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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4회-지붕킥 결말은 모두 백진희 때문이다?

by 자이미 2011.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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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일은 폐경 탓이라 하더니 지붕킥의 슬픈 결말은 백진희 탓이라는 '하이킥3'의 발언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수시로 '지붕킥' 결말에 대해 언급하는 김병욱 피디는 의도적인 계산이 깔린 사과인지 연신 사과를 하더니 방송을 통해 노골적으로 마지막 장면을 드러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김병욱은 왜 지붕킥 마지막 장면에 집착을 보이는 가?




백진희의 등장은 다양한 사건사고와 함께 즐거움을 가져다준다는 점에서 '하이킥3'의 핵심은 그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등장인물들에 대한 캐릭터 구축을 위해 에피소드들이 등장한 상황에서 가장 흥미롭고 재미있게 다가오는 존재가 백진희라는 점에서 그녀의 존재감은 향후 더욱 높아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박하선을 좋아하는 인물이 지석에 이어 고영욱까지 더해지며 본격적인 삼각관계가 시작되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명성황후' 연극을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을 동시에 품게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기만 하지요. 여리고 천상 여자인 박하선에 대한 그들의 사랑이 과연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식사를 하려던 자신에게 다가온 두 남자에 의해 잔뜩 겁을 먹은 영욱은 이런 사실을 진희에게 알려주기 위해 들른 하선의 집에서 그녀와 재회하고는 행복해집니다. 이런 행복은 자연스럽게 다시 그녀의 집을 찾을 구실을 찾게 됩니다. 문제는 그 구실이라는 것이 진희를 이용하는 것이라는 것이지요.

마약 거래를 하던 조폭들을 목격했다는 이유로 쫓기는 그녀로서는 그 상황 자체가 두려움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앞 집 앞에 서있는 남자들을 보고 조폭이라 지레짐작을 한 진희는 영욱이 일러준 것처럼 중국인 행세를 합니다. 마침 만난 계상에게 부탁해 엉터리 중국어 대사를 하며 그들에서 벗어나는 그녀는 지금 상황들이 끔찍하기만 합니다.

이런 그녀의 두려움은 다음 날 저녁에 다시 찾아온 영욱으로 인해 고조됩니다. 엉망이 된 얼굴로 다시 찾아온 영욱으로 인해 분위기는 고조되고 심각한 위협을 느낀 하선은 며칠 동안이라도 이 집에서 머물라는 제안을 합니다. 거짓으로 꾸민 상황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집에서 머물게 되었다는 사실이 너무나 기쁜 영욱은 한밤 중 친구와 통화를 하다 진희에게 들키고 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하선을 보기 위해 거짓으로 만든 상황을 왜 이해하지 못하냐고 반박하지만 영욱으로 인해 진희는 방송국 아르바이트 자리도 빼앗기고 말았고 며칠 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는 사실이 분하기만 합니다. 

강렬한 인상으로 고시원에서 하선의 집까지 진출한 고영욱이 과연 얼마나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만들어가며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계상의 집은 여전히 안내상의 고집과 자존심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에 집착하고 있습니다. 

얹혀사는 상황에서도 쓸데없는 쇼핑에 목을 매는 내상과 그런 그에게 현재의 상황을 이야기하는 계상에 욱하는 성질을 드러내며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내상의 모습은 안습 일수밖에는 없습니다. 말은 뻔지르르 하게 하지만 그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채 주변사람들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그의 모습에서 우리의 아버지 얼굴을 떠올리는 것 자체가 민망할 정도입니다. 

마음속에서는 당장이라도 돈을 빌리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그 옹졸한 자존심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야기를 하지 못하게 합니다. 아이들 학비와 용돈을 위해서는 당장 100만원이 필요한데도 그 어떤 방법도 강구해내지 못한 채 아침 일찍 나간 계상을 위해 구두를 닦는 내상의 모습은 씁슬하기만 할 뿐입니다. 

14회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그녀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방송국 부서가 시트콤을 제작하는 작업이라는 점이지요. 이미 '지붕킥'을 등장시키며 관심을 모았었던 부서에서 마지막 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백진희가 그 문제의 결말을 생각해낸 존재로 등장시킵니다.

시트콤에서 죽음을 이야기하고 장면을 정지시키는 등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황을 제안하고 담당 작가는 그게 말이나 되냐고 타박하지만 결과적으로 방송에서는 백진희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전달되어 마무리됩니다. 왜 그들은 다시 한 번 '지붕킥'의 결말에 대해 언급을 한 것일까요?

이미 다양한 매체들을 통해 틈 날 때마다 결말에 대한 미안하다는 말을 하는 김병욱 피디의 의중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결과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결정에 한 치의 의심도 아쉬움도 없음을 보여준 셈입니다. 결말에 대해 다양한 의견들이 있을 수 있고 격렬한 논쟁을 벌일 만큼 화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그의 결말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뒤늦게 사과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의미이지요. 그럼에도 무슨 의무라도 되는 듯 틈나는 대로 사과를 하는 그의 모습이 이상할 정도였는데 결과적으로 방송을 통해 자신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드러냈습니다. 다양한 논란과 논쟁은 이미 방송으로 제작하기 전부터 뜨거웠고 결론적으로 방송이 된 장면은 그 자체로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백진희를 통해 김병욱 자신의 생각을 개입시키고 담당 작가를 통해 일상적인 시트콤에 대한 반응(다수의 시청자가 견지한 생각중 하나)을 충돌시키며 과거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이런 혼란 속에서도 그의 선택은 기존 시트콤의 형식을 버리면서까지 마지막 순간까지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충실했음을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파격을 통해서라도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에서 김병욱 피디는 자신의 마무리에 만족해하고 행복해한다는 것을 언론 인터뷰와는 달리, 방송을 통해 명확하게 한 셈입니다. 이미 지난 것들에 집착 아닌 집착을 보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지만, 이런 파격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감정선 따라가기가 '하이킥3'에서도 이어진다면 시청자들 역시 이런 흐름을 따르는 것이 흥미롭게 보는 방법이 될 듯합니다.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한 등장인물들과 이런 관계들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양산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어떤 흥미로운 상황들이 이어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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