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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itcom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96회-어설픈 아이유가 된 하선이 감동인 이유

by 자이미 2012. 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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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지원이 이야기를 하듯 발렌타인 데이에 초콜릿을 주고받는 것은 상술이 만든 기념일인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공개적인 행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누군가에게는 행복한 일일 수도 있다는 점은 나름의 의미를 가지게 합니다. 지석이 좋아한다는 아이유가 된 하선의 어설픈 노래와 남들은 비웃어도 자신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하선을 위해 응원하는 지석의 모습에서 사랑을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초콜릿 집 설계도에 적힌 WC에 담긴 비밀이 아름답다 




모두가 믿고 정해진 행위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홀로 그것을 거부하고 초연해진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닙니다. 발렌타인 데이에서 초콜릿을 주고받는 행위 역시 자신의 호불호와 상관없이 타인이 자신들의 기준과 자대를 들이밀어 판단을 한다는 점에서 씁쓸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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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부엌에서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수정의 모습은 낯설기만 합니다. 정성을 다해 수제 초콜릿을 만들고 있는 동생을 보며 당황해 하는 종석의 마음은 어쩌면 시청자들이 느끼는 공통된 의견들이었을 겁니다. 항상 용돈만 원하고 수시로 용돈을 달라고 요구하던 수정이 이렇게 정성을 들여 아빠와 삼촌들에게 선물을 하는 이유는 기념일에 잘 해야 평소에 용돈 받기가 수월해진다는 나름의 인간관계 방법이었습니다.

 

수정이 초콜릿을 만드는 모습을 본 종석은 과외가 끝난 후 슬쩍 지원에게 초콜릿 이야기를 꺼내지만 성 발렌타인 이야기를 꺼내며 철저하게 초콜릿 회사의 상술일 뿐이라며 무의미한 답이 돌아오자 종석은 쉽개 단념합니다. 스스로도 대단한 기념일이라 생각하지 못했지만 사랑하는 누군가가 생긴 현재로서는 그 감정들이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는 특별한 무언가가 간절해졌을 뿐이었지만 지원이 수제 초콜릿을 만들어 삼촌을 주는 것보다는 서로 못 받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하는 종석입니다.

승윤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 중 지원이 초콜릿을 사는 모습을 보면서 불안과 기대감이 오가는 종석은 자신이 아닌 삼촌에게 그 선물이 건네졌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물론 지원이 초콜릿을 사서 계상에게 주었는지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지만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은 정황 증거라는 점에서 종석의 판단이 틀렸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지요.

봉해진 선물을 뜯어 확인해 볼 수 없는 종석은 지레짐작으로 지원이 계상에게 초콜릿 선물을 했을 것이라 확신합니다.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지원이 한없이 밉기도 하지만 종석의 마음에는 여전히 지원 밖에는 없습니다. 지원이 쿠키가 먹고 싶다고 하자 서울에서 대전까지 쿠키를 전하러 갈 정도로 열정적인 그가 초콜릿 하나로 그 열정이 식을 수는 없는 일이니 말이지요.

종석의 사랑은 스스로 찾아가는 것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자신에게 건네지 않은 초콜릿을 스스로 찾아 먹으며 의미를 부여하는 그의 모습에서 가능성을 엿볼 수도 있었으니 말이지요. 편의점에서 우유를 사는 지원을 발견하고 초코바를 사달라며 구입한 초코바를 맛있게 먹는 종석. 그런 그를 바라보며 웃는 지원과 쓴웃음을 지어야만 하는 종석의 모습에서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그들의 마음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지원은 여전히 종석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습니다. 아니 조금도 의심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종석에게는 답답함으로 다가올지도 모릅니다. 여러 번 과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지원의 감정은 무미건조하다는 점에서 종석의 외사랑은 유통기한이 명확해지기 때문입니다.

바닷가에서 죽고 싶을 정도로 지원을 사랑하는 마음을 내비치고, 대전까지 쿠키를 전해주러 간 열정, 지원을 보기 위해 학교 청강생이 된 종석의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의심이라도 해볼 만 하지만 지원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그런 종석의 행동을 그저 이상한 선배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안타까움은 더욱 커져만 가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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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나고 퇴근을 준비하는 교무실에 한 무리의 여학생들이 선물을 들고 지석의 책상에 두고 갑니다. 바로 발렌타인 데이가 찾아왔기 때문이지요. 누구보다 먼저 선물을 전해주고 싶은 여학생들의 마음이 전날 선물을 전하는 방법으로 이어진 것이지요. 이런 모습을 보며 초콜릿을 사줘야 하나 고민하는 지선와 그런 그녀의 착각을 당황해 하며 '희망고문'하지 말라는 하선의 모습은 재미있기만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초콜릿을 산 하선은 발렌타인 데이에 큰 무게를 두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연인이 되어 맞이하는 연인들만의 공식적인 기념일을 그냥 보낼 수 없어 형식적인 선물을 준비했지만 하선의 마음이 바뀔 수밖에 없었던 것은 줄리엔에게 건넨 엄청난 초콜릿 선물 때문이었습니다. 양이 문제가 아니라 정성껏 만든 모습에서 자신의 초라한 선물은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지요.

모두가 잠든 밤에 수제 초콜릿 만드는 법을 인터넷에서 찾아 직접 설계도까지 그리며 시작된 그녀의 초콜릿 집은 정성이 가득한 선물이었습니다. 직접 쿠키를 구워 만들어낸 아름답기까지 한 초콜릿 집은 그 정성만큼이나 사랑이 가득한 선물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의 마음이 거절당한 진희는 다른 간호사들이 계상에게 초콜릿 선물을 샀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만 선물하지 않으면 이상할 것 같아 급하게 선물을 사옵니다. 하지만 다른 간호사들의 선물이 그저 형식적인데 비해 자신의 초콜릿은 너무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직접 만들지도 않았고 조금 그럴듯한 선물을 구입했지만 개인적인 감정이 단 1%도 섞이지 않은 다른 간호사들에게 계상은 형식적인 날 그냥 넘어갈 수 없어 준비하는 그런 초콜릿일 뿐이었습니다. 선물할 의도는 없었지만 사기는 했고 다른 간호사들의 성의 없는 선물과 너무 비교된 자신의 선물에 당황한 진희의 모습에는 여전히 계상에 대한 감정이 남겨져 보였습니다.

지석을 위한 선물을 만드느라 밤을 홀딱 세고 잠시 잠들었던 하선은 그만 지각을 하고 맙니다. 급하게 선물을 챙겨 택시를 타고 학교로 향한 그녀는 정작 중요한 선물을 택시에 놓고 내리고 말았습니다. 너무 늦지 않게 학교에 도착한 것은 다행이었지만 정작 밤새며 만들었던 선물을 두고 와버린 하선은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택시 차고지까지 찾아가 선물을 찾으려는 하선과 그렇게 하지 않아도 좋다며 받은 것으로 하겠다는 지석은 그녀가 만든 설계도를 보고 감동하고 맙니다. 자신을 위해 설계도까지 그려 만든 초콜릿 집은 그 정성만으로도 대단한 사랑이 느껴졌기 때문이지요. 하선을 위해 지석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저 좋은 레스토랑 예약해 함께 식사하는 것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습니다.

자신과 다른 선생님들이 받은 초콜릿을 모두 수거해 직접 설계도대로 초콜릿 집을 만들기 시작하는 지석은 하선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 수 있어 행복하기만 합니다. 하선은 자신이 탔던 택시 안에도 선물이 없음을 알고 실망하지만 그런 하선을 위해 지석은 하얀 거짓말을 합니다. 택시에 탔던 사람이 학교에 물건을 건네주어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말입니다.

약속 장소에서 포장된 선물을 보며 환하게 웃는 하선은 비로소 지석에게 선물을 건네며 행복해졌습니다. 하지만 선물의 정체가 드러나자 하선은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모양은 자신이 만든 것과 다름없었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곳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지석이 설계도대로 초콜릿 집을 만들며 의아해 했던 'WC'는 화장실이 아니라 화이트 초콜릿이었습니다. 하얗게 눈 쌓인 집을 만든 하선과 달리,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몰랐던 지석의 초콜릿 집에는 하얀 눈이 내리지 않았습니다. 

선물을 한 없이 좋아하는 지석을 바라보며 하선이 느끼는 감정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했습니다. 자신을 위해 아무런 말도 없이 비슷한 것을 만들어 안심시켜준 지석의 모습에서 헤아리기조차 힘든 큰 사랑을 발견할 수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지석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는 하선과 자신이 고마워해야지 무슨 말이냐며 행복해 하는 지석의 모습에는 진정 사랑하는 연인들의 애틋함이 담겨 있었습니다.

자신이 잃어버린 선물로 마음에 상처를 입지는 않을까 우려해 직접 만들어 자신 모르게 찾았다는 지석의 마음은 하선에게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동이었습니다. 그런 지석을 위해 하선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는 않았습니다. 그녀는 라이브도 가능한 레스토랑에서 과감하게 마이크를 잡고 자신의 마음을 지석에게 전달합니다. 그리고 전날 카페에서 아이유도 좋지만 하선은 100배 더 좋다는 말을 듣고는 아이유의 '좋은날'을 선곡해 지석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비록 노래는 아이유와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었고, 그런 하선의 노래를 들으며 자연스럽게 웃을 수밖에 없는 다른 손님들로 인해 분위기는 엉망이 되기는 했지만 지석에게 하선의 그런 모습은 감동 그 이상의 감동이었습니다. 하선의 노래를 들으며 환호를 하는 지석의 모습과 그런 지석을 위해 용기내서 못하는 노래이지만 최선을 다하는 하선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습니다.

사랑이란 이렇게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교감을 이루며 만들어지는 것이겠지요. 누군가의 일방적인 구애나 형식적인 관계가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온 사랑. 쉬운 듯 하지만 결코 쉽지 않은 그 사랑을 보여준 지석과 하선의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습니다. 발렌타인 데이 사랑을 속삭이고 수줍게 고백했던 수많은 이들에게 지석과 하선의 마음은 더욱 따뜻하고 행복하게 다가왔을 듯합니다.

사랑은 결과보다는 그 과정에서 보여주는 진솔함이 중요할 것입니다. 사랑의 결실이 결혼은 아니듯 사랑은 그 결과가 무엇이라 단정 지을 수는 없는 것이기에 더욱 과정은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이라는 단어만큼 익숙하고 흔한 것이 없습니다. 너무 일상적인 사랑이 특별하게 다가올 수밖에 없는 것은 그 사랑에 얼마나 진정성이 담겨 있느냐로 좌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하선과 지석이 보여준 사랑은 참 반갑기까지 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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