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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Broadcast 방송

강호동과 박근혜, 공지영과 UV-종편 그리고 우리의 선택

by 자이미 201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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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이 방송되자마자 들려오는 이야기들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가관'이네요. 방송 사고는 이미 충분히 예고된 일이었고 볼 것도 볼 이유도 없는 방송은, 이 정권이 얼마나 무책임하고 독선적이며 아집만 가득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종편의 본질을 드러낸 사건과 총알받이들에 대한 포격




현 정권이 들어서는 순간 이미 예정된 종편은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 방통위로 가면서 체계적이면서도 강제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양한 반발들을 자신들이 가진 권력으로 짓누르며 예정된 수순을 밟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추악함이 만들어낸 괴물의 모습이었습니다.

방통위가 줄 수 있는 특혜란 온갖 특혜를 다주면서 출범시킨 종편의 미래는 까마득하고 당장 2012년 제대로 방송이 될까가 걱정스러울 정도로 형편없는 모습들이었습니다. 굳이 보지 않아도 그들이 무슨 짓을 하고 무엇을 하려하는지를 쏟아지는 기사들만으로도 충분할 정도였습니다. 올 해가 가기 전에 무조건 방송이 되어야만 한다며 출범을 강행한 그들에게는 방송이라는 허울보다는 이를 통해 권력을 영속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이 즐거울 듯합니다. 어차피 종이 언론에서 보여준 아집과 독선이 충분히 시장을 지배했듯 정부가 달아준 날개로 훨훨 날아보겠다는 그들의 포부는 이카로스의 꿈처럼 허무하게 끝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종편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정체성을 드러내는 모습은 강호동과 박근혜였습니다. 강호동의 23년 전 일을 특종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찌라시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한 종편은 참혹할 정도로 민망한 존재들이었습니다. 강호동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슨 자리인지도 모르고 갔던 조폭들의 자리를 마치 강호동이 야쿠자라도 되는 듯 호들갑을 떠는 모습은 '가관도 이런 가관이 없다'고 해야 할 정도로 수준 이하였습니다.

연예인들을 전면에 내세워 자신들의 추악함을 감추기에 여념이 없던 그들이, 시작과 함께 연예인들을 농락의 대상으로 삼아 희롱하는 모습은 추해보일 뿐입니다. 언론이라 부르기도 부끄러운 자신들을 그대로 드러낸 이 쓸모없는 뉴스는 우리가 종편을 통해 자주 접할 수밖에 없는 일상적인 일들의 시작일 뿐입니다.

많은 이들이 우려했듯 종편은 마치 자신들이 해야만 하는 일이 '박근혜 추앙'이라도 되듯 개국 첫 날 공동으로 집중 조명한 존재는 '박근혜'였습니다. 그들이 박근혜를 주목하고 있는 것은 차기 대통령 후보로 유력하기 때문입니다. 이 정권은 이미 끝난 지 오래 이고 자신들의 먹잇감으로 적당한 존재를 찾아야 하는 그들로서는 독재자 박정희의 유령만큼 좋은 재료는 없었을 듯합니다. 이미 종편에서 '박정희'를 미화하는 드라마를 준비할 정도로 그들은 선거철이 다가오자 사전 선거라도 하듯 특정 인물의 신격화에 나섰습니다. 우려가 되는 것은 그들이 노골적으로 공공재여야만 하는 언론을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는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는 점입니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혹은 자신들과 코드가 맞는 정권이 재창출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절대적인 당위성을 가진 그들에게 '박근혜'는 특별했고, 그녀의 등장은 종편이 무엇을 위해 탄생하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종편 존재 자체에 대한 문제점들이 부각되고 대중들의 논란의 중심에 서야 함에도, 정작 이들의 문제는 금세 사라지고 공지영의 트위터 글이 여전히 화제가 되고 있네요. 종편 개국과 함께 등장한 인물들에 대한 비난이 공개되면서 논란은 시작되었고 이런 자중지란은 충분히 예상된 소모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연아를 비롯해 유명한 스포츠 스타들과 유명 인사들이 개국 축하 인사와 쇼 무대에 올랐다면 격렬한 비난을 한 공지영은 곧바로 후폭풍에 시달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공지영 작가의 김연아와 인순이에 대한 노골적인 비난은 삽시간에 논란의 중심이 되었고 이런 논란은 종편과 둘러싼 논란의 핵심이 종편 자체가 아닌 스타들에 집중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도 합니다.

공지영 작가의 모습을 지지하는 이들과 그렇지 않은 이들로 나뉘어 마치 마녀사냥이라도 하듯 과거를 캐내고 이를 통해 비방전으로 혼탁해지는 논란은 정작 종편은 공격을 하기 위한 도구가 되고 상처는 개인들에게 가는 당혹스러운 결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정작 중요한 것은 종편 사업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노리고 있는지에 대한 경고와 경각심일 텐데 스타들의 종편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다는 것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이런 점에서 뼈그맨이라 불리는 유세윤의 UV가 남긴 사진 한 장과 글귀가 무척이나 흥미롭습니다. UV 사진과 함께 그들은 UV 콘셉트로 자화자찬 글로 종편 거절을 공식화하며 여러 논란들로 시끄러운 상황을 조용하지만 강력하게 종결시켰습니다.

"유브이 종편채널 거절 EBS와의 의리지켜. 멋진 뮤지션인증"

"뮤지션 UV, 다시한번 강력하게 종편채널 거절"
"'간다간다숑간다'는 개그맨 장동민이 진행하게 된다고 함"

물론 5시간 후 "UV의 간다간사숑간다'가 종편 채널로 확정되었다고 공지를 하며 많은 이들을 혼란스럽게 했지만, 최종적으로 2012년 방송은 자신들이 아닌 개그맨 장동민이 진행한다고 밝히며 혼선을 정리했습니다. 더불어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종편채널 거절"로 마무리한 UV의 모습은 특별한 논란 필요 없이 행동으로 모든 것을 귀결하는 한 방이었습니다.

종편으로 향하는 다른 이들을 비난하지 않고 자신의 소신에 맞게 자신들은 종편을 거절한다는 말로 모든 것을 정리한 그들이 정답일 수밖에 없는 것은, 연예인들의 출연을 꼬투리 잡기 시작하면 진흙탕 싸움으로 나아갈 수밖에는 없습니다. 하지만 UV(그들이 정치적인 소신이나 종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비판을 한 것이 아니기에, 종편과 과련된 판단 기준을 모호하게 하는 측면은 존재합니다. 하지만 UV가 행한 행동이 흥미롭다는 의미입니다)처럼 역으로 비난이 아닌 자신의 소신으로 자연스럽게 비교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방법은 고단수이자 모두가 종편을 비웃을 수 있는 소재를 던져주었다는 점에서 유쾌한 종편 때리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개인에 대한 비난은 곧 또 다른 비난을 낳을 수밖에는 없습니다. 나라를 팔아먹고 자신들의 안위만 생각하는 절대 악들에 대한 비난은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지만 특화된 상황에서 개인에 대한 비난에 모든 것을 맞추게 되면 본질을 벗어나 오히려 악의 근원을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는 점에서 좀 더 신중해져야만 할 것입니다. 

뼈그맨 유세윤이 농익은 개그로 종편을 무력화시키고 종편 출연을 하는 많은 스타들을 풍자하게 만드는 일련의 모습들은, 우리가 얼마나 유쾌하게 그들을 비웃을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차피 종편이라는 존재 자체는 온전한 방송으로 지속될 수가 없는 한시적 방송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한정된 광고시장에서 그들이 엄청난 비용이 들어가는 방송국을 지속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재벌들의 돈을 받는 방법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그들이 정상적인 방송을 영위하기는 처음부터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그들의 영향력은 종편 개국일이 가장 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어떤 모습으로 남은 시간동안 자신의 몫을 챙겨가려 하는지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 이어져야만 한다는 점입니다. 한나라당에서 서울시장 선거전에 불리해지자 선관위 홈 페이지를 디도스 공격을 하는 막가는 세상입니다. 이미 종말을 앞둔 그들이 더 이상 두려움도 없이 막가는 상황은 종편을 재촉했고 그런 종편의 개국은 다음 선거를 위한 노골적인 조작의 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국민들이 감시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명확합니다.  

공지영 작가의 노골적인 비난으로 논란이 커지고 이를 통해 종편에 출연하고 있거나, 하기로 결정한 이들이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에서 한 번의 공격은 효과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연예인들에 대한 공격만 이어진다면 이는 무의미한(의미를 가진 논쟁이 시간이 흐르며 개선이 아닌 진흙탕 싸움이 되면) 소모전이 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종편은 날치기된 미디어법으로 만들어졌고 언론장악 종결판"이라고 밝힌 언론노조의 이야기처럼 사회적 영향력을 가진 이들이 종편 출연을 자제하고, 비판의 칼을 종편의 본질적인 문제로 들이대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이를 통해 종편이 본질이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진다면 광대 같은 이들의 종편 출연은 점점 줄어들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누구보다 대중에 민감한 그들은 종편 자체의 비난으로 충분히 잠재울 수 있는 존재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더욱 집중하고 비판하고 분노해야만 하는 것은 유령을 되살려 수구세력들을 응집시키려는 노력들 일 것입니다. '인간 박정희'를 극화해 찬양에 나서고 이를 통해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딸을 집중 부각시키는 방법은 종편의 존재 가치이자 전부일지도 모른다는 점을 주목해야만 할 것입니다. 지금 현재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종편에 분노해야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가려내고 집중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종편이라는 존재 자체가 부정되면 그 이하의 모든 것들은 모래성처럼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중요한 것은 종편 그 자체의 부적절함과 그들의 비이성적인 행동들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여야만 할 것입니다.

기존 언론들 역시 현재의 상황을 진정한 언론 상을 정립시키는 새로운 시작점으로 생각해야만 할 것입니다. 유세윤처럼 타인에 대한 비난보다 자신의 소신을 내세워 역설적인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지가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웃으며 통쾌하게 종편 자체를 비난하는 UV의 재치를 우리도 배워야 할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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