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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9회-백진희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by 자이미 2011.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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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인물들에 대한 캐릭터 구축과 그들의 연결이 촘촘하게 진행되지 않아 뭔가를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현 시점에서 명확한 것은 백진희의 존재감이 대단하다는 사실입니다. 백진희의 분량이 줄어들며 웃음이 사라진 점에서 그녀가 '하이킥3'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갱년기 여성의 우울증과 하이킥 웃음에 대한 우울증




시트콤은 재미있어야 합니다. 그런 명제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이는 실패한 시트콤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김병욱 시트콤의 특징은 뛰어난 캐릭터 구축과 촌철살인에서 나오는 깊이 있는 웃음과 감동을 자아내는 드라마에 있습니다. 시트콤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장점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김병욱 시트콤은 항상 찬사를 받아왔습니다.

'하이킥 시리즈'의 마지막이 될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그래서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국내에서 고갈되어버린 시트콤의 명맥을 그가 얼마나 훌륭하게 채워줄 수 있을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는 여전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하이킥3'는 백진희라는 존재로 인해 연일 화제의 중심에 설 수 있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게 다가섰지만 이미 존재 가치로 주목받아왔던 백진희는 시작부터 강렬함으로 '하이킥3'의 히어로로 발 돋음 했습니다. 88만원 세대의 상징으로 등장한 그녀의 리얼한 연기는 시트콤으로 극대화되었고 이런 리얼함 속에 드러난 웃음은 진한 페이소스까지 보이며 많은 호평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백진희를 제외하고 그런 역할을 해주는 존재가 아직은 나오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안내상에 대한 에피소드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지만 그런 분량의 차이와 상관없이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는 것은 '하이킥3'에게는 커다란 약점으로 다가옵니다.

안내상이라는 캐릭터는 명확합니다. 특별히 내세울 것 없었던 그는 아내인 윤유선과 반대를 무릎 쓰고 결혼을 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사업의 성공으로 풍족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그는 아이들에게 잘 하는 아버지이기는 하지만 아내에게 보이는 과격한 행동 등은 눈살을 찌푸리게 합니다. 안내상의 과격한 행동처럼 윤유선 역시 비슷한 형태의 행동을 보이며 부창부수라는 느낌을 주기는 하지만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8회 위 내시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희귀한 혈액형을 가진 안내상이 자신과 같은 혈액형인 줄리엔을 베프로 만들어 수혈을 유도하는 과정은 무척이나 흥미롭고 완성도 높게 만들어졌지만 큰 반항을 일으키지는 못했습니다. 주목을 받아야만 하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지 못한다는 사실은 안내상의 '하이킥3'에서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9회에서는 종석과 수정의 학교생활이 새롭게 시작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옆집 주인인 지원과 종석의 관계가 다양한 에피소드를 양산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지요. 수학적으로 탁월한 모범생 지원과 운동 외에는 전무한 종석의 극단적인 성향이 어떤 식으로 하나가 되어 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낼지 기대하게 합니다. 

하이라이트는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기가 아닌 극심한 스트레스로 인해 조기 폐경을 맞이한 윤유선이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불현듯 찾아온 폐경은 그녀에게 심각한 우울증을 불러 오고 이런 그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안내상의 모습이 흥미롭게 다가왔지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평범함으로 그쳤다는 것 역시 아쉽습니다. 

허세 부리기 좋아하는 내상은 자신이 핀잔만 주던 아내가 힘겨운 상황에 직면했음을 깨닫게 되면서, 그녀를 위해 모든 일을 해주는 모범 남편 모드로 변신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과거 자신에게 빚을 졌던 이의 사업이 정상적인 상황을 맞이하며 곧 이 위기에서 벗어날 것 같았던 내상은 다시 언제가 될지 모르는 어둠 속에 갇히게 되고 이런 우울함은 유선의 폐경을 축하해주는 자리마저 어둡게 만들고 말았습니다. 

이런 상황을 보여주며 "'마지막'이라는 단어는 예고하거나 예측하기 보다는 지나고 난 이후 생각해보니 그 시점이 마지막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는 이적의 내레이션이 묵직하게 다가왔습니다. 인지하지 못한 채 지나가면서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마지막'이라는 단어에 대한 정의는 무척 흥미롭고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등장인물들 간의 시너지가 점점 퍼져가기 시작하면 '하이킥3'의 재미가 본격적으로 드러날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이미 오랜 과정을 통해 김병욱 피디가 보여준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초반 아쉬움으로 다가오는 몇몇 캐릭터의 한계는 이후 시한폭탄처럼 그들의 시트콤을 위험에 노출시킬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아쉽게 다가옵니다.

초반 백진희의 존재 여부에 따라 극의 재미가 좌우된다는 것은 문제입니다. 한 사람에 의해 이끌리는 극이 아닌, 전체가 하나가 되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만들어내는 재미가 김병욱 시트콤의 장점이라는 점에서 이는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의미이니 말입니다.

백진희의 분량은 향후 더욱 늘어날 가능성은 높아 보입니다. 더욱 그녀의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는 청년들의 고통과 아픔, 그리고 꿈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중요한 캐릭터이기 때문입니다. 그녀가 어떤 아픔과 희망을 공유하느냐에 따라 '하이킥3'에 대한 평가 역시 달라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백진희의 존재감은 점점 커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웃음과 슬픔, 그리고 희망까지 모두 담아내고 있는 백진희. 그녀의 존재감은 초반이기는 하지만 '하이킥3'에 절대적인 존재감으로 자리하며 새로운 스타탄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1초 존재감의 윤건은 언제 이야기를 할지 강승윤은 언제나 그들의 이야기 속에 다시 등장하지 기대되기도 합니다. 조금씩 탄력을 받아가기 시작하는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은 좀 더 흥미로운 이야기들로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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