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4. 14:03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28회-해바리기 꽂은 박하선과 뽕 태운 백진희, 그들이 있어 행복하다

수면제 교사 박하선이 더 이상 이렇게 무시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해바라기를 머리에 꽂고 '미친소'로 변신하는 장면은 28회의 압권이었습니다. 자신을 어린 아이로 보는 계상에게 자신도 성숙한 여성임을 알리기 위해 무리한 행동을 하던 진희는 불판에 뽕을 태우는 불상사를 겪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희화화된 두 여배우들의 살신성인이 유쾌하다




시트콤의 재미라면 기존의 이미지를 완벽하게 파괴하며 드러나는 웃음입니다. 물론 기존 가치의 전복이 주는 재미 역시 대단하지만 직관적으로 다가오는 이미지 파괴는 그만큼 다양성을 내포한 것이기에 더욱 흥미롭기만 합니다. 자신을 파괴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는 박하선과 백진희는 그래서 더욱 사랑스러운 듯합니다.

매사가 조용하고 적극적이지 않은 박하선은 그녀의 과거가 드러나지 않아 어떤 가정에서 자랐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광견병 의심을 받자 버킷 리스트를 작성해서 보여준 몇 가지 단서를 가지고 그녀를 추리해 볼 수는 있습니다. 연예 경험이 전무 한 그녀가 여행이나 개인적으로 누릴 수 있는 과감한 행동을 하지 못한 채 살아왔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120회의 분량을 보면 아직도 초반 캐릭터 구축과 중요한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사전 작업 수준일 뿐입니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려는 최소 40회 이상은 지나가야만 탄력이 붙고 각각의 캐릭터들 간의 충돌에도 재미가 생길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렇기에 현재 드러난 캐릭터들의 성격은 이후 급격하게 혹은 완만하게 변화를 가져갈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시트콤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인 안성댁 박희진이 임시 국어교사로 들어오며 박하선의 숨겨진 경쟁심에 불을 놓습니다. 항상 조용하기만 한 박하선의 수업은 거의 대부분이 전멸인 나 홀로 수업이 대부분입니다. 그녀만의 교수법이 없는 그저 쉽게 접하는 철 밥통 교사의 전형 같은 나 홀로 수업에 일대 파란이 일어난 것은 임시 교사로 부임한 박희진의 등장입니다. 

특유의 언변과 달변이 유머와 함께 하니 잠자던 아이도 깨울 정도로 그녀의 수업은 활기차고 재미있기만 합니다. 우연히 보게 된 그녀의 수업에 매료되어 그저 박희진의 능력에 감탄만 하던 그녀가 변화를 다짐하게 된 계기는 급해서 학생 화장실에 들어가 우연하게 들은 이야기들 때문입니다. 국어 수업이 재미있다는 말에 그래도 자신의 수업을 인정해주는 아이들이 있음에 행복한 하선은 곧바로 '수면제 박하선'이 아닌 '새로운 박희진'에 대한 칭찬임을 알게 됩니다. 


교장 선생님의 지적도 있었지만 늘 상 하는 잔소리 정도로 넘겼던 그녀에게 학생들이 자신의 수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충격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갈수록 태산이라고 보충수업에 자신의 수업이 아닌 박희진 선생의 수업을 듣겠다는 학생들이 대거 그 반으로 옮겨간 사실에 충격을 받고 맙니다. 

자신이 왜 이런 대접을 받아야 하고 이렇게 수모를 당해야만 하는지 참을 수 없었던 그녀는 특단의 조치를 취합니다. 영욱이 알려준 성대모사는 완전히 망했고 더 이상 물러설 수 없었던 그녀는 개그 프로그램을 섭렵해가며 자신에게 가장 맞는 코드를 찾는데 열중합니다. 그리고 그녀는 다짐한 듯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손수 만든 해바라기를 머리에 꽂고 롤러스케이트를 탄 채 교실로 향합니다. 한때 유행했던 '미친소'로 완전 빙의한 그녀의 변신은 그 차제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박하선이 자신을 파괴해 새로운 변신을 시도하듯 백진희 역시 옆집 계상을 위해 변신을 시도합니다. 자신을 시험에 떨어트렸다는 이유로 싫어하는 티를 내는 진희와는 달리, 언제나 똑같은 웃음만 보이는 계상. 계상이 보건소에서 무료로 독감 주사를 맞으러 오라는 말에 시큰둥했지만 올 겨울 독감이 지독할 것이라는 뉴스를 듣고는 보건소로 향합니다. 

지독하게도 미웠던 계상이지만 의사 가운을 입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그의 모습을 보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진희의 눈은 하트로 변해버리고 말았습니다. 독감 백신 주사를 맞으러 온 그녀가 계상에 대한 생각으로 얼굴이 화끈 거리고 이를 눈치 채지 못하고 열이 있는 거 아니냐는 계상의 둔감한 모습은 그 자체로 재미를 줍니다.   

혼자 품고 있는 감정이지만 한때 철수했던 계상에 대한 사랑을 다시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진희는 계상의 한마디에 충격을 받고 맙니다. 자신을 그저 여동생 같다고 표현하며 심지어 고2인 지원보다 어린 줄 알았다는 말에 경악하고 맙니다. 자신을 여자가 아닌 동생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에 상처를 받은 그녀는 사진과 관련해 밥 사겠다는 계상에게 약속을 잡습니다. 

이번 기회에 자신이 어린 아이가 아닌 여자임을 계상에게 각인시키기 위한 진희의 노력은 시작됩니다. 집안에 있는 모든 옷을 통해 자신을 내보이기 위한 준비를 하는 그녀는 아무리 야한 옷을 입어도 부족해 보입니다. 여러 번의 반복을 통해 빈약한 가슴(상대적 기준을 가진 평가겠지만)을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패드를 보완한 채 약속 장소로 향합니다.  

그럴 듯하게 분위기 잡을 수 있는 공간이 아닌 고기 집으로 간 그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취직을 하지 못해 고기 먹는 것이 힘든 진희를 위해 계상은 의도적으로 고기 집을 선택했지요. 진희로서는 자신의 여성성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한껏 멋을 부리고 갔지만 고기 집과는 맞지 않는 의상이 짐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이런 기회가 다시 올지 알 수 없었던 진희는 과감하게 겉옷을 벗고 자신의 매력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옆 자리 할머니로 인해 생각하기도 싫은 일은 벌어지고 맙니다. 

가슴 속에 고이 간직하고 있던 뽕은 과감하게 탈출을 감행해 고기가 익고 있는 철판 위에 내려 앉아 화려한 불꽃을 피우고 말았습니다. 고기 집에서 고기를 굽다 가슴 패드를 태우는 경우는 아마도 난생 처음이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황당 사건의 주인공이 된 진희는 계상을 피해다는 것이 일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저 자신도 자신의 나이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말도 안 되는 상황으로 굴욕을 당한 진희는 계상을 피해 숨기에 바쁩니다. 집에서는 소파 밑으로 숨고 거리에서 마주하면 전봇대 위에 올라가며 위기를 탈출했지만 막다른 골목에 쫓긴 그녀는 감쪽같이 사라지고 맙니다. 그런 그녀가 발견된 곳은 다름 아닌 쥐구멍 속이였다는 사실이 시트콤이 줄 수 있는 극단적인 재미의 하나였다는 점에서 유쾌하기만 했습니다. 미모의 여배우들이 자신이 가진 이미지를 완전히 파괴한 채 망가지는 모습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과연 그녀들의 망가짐이 이후 얼마나 더 강해질지 궁금할 지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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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VENUSWANNABE.COM BlogIcon VENUSWANNABE 2011.11.04 17:15 address edit & del reply

    박하선씨는 코믹스러운게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예쁘시면서 웃긴 모습이 잘 어울리고 재미있어요. ^^
    여배우가 예쁜 이미지를 포기하고 망가지기란 쉽지 않잖아요~ ㅎㅎ
    앞으로도 또 어떤 재밌는 코믹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실기 정말 기대되네요. ^^

  2. Favicon of http://siegfahrenheit.tistory.com/ BlogIcon 지이크파렌하이트 2011.11.04 17:36 address edit & del reply

    망가지는 모습 마저도 정말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런게 또 하이킥의 매력이죠.ㅎㅎ
    잘 보고 갑니다^^

  3. REN 2011.11.04 23:49 address edit & del reply

    박하선의 마음을 알려주는 멘트로
    '그저 하선은 아이들과 즐겁게 수업하고 싶은 마음 뿐이었다'
    를 들었을때 저는 남다른 감동을 느꼈습니다.

    과거 고등학교 재학 고3시절,
    자신의 수업이 아이들에게 인기가 없음에 마음상해하던 선생님이
    있었는데, 그 선생님이 떠오르더군요.

    그 선생님은 당시 저희학교 윤리과목 선생님이셨습니다.
    저희때는 언수외 성적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고득점자 학생의 경우엔 수리외국어는 기본만점이고
    언어에서는 차이가 나봤자 1~2점차이였기에,
    사회탐구영역의 중요성이 한껏 부각되던 시절이었죠.

    그 선생님 역시 하선처럼 자신만의 특단조치를 내리셨습니다.
    수업시간50분이라는 짧은 시간안에 여러회에 걸쳐
    한명의 사상가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수업내용이었습니다.
    (고등학교 리과목은 약 60명의 사상가를 다루죠 ㅎㅎ)

    위 수업은 대학교 학사과정 수준에 맞먹는 난이도와
    양질의 수업내용을 가지게 되어,
    어떻게 보면 고등학생 수준에서는 정말 재미없는 수업이 되었죠.

    하지만 워낙의 양질의 수업이다보니,
    똑똑한 학생들은 한 사상가에 대해 면밀히 공부하게 되면서
    그 수업은 공부잘하는 학생들에게 히트하게되었고,

    2007년대학수학능력시험 윤리과목의 엄청난 난이도상승에도 불구하고,
    그 수업을 들었던 학생 대부분이 윤리 과목 만점에 가까운 성적을 거두었고
    (당시 사탐은 50점만점에 표준점수제였어요,
    당시 윤리39점표준점수가 타과목50점만점과 동일한
    표준점수를 지니게되면서 윤리만점은 무려 17점이나
    높은 만점을 자랑하였습니다. 그리고 그해 윤리만점은
    약 300명에 그치는 어마어마한 난이도였습니다.)
    특정과목 선택자반에서 무려 20명의 서울대 연고대생을 배출하는
    (거의다 윤리 과목 빨이라 불렸습니다...ㄷㄷ)
    쾌거를 이루어냈죠.....

    최근에 학교를 방문해보니 그 선생님이 다른학교로 가시기전까지
    사회탐구과목 중에서 가장 인기있는 선생님으로 지내셨으며,
    (물론 공부에 관심없는 학생들에게는 인기가없었습니다)
    자신 또한 자신만의 '선생의 자질' 을 찾은 것 같다며
    기쁘게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학교를 떠났다고 합니다.

    자신이 가장 잘 할수있는 가르침의 방법을 계속 연구하는 것은
    선생이 지녀야할 필수 덕목이라 봅니다.

    하선은 지금 박희진 선생의 방법을 모방하는 형식의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하지만 하루빨리 진정 자신이 잘할수있는 '가르침의 방법' 을
    깨달아서, 더욱 더 멋진 선생이 되길 바라는 바입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2011.11.05 12:20 신고 address edit & del

      교수법은 각자가 가지는 특징 중하나이지요. 말씀처럼 서로 소통하며 좋은 결과까지 나올 수 있는 교수법을 가진 선생님이 존재한다면 학생들에게는 가장 좋은 모습이 될 수밖에는 없겠지요. 극중 하선도 그런 멋진 선생님으로 변모해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