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11. 13:23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4회-지붕킥 결말은 모두 백진희 때문이다?

세상 모든 일은 폐경 탓이라 하더니 지붕킥의 슬픈 결말은 백진희 탓이라는 '하이킥3'의 발언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수시로 '지붕킥' 결말에 대해 언급하는 김병욱 피디는 의도적인 계산이 깔린 사과인지 연신 사과를 하더니 방송을 통해 노골적으로 마지막 장면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김병욱은 왜 지붕킥 마지막 장면에 집착을 보이는 가?




백진희의 등장은 다양한 사건사고와 함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하이킥3'의 핵심은 그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캐릭터 구축을 위해 에피소드들이 등장한 상황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존재가 백진희라는 점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향후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박하선을 좋아하는 인물이 지석에 이어 고영욱까지 더해지며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명성황후' 연극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품게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하지요. 여리고 천상 여자인 박하선에 대한 그들의 사랑이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식사를 하려던 자신에게 다가온 두 남자에 의해 잔뜩 겁을 먹은 영욱은 이런 사실을 진희에게 알려주기 위해 들른 하선의 집에서 그녀와 재회하고는 행복해집니다. 이런 행복은 자연스럽게 다시 그녀의 집을 찾을 구실을 찾게 됩니다. 문제는 그 구실이라는 것이 진희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마약 거래를 하던 조폭들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쫓기는 그녀로서는 그 상황 자체가 두려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앞 집 앞에 서있는 남자들을 보고 조폭이라 지레짐작을 한 진희는 영욱이 일러준 것처럼 중국인 행세를 합니다. 마침 만난 계상에게 부탁해 엉터리 중국어 대사를 하며 그들에서 벗어나는 그녀는 지금 상황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

이런 그녀의 두려움은 다음 날 저녁에 다시 찾아온 영욱으로 인해 고조됩니다. 엉망이 된 얼굴로 다시 찾아온 영욱으로 인해 분위기는 고조되고 심각한 위협을 느낀 하선은 며칠 동안이라도 이 집에서 머물라는 제안을 합니다. 거짓으로 꾸민 상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쁜 영욱은 한밤 중 친구와 통화를 하다 진희에게 들키고 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선을 보기 위해 거짓으로 만든 상황을 왜 이해하지 못하냐고 반박하지만 영욱으로 인해 진희는 방송국 아르바이트 자리도 빼앗기고 말았고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분하기만 합니다. 

강렬한 인상으로 고시원에서 하선의 집까지 진출한 고영욱이 과연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계상의 집은 여전히 안내상의 고집과 자존심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얹혀사는 상황에서도 쓸데없는 쇼핑에 목을 매는 내상과 그런 그에게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계상에 욱하는 성질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내상의 모습은 안습 일수밖에는 없습니다. 말은 뻔지르르 하게 하지만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주변사람들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마음속에서는 당장이라도 돈을 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 옹졸한 자존심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아이들 학비와 용돈을 위해서는 당장 100만원이 필요한데도 그 어떤 방법도 강구해내지 못한 채 아침 일찍 나간 계상을 위해 구두를 닦는 내상의 모습은 씁슬하기만 할 뿐입니다. 

14회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방송국 부서가 시트콤을 제작하는 작업이라는 점이지요. 이미 '지붕킥'을 등장시키며 관심을 모았었던 부서에서 마지막 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백진희가 그 문제의 결말을 생각해낸 존재로 등장시킵니다.

시트콤에서 죽음을 이야기하고 장면을 정지시키는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제안하고 담당 작가는 그게 말이나 되냐고 타박하지만 결과적으로 방송에서는 백진희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전달되어 마무리됩니다. 왜 그들은 다시 한 번 '지붕킥'의 결말에 대해 언급을 한 것일까요?

이미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틈 날 때마다 결말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김병욱 피디의 의중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결정에 한 치의 의심도 아쉬움도 없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결말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만큼 화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결말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뒤늦게 사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의미이지요. 그럼에도 무슨 의무라도 되는 듯 틈나는 대로 사과를 하는 그의 모습이 이상할 정도였는데 결과적으로 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냈습니다. 다양한 논란과 논쟁은 이미 방송으로 제작하기 전부터 뜨거웠고 결론적으로 방송이 된 장면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백진희를 통해 김병욱 자신의 생각을 개입시키고 담당 작가를 통해 일상적인 시트콤에 대한 반응(다수의 시청자가 견지한 생각중 하나)을 충돌시키며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이런 혼란 속에서도 그의 선택은 기존 시트콤의 형식을 버리면서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충실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파격을 통해서라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김병욱 피디는 자신의 마무리에 만족해하고 행복해한다는 것을 언론 인터뷰와는 달리, 방송을 통해 명확하게 한 셈입니다. 이미 지난 것들에 집착 아닌 집착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지만, 이런 파격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감정선 따라가기가 '하이킥3'에서도 이어진다면 시청자들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르는 것이 흥미롭게 보는 방법이 될 듯합니다.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등장인물들과 이런 관계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떤 흥미로운 상황들이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Trackback 0 Comment 11
  1. Favicon of http://nanbi.tistory.com BlogIcon 난비 2011.10.11 16:0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포스트를 참 예쁘게 만드네요.
    난 언제쯤이나...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10.12 09:51 신고 address edit & del

      감사합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정도인데요....난비님은 더욱 좋은 블로그 만드실 수 있을 겁니다.

  2. 비어호튼 2011.10.11 20:12 address edit & del reply

    전 그냥 피디가 과거의 일을 새로운 작품의 캐릭터가 저지른 일로 전가시킨 것 같아서 씁쓸합니다.분명 또 다른 시크콤의 배드엔딩이 또 다른 후속작의 캐릭에 의한 결말이었다 라는건 흥미롭기도 하고,재미있게 느껴지기도 하지만,김 PD에게서 시청자들에게서 그간 못봤던 반응을 이끌고 싶다는 괴상한 변태적 성향또한 높게 쳐줘야할지,창의적이라할지 참 애매하네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10.12 09:52 신고 address edit & del

      모호하지만 일부로 거론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의도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기 때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는 없겠지요. 이런 부분들이 아쉽게 다가옵니다.

  3. 호주 2011.10.12 00:46 address edit & del reply

    제발 이번엔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는 (공감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최선을 다하는 김피디가 되길 바래봅니다. 저번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고개가 갸우뚱 했던 것만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때의 그 뜨거웠던 논쟁이 다시 한 번 생각나는 한 회였습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10.12 09:53 신고 address edit & del

      새로운 시도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파격은 분명히 유사하면서도 다르지요. 그런 상황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다시 한 번 유사한 논란은 일어날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4. 비어호튼 2011.10.12 02:29 address edit & del reply

    근데 김피디가 자꾸 왜 이런 괴상한 시도를 하는지 이해도 가더군요.워낙에 시트콤만 많이 찍다보니 틀을 벗어난 뭔가를 자꾸 실험하고 갈망하는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10.12 09:55 신고 address edit & del

      그 괴상한 시도가 어느 정도 공감을 형성하느냐가 중요할 듯합니다. 급격한 변화가 아닌 흐름 속에 공감을 이끌어나가는 파격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5. 하루나기 2011.10.12 11:38 address edit & del reply

    참신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도 또 죽이는 건 아니겠지요.

    예전에 로젠이라는 여러 시즌 방영한 미국 시트콤이 있었는데 코스비 가족이 특이하게 변호사 엄마와 의사 아버지를 가진 엘리트 흑인 가족을 방영하여 흑인 이미지를 개선시켰다면 로젠은 하층생활을 하는 백인 가족 (입도 걸고 아버지는 노동자에 드라마들이 그간 끈끈한 이상적인 가족상을 방송에서 보여주던 것과 달리 미운 정은 있지만 화기애애한 이상가족와 거리가 먼 가족상을 보여주어 인기를 끌었던 작품)을 다룬 시트콤이었는데 나중에 거액의 복권을 당첨하여 온식구가 그간과 달리 화기애애하게 사는 모습이 한참 나왔는데.. 맨 마지막회에 그것이 작가가 된 주인공이 쓴 글 속의 이야기이고 현실은 여전히 팍팍하다 못해 더욱 가족들이 뿔뿔이 분열된 채로 주인공 홀로 쓸쓸히 끝나는 파격(!)을 선사했었지요. 아.. 그 우울함이란.. 진짜 내가 마지막회를 왜 받나 꿀꿀함이 며칠을 갔었어요.

    그런데 김병욱 감독도 마찬가지로 시트콤이라는 장르를 연출하면서 주인공들을 자꾸 보내버리니..ㅠㅠㅠㅠㅠㅠ

    이번에도 오란씨걸이 기면증에 백진희는 몽유병이라 조금 찝찝하더군요. 지난번은 이루어질 수 없는 계급간의 사랑이었다면 이번에는 성인과 미성년자가 커플이 될 수도 있어서.. 이종석이 아닌 윤계상과 된다면 설마 또 결말이???

    그래도 계속 보게 될 것 같아요. 캐릭터들이 자기복제라고 하기도 하던데 지킥과 거킥을 띄엄띄엄 봐서 첫회부터 열심히 본 이번 하이킥은 그저 재미있을 뿐이거든요. 해피앤딩을 열망하지만.. 음.. 그러지 않아줄 확률이 더 높겠지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1.10.13 11:29 신고 address edit & del

      자가복제의 틀 속에서 새로운 그 무언가를 찾아가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긍정과 부정 속에서 김병욱 피디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알 수 없지만 하루나기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새드 엔딩이 될 가능성도 농후해 보이기만 하네요^^;;

  6. 지 그밍 2011.10.14 22:04 address edit & del reply

    한국 사람들은 익숙한것을 좋아하는듯. 지금까지 너무 까이기만 하는것 것 같네요.개인적으론 하이킥 마지막회가 오래도록 기억에남는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하는데 표면적이고 익숙한것 말고도 사람들이 작품의 깊은면까지 볼수있는 여유를 가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