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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나가수 두렵게 한 무도 나름 가수다, 이게 바로 진정한 쇼다

by 자이미 2012. 1.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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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나는 가수다'도 긴장을 해야만 할 듯합니다. 설마 이 정도일까라는 생각은 시청을 하신 분들은 대부분 느꼈던 감정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그들의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재미와 음악적 감흥까지 모두를 갖췄던 '나름 가수다'는 무한도전이 왜 많은 이들이 사랑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나가수 폭풍 지원하는 무도, 쇼의 기준을 제시하다




철저하게 '나가수' 포맷을 그대로 따르면서도 무도다운 모습으로 만들어간 '나름 가수다'는 예능의 진화 그 자체였습니다. 무한도전의 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무한도전 화 되는 현상은 이제 너무 익숙해 보일 정도입니다. '나가수'가 초반의 인기가 무색하게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도의 '나름 가수다'는 그들에게 새로운 동기 부여가 될 수 있을 듯합니다.

중간평가 길이 1위를 유재석이 7위를 차지하며 본 무대에 대한 기대감을 극대화시켰습니다. 리쌍의 길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너무 당연했고 중간평가를 받는 순간까지도 곡을 받지 못했던 유재석의 반전이 과연 가능할까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은 본 경연에서 순위가 무의미할 정도로 매력적인 모습들도 드러났습니다.

세밀한 모든 것을 그대로 재현하면서도 무도만의 특징을 살린 '나름 가수다'는 관객과 참가자가 혼연일체가 되어 '쇼'란 무엇인가를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정준하를 시작으로 한 공연은 그 진정성에 많은 관객들이 호응을 하면서 '나름 가수다'의 문을 활짝 열어주었습니다. 하하의 '키 작은 꼬마 이야기'를 '키 큰 노총각 이야기'로 부른 정준하로 인해 '나름 가수다'가 장난이 아니라 제대로 된 경연임을 확인시켜주었습니다.

자신의 처지를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낸 이 곡은 원작을 넘어서는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첫 곡이 혹시나 하는 우려를 가졌던 이들을 불안을 해소시켜주며 이어지는 경연을 더욱 흥미롭게 만들어주었습니다. 다이나믹 듀오와 노라조가 함께 한 노홍철의 '사랑의 서약'은 원곡으로 시작해 파격적인 무대로 이어지며 가장 실험적인 공연을 보여주었습니다. 설마 '사랑의 서약'이 이렇게 변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할 정도로 파격적인 그들의 합동 공연은 관중들이 자리를 벅차 함께 어우러지도록 만들었고, 관객으로 온 바다가 무대에 나서도록 만들 정도였습니다.


원곡을 불렀던 유재석이 한 번도 전곡을 제대로 불러보지 못했다는 무척 어려운 '삼바의 매력'은 길을 시작으로 개리, 정인까지 합세한 완벽한 '리쌍' 무대의 재현이었습니다. 그들이 왜 대중들의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준 무대는 '리쌍 유랑극단'의 한 부분을 보는 듯 흥겹고 완벽에 가까운 무대로 다가왔습니다. 길이 비록 웃음을 주는 능력이 떨어진다고는 하지만 뮤지션으로서는 능력이 얼마나 탁월한지는 이 무대 하나 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편곡의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주었고 무대 장악력과 이를 통해 과객과 하나 되는 그들의 능력은 대중들이 리쌍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잘 드러내주었으니 말입니다.

스컬과 함께 무대에 나선 하하는 의외의 마이크 고장으로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의도적인 설정이었는지 진짜인지 알 수는 없지만 마이크 사고로 인해 흐름이 끊겼던 그들의 레게 화 된 '바보를 바보가'는 흥겨운 무대였음에도 조금은 아쉬웠습니다. 줄기차게 레게음악만을 추구하는 하하가 비록 가수냐 아니냐는 의견들을 듣는 것도 사실이지만 스컬과 함께 만든 무대는 한국에서 힘겹게 레게음악을 하는 그들의 진정성을 엿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충분히 흥겨웠습니다.

모두를 놀라게 했던 무대는 정형돈의 '영계백숙'이었습니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연출자와 음악 감독이 만나 만들어낸 이 환상적인 무대는 '나름 가수다'의 정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습니다. 참가자들 역시 경쟁임에도 이를 잊고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완벽한 무대였으니 말입니다. 완벽한 뮤지컬 무대에 코믹함도 잊지 않은 정형돈의 무대는 그가 왜 '미존개오'라는 이름을 얻었는지를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 짧은 시간 이렇게 완벽한 한 편의 뮤지컬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한국 뮤지컬 제작자들의 능력을 느껴볼 수 있는 흥겨움 그 자체였습니다.

원곡자인 윤종신이 극찬을 하며 정형돈에게 찬사를 보낼 정도로 뮤지컬 영계백숙은 안무를 보며 정형돈이 기겁을 할 정도로 환골탈태 한 모습이었습니다. 완벽하게 만들어낸 무대로 한껏 올라간 분위기는 여섯 번째로 올라선 유재석에게는 부담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사동 호랭이가 과로로 쓰러지는 등 힘겹게 공연 이틀 전 준비를 했던 그로서는 힘겨울 수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더욱 무조건 내지르는 원곡을 어떻게 편곡해서 소화할지는 예측 불허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이돌 전성시대 가장 사랑받는 신사동 호랭이가 그저 얻어진 명성은 아니었음을 이번 편곡으로 잘 보여주었습니다.

복고 디스코에 원곡의 느낌을 절묘하게 살린 호랭이와 유재석의 '더위 먹은 갈매기'는 송은이와 김숙이 보여준 대단한 능력은 곡을 완벽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중독성 높은 "여름"의 무한 반복은 후크 송이 익숙해서인지 무척이나 흥겨웠습니다. 이틀 날을 세며 곡을 연습했다는 유재석. 유재석이라는 이름은 그저 생기는 것이 아님을 이번 공연에서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등장한 박명수는 랩만 완벽하게 소화해냈다면 최고의 무대가 되었을 듯합니다. 리쌍의 '광대'를 완벽한 퍼포먼스로 보여준 무대에 '나가수'의 명가수 김범수가 등장하며 무너질 수도 있었던 상황을 역전시키며 완성도를 극대화시켜 주었습니다. 광대 분장을 하고 올라서 명수와 실제 서커스 단원의 공연이 함께 한 무대는 '이것이 바로 쇼!'라고 이야기를 하듯 흥미로웠습니다.

'나가수'에서는 절대 따라 하기도 힘든 파격적인 공연은 '무도'이기에 가능했지만 그런 파격적인 모습과 진정성 넘치는 음악들이 하나로 어우러져 최고의 무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나가수'는 오히려 부담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결코 '나가수'는 '나름 가수다'를 능가할 수는 없는 경직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꼴찌를 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증이 지배하는 '나가수'에서 긴장감과 노력들을 엿볼 수는 있지만 편안하게 즐기는 공연을 기대하기는 점점 힘들어졌으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나름 가수다'가 보여준 가치는 시청자들이 즐겁게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해답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에 정해진 순위는 그저 숫자일 뿐이었다는 말이 이렇게 진정성 있게 다가 온 적이 없을 정도로 그들의 경연은 순위를 떠난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완벽한 '쇼' 그 자체였습니다. 자신의 영역이 아님에도 짧은 시간 안에 이 정도의 완벽한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니 말입니다. '나가수'를 패러디해 보여준 즐거운 공연이었지만 원작을 넘어선 완성도는 정작 '나가수'를 긴장하게 만들었습니다. 2012년 그들의 도전에 기대를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든 '나름 가수다'는 예능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가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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