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44회-포레스트 검프가 된 내상 감동 이었다

by 자이미 2011. 11. 26.
반응형
취직해 첫 월급을 받게 된 진희의 행복한 고민과 빚쟁이에서 벗어난 내상씨의 활기찬 일상이 흥미롭게 전개되었습니다. 시트콤이 전할 수 있는 최고의 감동을 선사한 이번 44회는 '하이킥3'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무척이나 의미 있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우리 아버지들을 위한 내상씨의 마라톤 감동 이었다




취직한지 보름이 된 진희는 월급날이 왔다는 말을 듣고 즐거운 흥분을 하게 됩니다. 취직한지 얼마 되지 않아 월급을 받을 수 있는지 알 수 없는 진희는 조심스럽게 계상에게 자신도 월급을 받을 수 있느냐고 질문을 합니다. 그런 진희에게 "월급은 안 나오고 보금은 받을 수 있겠네요"라며 보름 동안 일한 비용은 나올 것이라는 말에 잠도 자지 못하는 진희는 자신의 계좌에 입금된 보름 동안의 급료를 보고는 환호성을 지릅니다. 

85만원이 입금되었지만 당장 들어가야만 하는 비용들인 학자금 대출 이자 등 긴급한 자금을 제외하니 15만원 밖에는 자신에게 주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에 당혹해 합니다. 여기에 취직한 후 처음 받는 월급이라 주변에 많은 도움을 준 이들에게 선물을 사려고 하니 용돈 자체가 사라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그동안 생활비도 주지 못하고 눈치만 봐야 했던 진희는 생활비를 하선에게 건네고 행복해하는 모습에서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아픔이 얼마나 컸는지를 알 수 있게 합니다. 기분 좋게 밥을 먹다 사랑니를 발견하고 발치를 해야만 한다는 의사의 말에 어쩔 수 없이 이빨을 뽑지만 5만원이나 드는 비용은 진희를 절망에 빠트리고 맙니다. 선물을 제외하고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자신의 용돈 모두를 발치 비용으로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 당황스럽기만 합니다. 

생활비가 사라진 진희는 어쩔 수 없이 선물비용에서 조정을 시작합니다. 지원과 줄리엔의 선물비용을 줄이고 나아가 계상이 자신에게 아무런 도움도 주지 않았다며 선물비를 1만 원씩으로 줄여 생활비 확보에 나섭니다. 하지만 직장인이 된 진희로서는 의도하지 않은 비용 지출을 하게 됩니다. 자신이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행정 실 직원의 결혼 축의금으로 2만 원을 내야 하는 상황이 오자 다시 선물비용 줄이기에 나섰습니다. 이렇게 되자 자신을 시험에서 컨닝을 하려 했다는 이유로 탈락시킨 계상을 선물을 줄 목록에서 제외시켜버립니다. 

진희의 이런 마음과는 달리, 계상의 행동들은 진희를 미안하게 만듭니다. 힘들어 하는 진희를 위해 비타민을 선물하는 계상의 마음을 보고 진희는 3천 원짜리 볼펜을 선물로 전합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에서 그나마 성의 표시를 한 진희를 더욱 미안하게 만든 것은 계상의 선물이었습니다. 

취직 축하 선물이라며 빨간 지갑을 선물하는 계상의 마음에 진희가 감동을 하고 3천원이었던 선물비가 1만원으로 상승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가능성이 보이던 계상과 진희가 이렇게 서로 연인 관계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라는 조심스러운 상상을 할 수 있었으니 말이지요. 


낡은 지갑을 보고 진희에게 선물을 준비한 계상의 마음을 그저 단순히 측은지심으로 보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좀처럼 자기 마음을 내색하지 않는 계상으로서는 상당히 자신을 드러내는 선물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진희에게 계상이라는 존재는 결혼하고 싶은 가장 좋은 조건의 남자임은 분명합니다. 누구나 부러워할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이 남자에게 매력을 느끼지 않으면 그게 이상하니 말이지요. 그런 그녀와 계상이 과연 연인으로 발전할지는 알 수가 없지만 상당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만은 사실이지요.

계상과 진희가 작은 감동을 전해주었다면 내상의 마라톤은 시트콤에서 눈물 나게 만들 정도로 감동적인 이야기였습니다. 구치소에서 며칠을 보낸 후 집으로 돌아온 내상씨는 날이 밝기도 전부터 활동을 시작하며 자유를 찾은 기쁨을 만끽합니다. 갑자기 망한 이후 빚쟁이들로 인해 집에서만 틀어 박혀 있어야만 했던 내상으로서는 이런 자유가 무엇과도 바꿀 수없는 행복이었습니다. 

아침 일찍 약수를 떠오고 가족들 아침을 준비하는 내상의 모습은 가족들이 감당하기 힘들 정도였습니다. 이틀 안에 취직을 하겠다며 정보지를 보며 취업 활동에 열중하는 내상의 모습에 부인인 유선도 놀랄 정도입니다. 과하게 열정적인 존재가 되어버린 내상의 행동은 의사인 계상의 눈에는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가구 배달 일을 하게 된 내상이 첫 출근을 하다 차선 문제를 과도하게 표현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계상은 그의 이런 모습을 '과잉행동증상'이라 진단합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서 이를 대처하려는 몸이 무리하게 힘을 짜내고 있어서 이런 행동을 보인다고 판단한 계상은 내상에게 하프 마라톤을 제안합니다. 넘치는 힘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출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 계상의 판단은 잘 맞아 떨어졌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마라톤은 내상에게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제공했습니다. 

달리며 자연스럽게 자신과 주변을 생각할 수밖에 없게 된 내상은 결승점을 통과한 후에도 계속 뛰기 시작합니다. 주체할 수 없는 힘을 가라앉힐 때까지 무조건 달리기로 작정한 내상씨는 파주까지 쉼 없이 달리며 자신이 가진 과다한 에너지를 소진시켜버리는데 집중했습니다.  

포레스트 검프가 힘겨운 그 모든 것들을 이겨내기 위해 달리기를 하듯 내상의 달리기는 그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의미 있는 달리기로 이어졌습니다. 내상이 달리는 동안 유선은 내상이 구치소에서 가져온 물건을 정리하다 책에 쓰여 진 그의 고통을 읽게 됩니다. 

구치소에 들어오기 전에는 이곳에 들어오는 것이 두려웠지만 지금은 나가는 것이 더욱 두렵게 느껴진다는 내상씨. 자신의 모든 것을 잃어버린 상황에서 과연 자신이 가족들에게 어떤 존재가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내상의 마음은 어쩌면 모든 아버지들이 느끼는 힘겨움일 것입니다.

홀로 뛰면서 아내와 자식들을 생각하며 회환을 그러내는 내상은 한때 1등이었던 시절이 있었지만 불행하게도 자신은 현재 최하위 레이스를 뛰고 있는 중이라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가족들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내 몫이라고 이야기하며 "지금부터 다시 시작이다"라고 다짐하며 달리기를 멈추고 다시 돌아서서 집으로 향하는 내상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이미 해는 지고 더 이상 뛰는 것도 힘겨운 그는 도로에 주저앉고 맙니다. 정신과 상관없이 육체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상황까지 오게 된 그에게 희망으로 다가온 것은 그를 배웅 나온 가족들의 응원이었습니다. 바로 앞에 결승선을 만들고 내상이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하는 가족과 그런 가족의 힘으로 힘겨운 발걸음을 내디뎌 결승선을 통과하고 가족들과 뜨거운 포옹을 하는 내상씨 가족들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절망 속에서도 포기와 외면이 아닌 서로의 진심을 이야기하고 나눌 수 있는 것. 그것은 어쩌면 가족이 아니라면 채울 수 없는 즐거움이자 행복일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가장이라는 가장 무거운 짐을 지고 끝없이 뛰기만 해야 했던 우리 아버지들. 그들에게 마지막 순간 주저앉아 포기하고 싶은 순간 마지막까지 힘을 낼 수 있게 해주는 고마운 존재들은 자신을 믿고 사랑으로 아껴주는 가족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시트콤이 이렇게 눈물 나게 만드는 것은 반칙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즐거움이 지상 최대의 목표여야만 하는 시트콤의 가치(이런 가치 역시 다수가 만들어낸 기준일 수밖에 없지만)를 버리고 한없이 울 수밖에 없게 한 '하이킥3'는 분명 반칙을 범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반칙이라면 종종 범해도 좋을 행복한 반칙이었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