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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계백 7회-무진 희생으로 글레디에이터 된 계백

by 자이미 201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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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들은 행복하게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그 지독한 운명들은 가장 행복한 순간 불행으로 이어지고는 합니다. 복수에 대한 의지가 없는 무왕의 행동을 보고 속세를 떠나 평범한 삶을 살고 싶었던 무진은 다시 한 번 무왕의 무능으로 인해 죽음에 처하게 됩니다.

의자와 계백을 살린 무진, 그를 잊지 못하는 사택비




슬픈 운명을 타고났을 까요? 백제 최고의 무사로 충성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버릴 준비가 되어 있는 무진은 그렇게 슬픈 운명을 타고난 존재였습니다. 숨진 선화 황녀의 명예를 되찾기 위해 10여 년 동안 한 순간만을 기다려왔던 무진의 운명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희생해 왕자를 살리는 길을 택할 정도로 우직하기만 했습니다.

무왕이 무진이 건넨 살생부를 통해 사택비와 귀족들을 옥죄려는 상황이 벌어지자 사택비는 귀족들을 규합해 역으로 무왕을 압박합니다. 이미 무왕이 생각하고 있는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사택비로서는 무왕을 압박해 자신들의 힘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기회로 만듭니다.

윤충을 통해 군사를 사비성으로 들여와 귀족 집단들에 맞서기 위해 준비해왔던 모든 것들은 사택비의 지략으로 허사가 되고 맙니다. 사비성에 도착도 하기 전에 거짓으로 혹은 강압적인 방식으로 군사를 물리친 귀족 집단들은 자신들의 힘을 그대로 가지고 사비성으로 돌아와 무왕을 찾습니다.

자신들에게 큰 힘을 줄 것이라 믿었던 군사들은 사비성에 도착도 하지도 못하고 역으로 귀족들이 사비성으로 들어서자 모든 것을 놓아버린 무왕의 무력함은 모두를 무너지게 만듭니다. 사택비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왕은 자신의 마지막 무기가 될 수 있는 살생부를 스스로 태워버리고 백기를 들고 맙니다. 

이를 몰래 훔쳐보며 절망하는 의자 왕자에게는 더 이상 무왕을 믿을 수 없다는 절망감과 사택비에게 언제 죽음을 당할지도 모르는 상황은 절망으로 다가옵니다. 속세와 떨어져 그저 평범한 삶을 살고자 했던 무진은 무왕이 사택비에게 백기를 들자 황후를 납치한 죄로 잡혀들게 됩니다.


무기력하고 무능한 무왕은 자신을 위해 목숨까지 내걸었던 충직한 부하인 무진을 구해낼 방법을 택하지 못하고 옥에 갇힌 무진에게 눈물을 보이며 자신이 죽으면 모든 것은 끝날 것이라는 말로 무진의 충성심을 이끌어냅니다. 어느 상황에서든 자신의 목숨보다는 귀하게 여겼던 왕을 위해 스스로 목숨을 바치는 무진은 마지막까지 충신으로 남겨집니다.

사택비 앞에 나서 그녀를 죽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이 상황에서 의자가 무진을 죽이는 것으로 의자 왕자와 계백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계획은 많은 이들에게 아픔만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의자 왕자를 죽일 수는 없다는 생각에 무진을 찾았던 무왕에게는 행복한 일이지만 계백의 목숨에는 그만큼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무왕의 모습에서는 잔인함만 엿볼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 그 남자를 부추겨 마지막 반란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의자 왕자를 살리려했던 무왕을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택비. 그녀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무진을 사랑한 여린 여자였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었던 여자. 하지만 자신을 사랑할 수 없었던 이 남자를 위해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죽은 무진의 목을 참수해 저자거리에 내걸어야만 한다는 아들 교기의 말에 화를 내며, 무진의 차가워진 발에 버선을 신기는 사택비의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했습니다. 표독스럽게만 보였던 그가 무진 앞에서만큼은 항상 아름다운 여자이고 싶었습니다. 그런 그가 끝까지 자신과는 다른 길을 걷다 죽음을 택한 모습을 보고도 복수보다는 그의 마지막 길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는 모습은 안쓰럽기까지 했습니다.

꽃배를 만들어 자신이 사랑했던 유일한 남자를 떠나보내는 그녀는 더 이상 그 어떤 인간에 대한 애정도 사라진 잔인한 군주의 모습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녀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충분히 엿볼 수 있는 대목이지요. 더 이상 사랑에 흔들릴 이유도 없게 된 그녀는 그만큼 두렵고 무서운 존재가 될 수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살기 위해 무진을 직접 죽여야만 했던 의자 왕자. 이 모습을 직접 봐야만 했던 계백. 이들의 운명이 결코 순탄할 수도 없고 관계 역시 좋을 수가 없음은 무진의 죽음에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자신의 목숨을 여러 번 살려주었던 충신을 다시 한 번 자신이 살기 위해 죽여야만 한다는 상황이 그를 무기력하고 무능한 존재로 만들어버렸습니다.

현실을 회피하고 순간의 쾌락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존재가 되어간다는 사실은 이후 백제가 멸망할 수밖에 없는 당위성의 제공한다는 점에서 무진의 죽음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밖에는 없습니다.(역사적인 상황과 진실과는 상관없이 드라마에서 보여준 흐름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도 아닌 의자 왕자가 자신의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목격한 계백이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것도 이해할 수 있지요. 믿었던 존재에게 배신을 당한. 자신이 살기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충성을 다한 아버지가 잔인하게 죽어야만 했던 사실을 그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사실 관계를 정확하게 알 수 없는 계백으로서는 보여 지는 진실 그 자체만으로도 힘겨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죄인이 되어 끌려가는 계백에게 살아야만 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자신이 사랑한 은고 때문입니다. 꼭 살아야만 한다는 은고의 말은 그에게는 살아야만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라군에 끌려가 포로가 되어 성장한 계백. 고구려에 맞서기 위한 무사로 사용되는 그는 글레디에이터라도 보는 듯합니다. 철저하게 전쟁 머신으로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언젠가는 고국인 백제로 돌아가려는 계백의 모습은 이제부터 시작이지요.

신라의 장군 김유신과의 인연과 계백의 마지막 전투인 황산벌에서의 만남 등 이 잔인하고 슬픈 운명의 서사는 포로와 장수의 관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누구와 비교해도 탁월한 감각을 타고난 계백. 그런 계백을 알아보고 자신의 장수로 쓰려는 김유신. 그들이 왜 헤어지게 되고 계백이 어떻게 백제의 장수가 되어 백제의 멸망을 막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느냐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말을 잃어버린 채 전쟁 머신이 되어 날카로운 모습을 선보인 이서진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 계백의 유약함을 사라지고 독기만이 남은 장수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는 것은 이후 진행될 그들의 이야기를 기대하게 합니다. 아역들이 물러나고 성인들이 출연하는 8회 부터는 현재와는 다른 전개가 이어지겠지요. 무기력하기만 한 의자가 어떻게 백제의 마지막 왕이 되는지, 원수와 같은 의자왕을 위해 계백은 왜 장수가 되었는지, 계백을 사랑했던 은고가 왜 계백이 아닌 의자를 선택했는지도 기대됩니다.  

무력하기만 무왕과 의자왕, 강인함을 넘어 사악하기까지 해지는 사택비. 신라의 포로에서 백제의 최고 장수가 되는 계백. 사택비에 대한 복수심을 키워가던 은고가 과연 복수에 성공할 수는 있을지도 궁금해집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계백이 아닌 의자를 선택하는 은고는 과연 행복했을까요?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며 강인함이 도드라지는 <계백>은 글레디에이터를 넘어 숨겨졌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살려내며 극적인 재미와 의미도 함께 담아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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