게 하는 경찰들이 시민들에게는 어떻게 했을지 안 봐도 상상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현장에서 뇌경변을 앓고 있는 나이든 이와 크레인 위에서 농성 중인 노동자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찾은 고등학생 어린 딸도 연행되어갔습니다. 무엇을 위해 그들은 거리 위의 그들을 잡아간 것인가요? 무기를 들고 폭도가 된 것도 아닌, 그저 평화 행진을 통해 185일 동안 한 자리에서 노동자의 복귀와 한진중공업의 정상화를 외치는 노동자를 응원하기 위한 방문이 그렇게 잘못된 일인가요?

필리핀에서도 노동자 탄압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한진중 조남호는 외국으로 도망 다니며 법을 우습게 생각하고 권력을 시녀 다루듯 하고 있음에도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들은, 이제 당당히 재벌의 앞잡이가 되어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더욱 무섭고 한스러운 것은 이런 상황을 공중파 3사와 뉴스 전문채널인 YTN까지 철저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 진실은 실시간으로 현장 소식을 전하는 트위터와 민중의 소리,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거대 언론들은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의무도 저버린 채 철저하게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입니다. 평창에 60조 돈벼락이 떨어진다는 말도 안 되는 감언이설과 현 정권 찬양에만 목을 매는 언론들은 이미 스스로 자결을 한 상황입니다. 언론으로서 최소한의 명분도 가지지 못한 채 야당 회의를 도청해 여당에 건네는 이런 파렴치한 일이 가능한 것이 2011년 대한민국 언론의 현실입니다.

스스로 귀를 막고 입을 다물며 권력이 내려준 교시만 읊어대는 언론은 이미 언론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한지 오래입니다. 국민을 위한 방송이 아닌 소소의 권력을 가진 이들의 눈과 귀가 되겠다는 언론은 더 이상 언론이라 부를 수 없습니다. 권력자들의 사내 방송으로 전락했으면서도 당당한 그들에게 부산 한진중 인근 봉래동 로터리에서 벌어진 일들은 기사로서의 가치도 없나 봅니다.

금정서에 잡혀간 민주신당 심상정 전 대표에게 주민번호와 주소를 적으라는 경찰의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야당 전 대표에게 굴욕을 주는 미친 권력의 현실. 이게 대한민국의 현실이고 전혀 변하지 않은 독재의 사슬은 지금 우리가 사는 대한민국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부산을 찾은 시민들을 위해 부경아고라에서 어묵탕 5,000인 분을 준비했지만 차벽을 세우고 도로를 차단한 경찰들은 그 마저도 시위에 사용된다며 압수해 추위에 떨고 최루액에 몸서리치는 시민들을 밤새 도로에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미 아침이 밝힌 이 시점 다시 대오를 갖추며 도로에 결집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외치는 것은 하나입니다.

평화적인 행진을 허락하고 멀리서나마 김진숙 지도위원을 볼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그럼에도 도로를 막고 시민들에게 최루액을 발사하고 방패로 찍고 연행하는 이유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희망버스 185대의 상징성에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이겠지요.

권력이 비호하는 재벌들의 잘못이 얼마나 중대한지 깨닫고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 정작 지켜줘야 할 시민들에게 폭압적인 방식을 행하는 것이 경찰의 몫이라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과거 국가 권력은 쿠테타를 위해 혹은 독재를 위해 사용되더니, 현재의 국가 권력은 자본을 위해 국민들을 탄압하고 있습니다.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국가 권력들이 국민들을 탄압하는 역할이 되었다는 것을 정작 그들은 알지 못하는 것일까요?

2011년 대한민국의 노동 탄압 현실을 상징하는 김진숙 지도위원과 그런 그녀를 응원하기 위해 1만 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방방곳곳에서 희망버스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습니다. 손에 든 것은 스마트 폰이 전부인 그들에게 경찰들은 중무장을 한 채 도로 위에서 최루액을 눈에 정조준 해 쏘고 방패로 때리는 상황을 우리의 언론들은 언급하지 않습니다. 그들에게 노동자의 아픔과 울분은 보이지 않고 무차별하게 탄압받는 시민들의 모습은 취재꺼리도 되지 못하는 것이 2011년 대한민국 언론의 현주소입니다. 과연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언론인지 의심스럽기만 합니다.

미친 정권에 철저한 시녀 노릇을 하는 방송은 스스로 사망신고를 한 셈입니다. 권력의 앞잡이가 되어 도청을 하는 KBS, 낙하산 사장으로 인해 언론의 기능이 마비된 MBC. 과연 그들은 언제나 깨어나게 될까요? 언론인으로서 작금의 상황을 그들은 훗날 어떻게 회상할까요? 스스로 자신들을 언론인이라 부를 수나 있을까요? 80년 5월 광주는 총칼에 의해 차단되었지만 2011년 부산은 트위터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죽은 언론을 뛰어넘어 세상과 소통하는 그들의 외침은 오직 대한민국 주요 언론들만 외면한 채 세상 모두가 귀 기울이고 있음을 그들은 알아야만 할 것입니다.

밤 새워 도로 위에서 경찰의 최루액을 맞고도 그들은 아침 7시 투쟁 중인 이들을 위해 준비한 문화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들의 투쟁은 그저 그들만을 위함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노동자인 우리를 위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언론 역시 더 이상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지 말고 국민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위대한 시민운동이 시작되었음에도 침묵하는 언론들은 더 이상 언론의 책무를 망각하지 말기 바랍니다.


- 사진은 그리다, 노루귀, 아고라대한민국, 민중의 소리에서 올린 현장 트위터 사진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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