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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공주의 남자 8회-세령 혈서로 구한 승유, 지독한 사랑은 어떻게 될까?

by 자이미 2011.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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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단의 열매가 매혹적이라고 하듯 금지된 사랑은 그 어떤 사랑보다 특별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집안의 자제들이 사랑을 하게 된 이 기막힌 상황들은 그들의 사랑을 더욱 대단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평범할 수도 있는 사랑이 특별해지는 과정. 그들의 사랑을 통해 우리 시대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를 반추해보는 것도 이 드라마를 보는 재미일 것입니다.

혈서로 구한 사랑, 이 지독한 사랑의 끝은 무엇일까?




자신의 사랑을 이해하고 다시 한 번 김종서 집안에 혼인을 청하겠다는 수양대군의 말을 듣고 "아버지가 내 아버지라 다행입니다"라고 말하던 세령. 그런 세령은 자신의 사랑이 진짜 이루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에 기쁘기만 합니다. 남자처럼 밖으로 돌기만 하던 그녀가 승유를 생각하며 수를 놓는 등, 사랑에 흠뻑 빠진 모습은 몸종인 열이가 봐도 신기할 정도입니다.

식상하지만 가장 효과적인 방식을 통해 위기를 배가시키는 가운데(수를 놓다 피를 흘리고 어머니에게 가는 길에 까마귀가 우는 등의 클리셰)그녀는 우연히 부모님의 이야기를 엿듣게 됩니다. 왕이 되고 싶은 수양대군은 자신의 모든 것을 내걸고 거사를 꾸밀 예정입니다. 더욱 세령을 두렵게 만든 것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승유는 꼭 죽이겠다는 아버지의 다짐이었습니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있는 딸을 꺾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그 대상을 제거해버리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는 수양대군의 말을 엿듣게 된 세령은 자신이 죽음에 처한 듯 아프기만 합니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사랑하는 승유를 그 죽음의 그림자에서 벗어나게 해주고자 하는 그녀의 노력은 눈물겹게 시작됩니다.

바보처럼 순진하기만 한 승유는 공주라고 사칭했던 때도 이제는 궁녀라고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있음에도 그녀에게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물론 세령이 의도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명확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결과적으로 김종서 집안의 몰락과 단종의 폐위와 세조의 탄생을 알리는 단초가 되었다는(물론 정사가 아닌 작가의 상상력이지만) 사실을 생각해보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지요.

문종의 승하 후 단종과 공주를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아버지와는 달리, 사랑의 늪에 빠져 나올 수 없게 된 승유는 다시 한 번 논란을 만들고 맙니다. 혼사를 이야기하는 아버지와 형 앞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따로 있다고 말한 승유는 그녀가 수양대군의 딸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한 채 출궁한 궁녀라는 신분을 믿고 반가집 규수가 아니지만 충분히 부인이 될 여자임을 강조하기만 합니다.


과거나 현재나 권력(정치든 자본이든)을 가진 이들의 결혼은 단순한 사랑노름이 아닌 권력을 좀 더 튼튼하게 하는 전략적 결합임을 승유와 세령만은 의도적으로 거부하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어린 아이처럼 사랑 타령을 하는 동생에게 호되게 야단을 치지만 이 정도로 그들의 사랑이 멈출 수 없다는 것은 둘을 제외하고는 그 누구도 인정할 수 없는 문제였습니다.

현진건의 단편 소설인 <운수 좋은 날>을 패러디라도 하듯 전개되는 그들의 일상은 그래서 더욱 애틋하고 아름다우면서도 아프기만 합니다. 단종이 궁을 비우는 날이 곧 거사를 치르는 날로 정한 수양대군과는 달리, 그저 행복함만을 생각하는 그들에게 이 짧지만 달콤했던 하루는 너무나 행복해서 지독한 아픔으로만 다가옵니다.

누이인 경혜공주가 아프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사가로 향하는 단종과 그런 단종을 막아서는 김종서에게 "오늘이 마지막 외출"이라고 말하는 단종의 모습은 안타깝게 다가옵니다. 어머니를 일찍 여의고 어머니 같았던 누이 경혜 공주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어린 왕은 자신의 작은 아버지인 수양대군이 설마 이 행복한 순간 자신의 목에 칼을 겨눌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을 겁니다.

뭐하나 내세울 것이 없는 정종이지만 마음 씀씀이가 다정다감한 모습에 경혜공주도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하는 즈음. 이런 행복한 웃음이 공주의 사가에 울려 퍼지는 모습을 보며 정종은 오늘 같기만 하다면 얼마나 좋을까를 이야기합니다. 서로를 위하고 사랑하며 그런 모습에 행복해하는 상황. 이런 날들이 영원하기만을 원하는 정종의 모습과는 달리, 그 행복한 웃음은 거사를 준비하는 수양대군에게는 칼을 꺼내들 가장 적절한 시점이 되어버렸습니다.

왕권을 침탈하기 위해서는 자신을 억누르고 있는 김종서를 제거해야만 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서는 명분이 필요했습니다. 자신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명분 없이 김종서를 독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세령이 승유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은 돌파구로 다가옵니다. 

세령을 궁녀로 알고 있는 승유를 이용해 김종서를 흔드는 그의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고, 자신의 아들을 빌미로 다시 흔들려는 수양대군이 어떤 음모를 가지고 있는지 듣고 싶었던 김종서는 그를 자신의 안방으로 들입니다. 최소한의 가마꾼들만 대동하고 김종서의 집을 찾은 수양대군이 이런 발칙한 거사를 준비했을 것이라고는 천하의 김종서도 상상할 수도 없었습니다. 

자신의 아버지가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승유를 죽이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가만히 있을 이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 역으로 자신이 죽을 수밖에 없다고 해도 세령은 이 사실을 알리고만 싶었습니다.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 모진 인연이 악연으로 끝나기를 바라지는 않았습니다. 

이상한 낌새를 알아채고 세령을 잘 감시하라는 수양대군의 말에 방 안에 갇혀 있어야만 했던 세령은 틈을 봐서 탈출에 성공합니다. 신발 한 짝이 집 안에 떨어져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버선발로 김종서 댁으로 향하는 세령의 마음은 한 가지 뿐이었습니다. 

승유를 이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게만 한다면 자신이 죽어도 상관없다는 그녀의 바람은 뜻대로 전해지기는 힘겨웠습니다. 문 앞에서 만난 김종서 대감에게 긴히 드릴 말씀이 있다며 자신의 아버지인 수양대군의 거사를 전하려던 세령은 몸종인 연이와 종들에 의해 집으로 잡혀 옵니다.
 

이 모진 인연은 가마에 갇힌 채 승유를 보지도 못하고 승유 역시 떠나는 가마만을 응시한 채 그것이 세령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합니다. 광에 갇힌 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지켜봐야만 하는 세령은 그 지독한 시간들을 견디기 힘들어합니다. 

그렇게 그녀가 생각해낸 것은 혈서를 승유에게 전달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승법사 여리'라고 적힌 혈서를 보고 다급하게 승법사로 향하는 승유는 간발의 차이로 '계유정난'의 피비린내 나는 순간을 벗어나게 됩니다. 

다급한 상황임을 알고 급하게 찾아간 절에는 당연히 연이라고 알고 있는 세령은 존재하지 않고 그렇게 돌아온 집에는 수양대군에 의해 죽은 아버지와 형의 시체만이 존재할 뿐입니다. 김종서의 아들 승유를 이용해 적의 집으로 들어선 수양대군은 자신의 딸인 세령이 바로 승유가 사랑하는 여인이라고 밝히고 그 증거를 보여주겠다며 김종서를 철퇴로 내려치며 '계유정난'은 시작되었습니다.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제거해야만 하는 유일한 존재인 김종서를 제거한 수양대군은 곧바로 단종이 있는 사가로 향합니다. 김종서의 죽음은 곧 단종과 공주의 운명과도 같기에 그들의 절망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아버지와 형의 죽음을 목격하고 수양대군을 찾아 공주의 사가로 향한 승유가 자신의 벗이었지만 이제는 적이 되어버린 면과 대결을 벌이는 장면은 그들의 운명을 더욱 슬프게 만들기만 합니다.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빌미로 다시 집으로 향하게 해서 승유를 처치하려는 수양대군의 지략에 어떤 방법으로 살아날 수 있을지 알 수 없지만 이 지독한 슬픔에 빠진 사랑은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권력을 얻은 수양대군은 단종을 대신해 대리청정을 하고 스스로 왕이 되어 세조가 되는 상황. 세령은 자연스럽게 공주가 되고 모든 것을 얻게 되지만 그녀에게 행복은 그 순간 끝이 나고 말았습니다. 승유가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될 그녀가 쉽게 죽은 승유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수양대군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요? 그리고 극단적인 상황으로 변한 그들은 어떻게 다시 사랑을 이어가게 될까요?

<공주의 남자>는 잔인했던 '계유정난'을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되려 합니다. 초반을 '계유정난'이 일어나는 시점까지로 잡은 것은 중반과 후반 그들의 사랑이 어떤 식의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야만 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결코 이루어질 수 없었던 사랑이 어떤 변화를 통해 진정한 사랑으로 이어지게 될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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