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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53회-박하선의 발칙한 상상력이 즐거운 이유

by 자이미 2011.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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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이어지는 박하선의 이야기와 무용담은 시트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재미로 다가옵니다. 초반 '하이킥3'를 이끈 이가 백진희라면 현재 인기를 이끄는 존재는 단연 박하선입니다. 그녀가 가지고 있었던 기존 이미지를 완벽하게 버리고 망가짐으로 새로운 자신을 만들어내고 있는 그녀의 노력이 현재의 '하이킥3'를 이끌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니 말입니다.

하선의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력이 모두를 웃겼다



내상씨 아니, 유선의 충실한 애완견처럼 되어버린 승윤은 여전히 유선과 함께 합니다. 유일하게 승윤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하선은 52회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에 닫혔던 마음을 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위급한 자신을 업고 병원까지 뛰어가고 집 안에 들어온 도둑을 잡기도 하는 등 그가 보여준 모습은 미워할 수가 없으니 말이지요. 가끔 엉뚱한 이야기를 해서 식겁하게 하기는 하지만 경주 최고 한의원 아들인 승윤이 미울 수는 없지요.

충견의 이미지를 심더니 53회에서도 승윤은 유선을 하루 종일 쫓아다니며 모든 일을 알아서 다 해줍니다. 상으로 육포를 받고 행복해하는 승윤의 모습은 천상 귀염 받는 애완견의 모습이었지요. 빨래를 걷어오며 내상의 목도리도 빼놓지 않고 가져오는 승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한없이 기뻐하는 유선의 모습은 이후 승윤과의 에피소드들이 만들어질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하게 합니다.

분량이 미미했던 승윤이 조심스럽게 내상의 집으로 들어서고 마지막 고지였던 유선의 마음까지 사로잡으며 가족은 아니지만 가족 이상의 존재감이 되었다는 점에서, 과거 김범 등 객식구가 가지는 이미지를 그대로 이어받으며 기대를 한껏 부풀리고 있습니다.

53회의 주인공은 역시 박하선이었습니다. 엉뚱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발칙한 오해는 시트콤이 가지는 재미를 극대화해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박하선의 이미지 변신은 완벽한 성공이라고 볼 수가 있을 듯합니다. 한정된 이미지로서는 한계가 명확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번 시트콤 출연으로 인해 자신의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캐릭터들을 끄집어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현재까지 '하이킥3'를 통해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은 박하선인 것은 분명한 사실일 듯합니다.

순수한 어쩌면 그래서 단순해질 수밖에 없는 박하선은 우연한 기회에 착각을 하게 되며 모든 상황을 꼬이기 시작했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지석이 하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진희의 몽유병에서 부터였습니다. 지석은 진희가 몽유병으로 인해 자신도 모르게 하선에게 비밀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닌 가 전전긍긍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꾸 비밀을 밝히자고 하는 진희로 인해 힘겨운 그로서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런 불안들은 항상 현실이 되고는 하지요. 잠잠했던 진희의 몽유병이 도져 잠자리에 일어나 체조부터 하던 그녀는 해서는 안 되는 비밀 이야기를 하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하선이 보여준 애드리브 같은 대사는 압권이었지요. 갑자기 한 밤중 잘 자다 일어나 체조를 하고 이야기를 건네는 진희를 바라보며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농익어서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자신이 밤중에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전혀 모르는 진희는 아침 하선이 "윤 선생님이 나를 좋아한다고"라며 어젯밤 자신이 한 이야기를 들려주자 기겁을 합니다. 지석에게 곧바로 자신의 상황을 알리지만 갑작스럽게 닥친 상황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 수 없는 그들은 그저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하선은 그렇게 놀라서 나가는 진희를 보면서 잠꼬대가 아니라 진심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자신의 주변에 세 명의 윤 선생(계상, 지석, 건)이 있지만 진희가 전혀 모르는 윤건은 아니고, 지석과도 그리 친분이 없으니 그 상대는 계상 일 것이라는 추측부터가 문제였습니다. 진희와 지석이 나름 친한 사이가 되었다는 사실을 하선은 전혀 몰랐으니 말입니다.

상황을 그렇게 정리하니 참고서를 전해주던 어제 상황이 묘하게 이어집니다. 갑자기 자신의 눈동자를 보며 병이 없는지 살피는 모습이 자신을 좋아해서라고 착각한 그녀는 은근히 행복해집니다. 학교에서 얻어 온 참고서를 지원에게 전해 달라 해도 좋지만 직접 계상에게 전하러 가던 하선의 의외의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계상의 통화를 우연하게 엿듣게 된 것이지요.

계상은 지석이 부탁한 하선의 중고차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하선은 진희의 고백을 이어 계상이 자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었던 것이지요. '옆집 여선생, 예쁘다, 엉덩이 하나는 빵빵하다'는 이야기를 모두 자신의 이야기라 생각한 하선은 당황해합니다. 예쁘다는 말까지는 행복했지만 자신을 좋아하는 이유가 엉덩이에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되고 분노하는 하선의 착각은 더욱 깊게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단순히 중고차에 대한 이야기를 오해하기 시작한 그녀는 최대한 도도하게 혹은 기분 나쁘게 계상과 통화하며 자신의 기분을 드러내지만 이런 그녀의 모습은 자신만이 느끼는 복수이지요.

보건소에 오라는 계상의 말에 싫으면 안 가도 되는데 굳이 찾아간 하선은 불 꺼진 건물을 보고 의구심을 가집니다. 계상은 이미 업무가 끝난 보건소에 불을 켜둘 이유가 없어서였지만 하선의 입장에서는 이상한 상상력을 하기에는 딱 인 조건이었으니 말입니다. 계상의 책상 위에 올려 진 해부 모형이 앞면이 아닌 뒷면이 계상 쪽에 있다며 '엉덩이 마니아'가 아니냐고 생각하는 하선의 의심은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시큰둥하게 계상의 이야기를 듣고 서둘러 나가려던 그녀는 떨어진 손수건을 줍기 위해 고개를 숙이는 순간 뭔가가 자신의 엉덩이를 치는 느낌을 받고는 기겁하게 됩니다. 올게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 그녀는 곧바로 계상에게 퍼붓기 시작합니다.

"지금 뭐하는 짓이에요, 방금 내 엉덩이 만지지 않았어요?, 아니면 이 방안에 둘 뿐인데 제가 제 엉덩이를 만졌나요? 아니면 귀신이 만졌나? 어떻게 사람을 좋아해도 이렇게 더럽게 좋아하세요. 엉덩이가 그렇게 좋으세요"

라며 자신이 생각만 하던 것들을 모두 쏟아낸 그녀를 보며 황당할 수밖에 없는 계상은 자신이 아니라 가방이라고 이야기를 하자 "제가 사람 손과 가방도 구분 못하는 멍충이 같으세요"라며 손과 가방을 두드려보던 그녀는 그 확연한 차이에 자신이 착각했음을 깨닫게 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 속에서 도망치듯 나가려던 하선은 당겨야 하는 문을 밀면서 "왜! 문은 안 열려요"라며 당황해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착각은 자유라지만 교묘하게 엮인 이번 에피소드는 하선의 코믹 연기의 가치와 그동안 보여주었던 다양한 성격들이 모두 결합되어 최고의 재미를 던져주었습니다. 한없이 순진하고 착하면서도 내면에 숨겨져 있는 끼와 다혈질적인 성격이 드러나는 과정은 비유하자면 마치 '지킬박사와 하이드'와도 유사한 모습입니다.

천의 얼굴을 보여주고 있는 하선의 코믹 연기를 완벽하게 시트콤을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그녀가 한 쪽 입 꼬리를 올리고 허탈해서 웃는 썩소는 아름다운 미모 속에 숨겨진 거친 반항아의 가치를 그대로 드러내며 흥미롭게 해줍니다.

하선의 이번 착각은 결과적으로 그 윤 선생이 지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는 더욱 흥미로울 듯합니다. 진희의 고백 대상이 계상이 아니라면 남은 것은 지석밖에는 없고 이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영욱과의 관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에 직면한 그녀로서는 힘겨운 시간을 가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점점 흥미로워지는 '하이키3'가 하선의 뒤를 이어 자신의 존재감을 폭발시킬 수 있을지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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