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20. 08:01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회-안내상은 왜 하늘로 날아갔을까?

드디어 김병욱 시트콤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회 부터 왁자지껄 추격전으로 시작한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과연 다시 한 번 화제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요? 그의 전작들이 그러했듯 대중적인 인지도와 관심을 위해서는 몇 주 정도 캐릭터 구축이 필요한 상황에서 섣부른 판단은 아직 이를 듯합니다. 

이적 부인과 날아간 안내상은 하이킥 3를 이끄는 핵심이다




지금부터 41년 후인 미래에 이적은 자신이 내놓은 베스트셀러를 통해 TV에 출연합니다. 그 자리에서 이적이 쓴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 소개되며 이야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시트콤의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는 서적을 소개하는 방식을 통해 41년 전 자신의 주변에서 일어났던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은 과거 하이킥 1에서 우주에서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방식과 유사성을 통해 하이킥 연작임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적의 부인은 누가 될까?

이번 작품에서는 젊은이들이 중심이 되다보니 그들이 만들어가는 러브 라인은 흥미롭게 진행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더욱 이야기를 들려주는 화자가 되는 이적의 부인이 누가 될지는 이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는 러브 라인을 흥미롭게 만들 수밖에는 없습니다.

 

첫 회 등장한 주요 인물들 중 여자 캐릭터를 살펴보면 우선 국어 교사인 박하선과 그녀의 조카인 고등학생 김지원과 안내상 윤유선 부부의 딸인 안수정이 자신들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아직 출연은 하지 않았지만 가난한 여대생 백진희까지(영어교사 박지선은 아니겠지요) 이적의 부인이 될 가능성이 제기됩니다.

이적의 부인이 누가 될지가 중요한 이유는 러브 라인의 어떤 방식으로 형성되고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게 해주는 핵심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지요. 김병욱 피디가 밝혔듯 젊은 세대가 많이 등장하다보니 다양한 형태의 러브 라인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러브 라인은 김피디 특유의 감각이 돋보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코믹을 기본으로 하면서도 그 어떤 멜로드라마보다 애틋함을 보여주는 김피디만의 스타일은 이번에는 더욱 강화된 러브 라인으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서지석을 짝사랑하는 박하선과 그런 그녀의 찌질한 남자 친구 고영욱, 주변에 포진하고 있는 백진희와 김지원이 존재하며 다양한 형태의 러브 라인들이 시작과 함께 복잡하게 얽힐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화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이적이 그 중 한명과 결혼을 했다는 사실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애착이 많은 김피디는 다시 한 번 의사라는 직업을 전면에 내세웠습니다. 항문과 의사와 나눔을 실천하는 의사로 양분된 그들의 모습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수익창출에 남다른 재주를 보이는 이적과 돈과 명예가 아닌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라는 직업에 충실한 윤계상의 모습을 통해 의사라는 직업인에 대한 가치관이 수없이 충돌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흥미롭습니다. 

더욱 의료 민영화에 집착하는 상황에서 과연 김피디는 어떤 식으로 현실의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단순한 캐릭터를 위한 직업이 아닌, 현재의 문제를 직시하고 다양한 화두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그들의 캐릭터 구축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안내상 그는 왜 하늘로 날아갔을까? 

허세부리기 좋아하는 성공한 CEO 안내상. 하지만 정에 약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믿었던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되어버린 그의 존재는 우리 주변에서 싶게 볼 수 있는 그 누군가의 아버지이기도 합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자신의 능력과 상관없이 외부적인 요인으로 갑자기 거리로 나앉게 되어버린 이들이 이제는 익숙한 하나의 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에서 안내상의 모습은 낯설지가 않습니다.

비록 희화화해서 재미가 앞서는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일상적으로 볼 수밖에 없는 아버지의 모습이 투영되는 그를 통해 김피디는 무슨 이야기를 건넬지도 궁금해집니다. 대가족이 함께 사는 틀에서 벗어나 젊어진 가족 관계는 분명 김피디의 기존 작품들과는 다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더욱 안정된 가정을 가진 주인공의 집안이 아닌 풍비박산 난 상황에서 처남의 집에 얹혀살아야만 하는 가장의 모습은 기존 김피디의 시트콤에서 보던 주인공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 다가가 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흔들리는 가정에 대한 그의 시각이 반영된 탓으로 읽을 수도 있는 이런 변화는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고 있습니다.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안내상의 직업이 특수효과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의 사장이었다는 사실입니다. 그런 설정은 이후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에서 특수효과가 극의 재미를 촉진하는 형태로 등장할 수밖에 없음을 예고합니다. 상황 극에서 극적인 반전을 이루거나 황당함을 자연스럽게 만들어줄 수 있는 안내상의 직업 역시 제작진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설정이라고 볼 수 있겠지요.

강자의 삶에서 한순간 사회적 약자로 전락해버린 안내상 가족은 그 자체만으로도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체육 특기생으로 대학을 준비하는 아들과 유학 간 아직은 철없는 딸. 이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들여다본다는 것도 시청자들에게는 재미로 다가올 듯합니다.

자식들의 삶을 위해 무리해서라도 유학을 보냈던 수많은 기러기 부모들이 IMF등 외부 요인들에 의해 한순간 생이별을 하게 되는 상황들은 우리 주변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사례들이기도 합니다. 무거움보다는 가벼움 속에 다양한 가치를 던질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엄마의 생일에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어버린 안내상 가족. 한가한 도로에서 초라한 생일 파티를 하던 그들은 촛불대신 축포라도 터트리자는 안내상의 제안으로 특수효과 용 폭죽을 준비하지만 수정의 엉뚱함으로 인해 아버지인 안내상을 실고 하늘 높이 날아오르게 만들고 맙니다.

현실적으로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이 황당함이 첫 회 등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중요합니다. 앞서 이야기를 했듯 현재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풍자극이 될 가능성이 높은 이 작품에서, 이런 엉뚱하고 비현실적인 상황을 집어넣었다는 것은 흥미롭습니다. 단순한 시트콤이라는 설정뿐 아니라 보다 날카롭게 자유롭게 사회를 비판하기 위한 비상구라고 볼 수도 있는 이유는 환상 같은 장면으로 인해 현실에 대한 비판을 그저 단순히 극화된 이야기일 뿐이라고 둘러댈 수 있는 명분을 얻어낸 것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등장인물들이 모두 나오고 안내상 가족들이 윤계상의 집에 정착하면서부터 본격적인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을 듯합니다. 첫 회부터 왁자지껄하게 시작한 이 작품이 과연 전작의 인기를 넘어서는 레전드로 기억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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