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1. 10:05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02회-지석과 하선의 동화 같은 사랑은 잔혹동화?

지석과 하선의 아름다운 사랑이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도 설래게 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아줄 수 있다는 점에서 그들의 사랑은 어쩌면 가장 모범적인 사랑이 될 수밖에는 없어 보이니 말입니다. 마치 한 편의 동화를 보는 듯한 그들의 사랑이 결과가 잔혹한 동화로 마무리된다면 김병욱 사단은 그림형제들이 되는 건가요?

김병욱 사단은 다시 한 번 잔혹동화를 보여줄까?




우리 삶에서 '정의'란 무엇일까? 종석은 삶 속에서 정의란 무엇인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해야만 하는 일들을 겪으며 책 속에서 구현되는 정의와 삶 속에 맞닥트린 정의 사이에 깊고 넓은 경계가 존재함을 깨닫게 됩니다. 고지식함으로 표현되는 종석의 가치관은 가족 간의 유대를 깨트리고 위기로 몰아넣어버렸다는 점에서 서로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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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행복한 하루 부부의 교감이 극대화되는 듯한 내상과 유선 부부는 그렇게 함께 집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주차 공간을 찾다 무리하게 비좁은 공간에 주차를 시도하다 옆집 외제차 범퍼를 부딛치고 맙니다. 살짝 긁힌 범퍼를 두고 이미 사고가 있었던 것이라며 밝히지 않고 넘어가려 했지만 이런 상황을 두고 볼 수 없었던 종석은 옆집 남자가 차를 보며 속상해하자 자신의 아버지가 그랬다고 솔직하게 밝히고 맙니다. 

 

외제차라 최소한 100만 원 정도의 수리비가 나올 것 같다며 한숨을 쉬는 부부는 그렇다고 사실을 그대로 밝힌 아들 종석을 나무랄 수도 없습니다. 잘잘못을 따져 정의를 실천하는 아들을 탓할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외적으로 표현하는 것과 달리 내상과 유선 부부의 뒤끝은 강렬했습니다. 내상은 수정에게 옷을 사줄듯 이야기를 하다 이 모든 것이 종석의 정의감으로 인해 날아갔다며 대리 복수를 사주(?)합니다. 

수정의 성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당연히 종석에게 분노를 표출할 것은 예견되었고 남매의 다툼을 막는 듯하면서 종석의 손발을 막아서며 수정이 충분히 분노를 표현할 수 있도록 하는 모습은 내상만이 가진 복수 방법이었습니다. 유선은 날아간 100만 원에 대한 아쉬움과 한탄은 식단으로 보여줍니다. 간장 한 종지와 부침개가 전부인 식탁에 분노한 수정과 다시 한 번 종석을 붙잡고 싸움을 말리는 내상의 모습은 뒤끝 제왕이 누구인지 잘 보여주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종석은 '정의'란 무엇인지에 고민하게 됩니다. 줄리엔에게 사진기를 빌려 만지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자 고장이 난거 아닌지 놀라며 우선적으로 종석의 표정부터 살피는 내상은 종석이 보고 있는데 거짓말을 하면 되느냐며 여전히 강렬한 뒤끝으로 아들 종석의 정의감은 비꼬고 있었습니다. 어렵게 '정의란 무엇인가?'란 책을 읽었다는 승윤은 읽기는 했지만 뭔지 알 수가 없다며 "정의란 무엇인가? 모르겠다 개코도"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그의 말은 곧 종석의 정의론이 되고 맙니다. 


급하게 외갓집으로 가던 내상 가족은 교통위반을 하며 경찰의 정지 신호를 받게 됩니다. 어설프게 넘어갈 수도 없는 것이 종석이 함께 타고 있다는 사실은 그들을 힘겹게 합니다. 그럼에도 교통경찰이 신분증을 요구하자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합니다. 이미 정의란 개코라는 결론을 내린 종석은 자연스럽게 거짓말로 아프다고 연기를 합니다. 운 좋게 위기상황을 벗어나며 한없이 행복해하는 가족의 모습을 보며 종석이 느끼는 그 미묘한 감정은 어쩌면 우리가 삶 속에서 너무 빈번하게 느끼는 괴리감이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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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있기만 해도 좋은 지석과 하선. 그들은 정말 사랑하는 연인의 모습 그 자체였습니다.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은 많지만 지갑 안에도 상대의 사진을 담고 싶다는 지석과 하선은 함께 사진을 고르기로 합니다. 하선의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한없이 행복하기만 합니다. 

소위 말하는 굴욕 사진하나 없는 하선의 모습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습니다. 잠자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지석에게 한사코 보여주기 싫어하는 하선의 모습 속에는 열정적인 사랑이 만들어낸 본능이 드러나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태국 여행을 가서 찍은 사진을 보며 그들은 추억과 미래를 각자 나눕니다. 과거 여행에서 맛봤던 열대 과일인 '아떼모야'는 죽기 전에 먹고 싶은 단 한가지의 음식이라고 하선이 표현할 정도로 그녀의 기억에 강렬함으로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이 그토록 좋아하는 음식이 태국에 있다는 생각에 신혼여행을 태국으로 가야하나 라고 생각하는 지석에게는 둘만의 미래가 벌써 그려지고 있었습니다. 태국이란 지역을 두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각자의 기억들이 드러난 이 장면은 이후 하선이 몸살로 눕게 된 상황에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수업계획서를 힘겹게 작성해놓고도 저장 잘못으로 인해 모두 날려버린 지석은 밤새워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산더미 같이 쌓여있는 일로 힘겨워하던 지석에게 응원하듯 다가온 하선은 천사나 다름이 없었습니다.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저녁을 싸들고 온 하선은 그저 응원에서 그치지 않고 함께 일을 나눠 해줍니다. 혼자서 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을 하선의 도움으로 제법 일찍 끝내게 된 지석은 이런 상황들이 너무나 행복하기만 합니다. 

사랑하는 연인이 자신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오는 것도 행복했지만 자신의 일을 아무런 말없이 도와주는 모습은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행복 그 자체였으니 말이지요. 라디오에서 유성우가 쏟아진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학교 옥상에서 별똥별을 함께 보자고 합니다. 하지만 흐릿한 서울 하늘에서 유성우를 확인하기는 힘들었고 힘겹게 일을 하고 추운 날씨에 옥상에서 해뜰 때까지 있어야 했던 하선은 감기에 걸리고 맙니다. 

하선에게 별을 따다주겠다는 약속을 한 지석은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별을 어떻게 구해야 하는지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천문대에 문의를 하더니 영어가 익숙한 수정을 깨워 미 NASA에 연락해 운석 조각을 구입할 수 있냐고 물어보라고 할 정도로 사랑에 미쳐있었습니다. 그런 행복은 학교에 나와서 모두 깨지고 말았습니다. 하선이 몸살이 심해 학교에 나올 수 없다는 말을 듣고는 정신없이 하선의 집으로 달려간 지석은 안절부절 하기만 합니다. 

진희가 죽을 만들어 주어도 입맛이 없어 좀처럼 아무것도 먹지 못한 채 힘겨워 하는 하선의 모습에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하던 지석은 그녀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기억해내고 구매하기 위해 수소문을 합니다. 당장 태국으로 날아가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그건 힘들고 제주에서 '아떼모야'가 재배되고 있음을 알고는 곧바로 제주까지 향한 지석은 잠시도 쉬지 않고 '아떼모야'를 들고 곧바로 항공사에 전화를 하던 그는 나무에 머리를 부딛치며 쓰러지고 맙니다.

그렇게 쓰러진 지석의 눈앞에는 별이 둥둥 떠 있습니다. 한 손에는 하선이 죽기 전에 맛보고 싶은 최고의 음식이라 칭한 '아떼모야'가 있고 몸살로 몸져눕게 만든 별이 눈앞에 있는 이 상황이 지석에게는 가장 행복한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떼모야와 별을 하선에게 전해주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한없이 즐겁기만 한 지석의 모습이 행복함과 불안함으로 함께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합니다. 

김병욱 사단이 마음껏 웃게 하고는 결과적으로 지독한 현실에 입각한 염세주의가 지배하고는 했었습니다. 현실은 시트콤에서 그려지듯 그렇게 행복할 수는 없다는 그의 지론은 전작들에서 그대로 재현되며 언제나 아쉬움과 불안함 그리고 한숨이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이번 '하이킥3'라고 달라질 것은 없어 보입니다. 

전작들을 비틀며 새로운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과연 김병욱 사단이 행복한 이야기로만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 믿는 이들은 적습니다. 그렇기에 유일하다고 볼 수 있는 지석과 하선의 달달한 연애마저도 행복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일 것입니다. 이적의 아내가 누구일지 알 수는 없지만 시작부터 밝힌 이적을 제외한다면 과연 '하이킥3'에서 드러난 러브 라인이 현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들이 존재하기나 할까 의구심을 가지게 합니다.

이적이 중심인물이 아닌 화자 형태로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그들의 사랑은 그저 지극히 현실 속 부정적인 모습으로 점철되어 그저 허튼 사랑으로 마무리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너무나 아름다운 동화 같은 사랑을 보이던 지석과 하선이 잔혹 동화의 주인공이 될지 아니면 그런 잔혹한 동화마저도 아름답게 재해석하는 디즈니의 만화 같은 결과가 될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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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8
  1. Favicon of https://eunbangkoo.tistory.com BlogIcon EUNBANGKOO 2012.03.01 11:4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지석과 하선의 연애가 워낙 애틋해서 그런지 @_@ 잘됐으면 하는데;; 여지껏 하이킥이 그래왔듯 그렇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만 드네요. 글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3.01 12:16 신고 address edit & del

      달달한 그들의 로맨스를 불안하게 봐야 한다는 것이 김병욱 사단이 만들어낸 한계이자 아쉬움이란 생각이 드네요. 어떤 식이든 자신의 틀 속에 박힌 그들의 모습이 이렇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니 말이지요.

  2. 김병욱식 2012.03.01 15:42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까지 하이킥 시리즈를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김병욱 감독은 남녀간의 사랑이 달콤하긴 하지만, 언제든지 맺어기도 하고 깨어지기도 하는, 마치 자연현상 같은 것이었며, 진짜 보여주고자 하는 얘기는 그 달달한 로맨스와 붙붙어다니는 사회비판적 하이코미디죠. 종석의 경험은 최근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난 어떤 사건들을 풍자한 것 같습니다. 도둑이야 했더니 도둑은 안잡아가고 그 소리한 사람 잡아간 몇몇 사례들, 아시잖아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3.02 10:10 신고 address edit & del

      그런 사회적인 비판 정신도 많이 약해졌지요. 스스로 그런 사회적 이슈에 동참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고. 전작들에 비해 그런 비유와 풍자들이 약해진 것도 사실입니다.

  3. 내상부부 2012.03.01 16:17 address edit & del reply

    아무리 사업이 망하고 형편이 어려워도 그런 기본적인 양심까지 어기면 안되는건데...

    애초에 뒷차를 박은 내상의 잘못을 종석의 잘못으로 돌리는 태도가 너무 밉상이네요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3.02 10:11 신고 address edit & del

      밉상인데 우리의 일상이기도 하지요. 누구나 종석처럼 당당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은게 우리의 현실이니 말입니다.

  4. 이상하네요 ㅎ 2012.03.01 21:22 address edit & del reply

    글이 아무리 세어봐도 102개인데 103건의 글이 있다고 나와있네요 ??
    아 그리고 ㅎㅎ 항상 잘보고있어요 마치 다시한번 보고 놓친것을 찾을수 있어서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03.02 10:12 신고 address edit & del

      아..한 회차에 두 개의 포스팅을 작성한 적이 있습니다. 그것 때문인 듯하네요. 그런 감정을 느끼고 계셨다니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