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66회-진희의 눈물 삼킨 슬픈웃음이 내포한 의미

by 자이미 2011. 12. 30.
반응형
짝사랑만 하던 이들에게 최악의 상황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선을 보는 것이겠지요. 하선을 좋아하는 지석과 계상을 마음에 품고 있던 진희는 그 둘이 선을 본다는 말에 기겁을 합니다. 친형이라 마음껏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지석과는 달리, 애써 눈물을 삼키고 웃으며 하선을 맞이하는 진희의 눈물 속에 슬픈 결말이 다가오는 것은 왜 일까요?

진희의 마지막 장면이 하이킥3의 결말과 비슷한 것일까?




'하이킥3' 66회를 관통하는 주제는 '헛수고'라고 볼 수가 있을 듯합니다. 업종변경을 통해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수익을 극대화하겠다던 내상은 어설픈 시도로 자본금과 맞먹는 계약금만 날리게 되었고, 한껏 키워놓았던 사랑을 유선의 중매로 인해 한꺼번에 날아가게 생긴 지석과 진희에게는 자신의 그 모든 것이 '헛수고'가 될 처지에 놓였으니 말입니다.

단역 연기자들을 프로그램에 공급하는 일로 재기에 나선 내상은 불규칙한 일과 낮은 보수로 인해 고민이 많습니다. 단역 배우이다 보니 가장 먼저 배역에서 빠지기도 해서 식비와 교통비를 날리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내상은 좀 더 연속성을 지니면서도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을 찾습니다.

아무런 대사도 없는 단연은 한계가 명확하지만 짧은 대사라도 하는 역이면 연속적으로 출연이 가능하다는 점에 착안해 대사가 가능한 단역들을 골라보지만 그것도 힘듭니다. 그러던 내상에게 귀가 번쩍 뜨이게 한 것은 외국인 출연자였습니다. 줄리엔 출연 가능성을 이야기하며 나온 출연료가 일반 단역의 5배가 넘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바로 외국인 전문 에이전시를 하면 대박일 것이라고 확신을 합니다. 자신에게도 다니엘 헤니를 만나는 기쁨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내상은 적지 않은 계약금을 마련해 오디션을 보게 됩니다.

화면에 잘 받을 수 있는 후보들을 추려 계약까지 한 내상은 이제 고수익만 남았다고 확신하지만 그런 그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상황은 피디와의 만남에서였습니다. 대본 리딩을 시켜보지만 짧은 영어 대사 한 마디 하지 못하는 외국인 단역들로 인해 내상은 당황합니다. 그저 낯설어서 대사를 못하는 줄 알았던 그들이 사실은 러시아 인들이라 영어를 전혀 몰라서 그런 것이었지요.

외국인이면 다들 영어를 잘 할 것이라는 편견을 야무지게 깬 외국인 단역들로 인해 내상은 어찌할 줄을 몰라 합니다. 러시아어만 하는 외국인을 당장 활용할 수도 없는 상화에서 계약을 파기하면 계약금마저 날리게 된 상황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게 된 내상은 승윤의 말에 따라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가르쳐도 늘지 않는 영어는 내상만 힘겹게 합니다. 영어는 늘지 않고 배고픔만 이어져 "배고파 내상"만 외치는 외국인들로 인해 답답하기만 한 내상은 어설프게 진행한 이 일로 많은 것을 깨달을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외국인이지만 영어를 하지 못하는 그들은 일반 단역과 함께 엑스트라로 출연을 합니다. 고부가가치 사업을 꿈꾸었지만 쪽박에 가까운 낭패를 보게 된 내상씨. 내일은 희망이 있겠지요.

유선은 동생 계상만 보면 답답하고 안쓰럽고 그렇기만 합니다. 마음씨 착하고 잘생겼고, 거기에 모두가 선망하는 의사라는 직업을 가진 동생이 선 자리를 마다하고 르완다로 간다니 답답하기만 합니다. 어떻게든 계상의 마음을 잡아보기 위해 결혼을 재촉하지만 좀처럼 선 자리에 나가려하지 않아 고민만 늘어가던 유선에게 한줄기 빛이 다가왔습니다.

애인과 헤어졌다는 하선은 그녀가 보기에는 완벽한 신부 감이었습니다. 부모님들은 교환교수로 외국에 나가 있다는 하선의 말에 우선 집안이 모두 교육자라는 점이 마음에 듭니다. 쿠키를 굽고 컵을 모으는 것이 취미라는 하선은 언제나 차분한 모습을 보여왔기에 참하기만 합니다. 여기에 이젠 솔로라는 점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 유선은 적극적으로 하선과 계상이 선을 볼 수 있도록 준비합니다.

종석과 수정까지 합세해 계상과 하선의 선보기 작전에 돌입한 그들은 반강제로 둘이 함께 만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합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옆집을 왔던 진희는 계상이 하선과 맞선을 본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기겁을 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지석에게 사실을 이야기하고 대책을 세우는 그들은 이 황당한 상황이 받아들이기 힘들기만 합니다.

지석보다 더욱 심각하게 대응하는 진희의 모습을 보며 혹시 계상을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화들짝 놀라며 말도 안 된다고 강한 부정을 하는 진희이지만 이미 얼굴에는 누가 봐도 그녀가 계상을 좋아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합니다. 눈치 없고 어수룩한 지석이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지만 말입니다.

반강제적으로 마련된 자리에 어쩔 수 없이 나가게 된 계상과 하선은 정떨어지게 만드는 장기 하나씩을 들고 등장합니다. 이적과 만난 계상은 자신이 여자에게 정떨어지게 하는 방법이 뭐냐는 질문에 엉뚱하고 재미도 없는 유머를 하면 분명 여자들이 싫어할 것이라고 이야기 합니다. 하선 역시 지선에게 정떨어지게 하는 법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롤리폴리 춤'을 추면 100% 싫어할 것이라는 말을 듣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둘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잘 어울려 보였습니다.

만나자마자 고차원적인 '스위스 개그'를 쏟아내는 계상의 행동에 당황스러워하던 하선은 자신도 준비해온 '롤리폴리 춤'을 추려 노력하다 계상의 행동이 수상해 자신과 같은 이유로 선 자리에 나왔는지 묻게 됩니다. 서로 상대에 대한 관심이 없음을 확인한 둘은 비로소 편안한 상태가 되어 함께 간단한 술자리까지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전혀 모른 채 뒤늦게 맞선 자리로 나온 지석과 진희는 둘이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 이미 헤어진 것이라 확신하지만 유선의 전화를 받고는 절망에 빠지고 맙니다. 둘이 술을 마시러 갔다는 말에 서로 호감을 가지고 사귀기 시작했다고 확신한 둘은 포장마차에서 술로 서로의 마음을 달래기 바쁩니다. 그들에게는 그동안 지극정성을 들인 마음이 모두 '헛수고'가 되는 상황이 되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술에 잔뜩 취해 집으로 가던 지석은 집 앞에서 만난 계상에게 어서 르완다로 가버리라며 택시를 잡고 "르완다"를 외칩니다. 친형에게 마음껏 화풀이를 하는 지석과는 달리, 혼자 불 꺼진 거실에서 눈물을 훔치던 진희는 하선이 들어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눈물을 훔치고 밝게 웃는 모습으로 하선을 맞이합니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해프닝일 뿐이지만 당사자들인 지석과 진희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들이었습니다. 아직 자신들의 속마음도 표현하지 못한 짝사랑인데 다른 사람도 아닌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 연적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은 충격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물론 이야기는 이런 사실을 알게 되며 자연스럽게 지석과 하선, 계상과 진희의 관계가 가까워지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으로 보입니다.

더 이상 망설였다가는 절대 자신의 사랑으로 만들 수 없음을 깨달은 지석은 적극적으로 하선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할 것은 분명합니다. 떠나는 버스를 뛰어가 잡고 다시는 늦지 않겠다고 고백했던 지석으로서는 물러설 곳도 망설일 이유도 없으니 말입니다. 의사라는 신분과 아직 뚜렷한 직업과 학벌도, 집안도 별로인 진희로서는 고백은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자신을 계상이 좋아해줄 것이라는 확신도 없는 상황에서 그저 속앓이만 하게 되는 진희의 사랑은 여전히 안개 속에서 헤맬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흥미로운 복선은 이적은 하선과 만난다는 사실을 모른 채 선 자리를 거부하는 계상을 보고 마음속으로 "그럼 나 해주지"라고 하는 일상적인 투정이 하선이 이적의 부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을 들게 합니다. 반전이 있는 이야기일수록 허투로 내던진 듯한 말들 속에 복선이 깔리는 것이 기본이라는 점에서 이적의 이런 행동들이 쌓여 하선과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가 상상해봅니다.

진희의 눈물을 삼키고 환하게 웃으며 하선을 바라보던 마지막 장면은 어쩌면 '하이킥3'의 결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김병욱 사단의 전작들이 다 그러했듯 마냥 행복한 결말은 없는 그들에게 이번이라도 다를 것은 없기 때문이지요. 철저하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다루는 그들에게 현재의 관계들 역시 확실한 해피 엔딩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적의 부인만 정해져 있을 뿐 다른 관계들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진희의 슬픈 웃음은 어쩌면 '하이킥3'의 마지막 반전을 알 수 있게 하는 힌트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행복한 결말을 가져갔으면 하는 바람이 가득하지만 '하이킥2'에서 보여준 죽음만 피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도 함께 가지게 됩니다. 그들의 사랑은 과연 행복한 결말로 이어지게 될까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