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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39회-백진희 등거리 외교 비교불가 최고였다

by 자이미 2011.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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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다양한 표정으로 이미지 변신에 완벽하게 성공한 박하선과 88만원 세대의 상징으로 등장하는 백진희의 카멜레온 눈으로 변하며 모두를 뒤집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팔색조 표정의 박하선과 '뭐든지 시키면 한 다'의 백진희가 보여주는 흥미로운 열연은 '하이킥3'를 더욱 흥미롭게 해주고 있습니다.

백진희의 등거리 외교 시트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였다




"확! 마"하나로 자신의 캐릭터를 굳힌 내상씨. 그가 그런 습관이 시작된 것은 참으로 기묘합니다. 말문이 트이기도 전에 술 취한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했던 "확!마"로 말문이 트인 내상씨는 유선씨를 처음 만나던 날에도 "확!마" 6단 변신으로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합니다.

누군가의 연애시절을 듣는 것은 의외로 재미있는 일이 되고는 합니다. 이젠 내상씨 가족의 일부라도 된 듯한 승윤의 궁금증에서 시작한 내상씨와 유선씨의 사랑은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들입니다. 그들에게도 오글거리는 사랑을 하던 시절이 있었고 어쩔 수 없이 헤어져 있어야만 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집안이 몰락하고 아버지까지 돌아가시며 힘겨운 시간이 되자 유선을 사랑해서 헤어지자는 강수를 두었던 내상. 그들에게도 정말 드라마 같은 운명이 존재하고 있었다 하지요.

이런 유선씨의 이야기를 듣고 "아버지도 망했고, 아버지의 아버지도 망했으니 종석도 망하는..."이라는 눈치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뇌를 거치지 않고 하는 승윤의 캐릭터 굳히기도 재미있었습니다. 내상이 유선에게 맘이 풀릴 수 있다면 나를 쳐도 좋다고 하더니 그 강도가 너무 세니 "때린다고 마음이 풀리겠니, 그냥 잊어"라며 현실적인 대사를 하는 장면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인연은 끝이 나는 듯했지만 집안의 성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귀게 된 남자와 음식점에 들렀던 유선은 그곳에서 일하는 내상을 만나며 다시 인연은 시작되었습니다.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유선에게 돌아와 멋진 프러포즈를 하는 내상의 모습은 유선이 기억하는 최고의 순간이었습니다. 

그렇게 다시 만난 그들이 강변에서 멋진 춤을 추는 장면은 우디 알렌 감독의 1996년 작품인 '에브리원 세즈 아이 러브 유'를 리얼하게 패러디해 그 재미를 더욱 크게 해주었습니다. 소원해졌던 그들의 관계 역시 "확!마"인사를 통해 새롭게 다지는 것을 보면 부부의 갈들이나 싸움은 칼로 물 배기라는 말이 사실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합니다.

39회의 중심은 백진희였습니다. 해물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지고 있는 진희는 너무나 행복한 제안을 받습니다. 너무나 행복한 일상을 보내는 하선의 집은 비록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이상으로 행복했습니다. 지원의 흉내 내기로 시작된 그들의 행복한 일상은 전화 한 통으로 모든 게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스쿠터를 타고 등하교를 하는 지원이 사고가 날까 걱정스러웠던 하선은 화장실에 간 지원 대신 전화를 받았는데 갈등의 시작은 그때부터였습니다. 스쿠터 수리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하선은 지원에게 스쿠터를 더 이상 타지 말라 하고, 지원은 계속 타겠다고 하며 갈등은 깊어집니다. 


해물 뷔페에 간다는 생각에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에 젖어 왔던 진희는 예상하지도 못한 상황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장 사이좋은 사촌이었던 하선과 지원이 그렇게 싸우는 것은 처음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연스럽게 하선에 맞서 싸우는 지원에게 나무라며 상황을 정리해보려 했지만 그들의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이 라면으로 허기를 채워야만 했던 진희는 이런 순간이 아쉽기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녀의 위기는 겨우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우연히 자매들의 싸우는 이야기를 듣게 된 진희는 기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로 자기 멋대로 한다는 말을 하다 "집주인이 난데 진희 언니가 머무는 것도 언니 마음대로 했잖아"라는 대사가 나오자 진희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얹혀사는 주제에 감히 집주인이 누구인지 착각하고 심한 말을 했다고 생각한 그녀는 지원을 찾아가 하선을 나무라며 지원 편을 들지만 이를 듣게 된 하선으로 인해 더욱 힘겨운 순간을 이어갑니다.

자신이 생각하기에 남다른 후배라 생각해 힘든 상황이 되자 자신의 방을 함께 사용하도록 해주었는데 진희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자 횡설수설하는 진희는 힘겹기만 합니다. 집주인 지원과 방을 함께 사용하는 하선을 생각하며 과연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던 그는 해법은 단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철저한 등거리 외교밖에는 없다"라고 판단한 진희의 눈물겨운 등거리 외교는 시작되었습니다. 

냉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분위기를 상쇄하기 위해 진희는 머리를 묶는 지원에게 김태희를 닮았다고 아부를 하고는 그와 동등한 여자 여배우를 생각해 하선에게는 송혜교 닮았다고 합니다. 철저하게 등거리 외교를 해야겠다는 그녀의 다짐은 그렇게 무리수들을 두게 만들었지만 줄리엔의 한 마디는 진희를 다시 위기로 빠지게 만들었습니다. "맞아요. 송해 닮았어요. 전국 노래자랑"이라는 줄리엔에 의해 갑자기 송혜교 닮았던 하선은 송해 닮은 하선으로 변하고 말았습니다.   

초미세 완벽 등거리 외교에 철저한 진희는 평범한 저녁 시간 TV를 보는 것도 남달랐습니다. 여전히 냉전 중인 자매들 사이에 앉게 된 진희는 철저하게 두 사람 간격을 맞춰 자리에 앉고 하선이 조금 움직이자 곧바로 간격을 유지하는 기민함까지 보여줍니다. TV속 개그맨의 대사를 흉내 내는 하선에게 6번 웃어주던 진희는 지원의 흉내에는 8번 웃자 다시 두 번의 웃음을 하선을 바라보며 던지며 균형을 맞추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이렇게 철저하게 등거리 외교를 하던 백진희에게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위기 상황을 맞이하게 됩니다. 초미세 완벽 등거리 외교를 지향하던 진희에게 갑자기 두 자매가 동시에 불렀던 것이지요. 머리를 고정한 채 하선과 지원을 바라보기 위해 눈동자만 돌리는 진희의 모습은 카멜레온이 먹이를 노리고 자유롭게 눈동자를 돌리는 듯했습니다. 이 기묘한 장면을 만들어낸 진희의 완벽한 등거리 외교는 '하이킥3'가 끝나고 난 이후에도 오랫동안 웃을 수밖에는 없게 했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 재미를 주는 백진희의 모습은 천의 표정으로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박하선에 이어 '하이킥3'를 이끄는 중요한 인물이라는 점이 이번 39회를 통해 다시 한 번 확인된 셈입니다. 경직되어 있는 한반도의 정세를 보면 정말 이런 초미세 완벽 등거리 외교라도 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정신없이 미국 맹신주의에 빠져 스스로 위기를 만들더니 정권 말기가 되니 표를 의식한 달라진 외교를 보이려는 모습 속에는 진희의 철저한 초미세 완벽 등거리 외교보다 못한 외교를 보는 듯 씁쓸하기도 합니다.

본격적으로 '하이킥3'가 시청자들과 소통이 이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활약은 이제부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합니다. 개개인의 캐릭터가 완벽하게 자리를 잡고 그들로 인해 흥미로운 재미로 다가간다는 점에서 다음 회에는 어떤 즐거움이 쏟아질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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