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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Shot Drama 단막극

보통의 연애 1회-유다인이라는 존재가 주는 매력, 흥미롭다

by 자이미 2012. 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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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용의자 아버지를 둔 딸과 살해당한 형을 둔 동생이 만나 너무나 평범한 연애를 꿈꾸는 이들의 사랑은 흥미롭습니다. 너무 슬퍼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는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어느 날 벌어진 살인 사건으로 인해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의 집안이 파괴되고 구제될 수 없는 상처를 안고 있는 이들의 사랑은 과연 가능할까요?

매력적인 이야기와 유다인이 감성을 자극한 다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잔인한 살인사건. 사법고시까지 통과한 청년이 잔인하게 살인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범인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살인용의자인 주평(이성민)은 7년 동안 쫓기는 신세로 살아갑니다. 아버지가 살인용의자로 쫓기고 있으니 남겨진 가족마저도 그 살인의 그늘에서 자유롭지가 못합니다. 

관광 안내소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는 윤혜(유다인)는 자신이 죄인이 아님에도 언제나 죄인처럼 옥죄인 삶을 살아야만 했습니다. 아버지가 살인용의자로 지명수배가 된 상황에서 남겨진 할머니와 자신이 언제나 그 지독한 울타리 속에 갇혀 헤어 나올 수 없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할머니는 아들이 살인을 저질렀다는 생각에 동네일을 자신의 일이라 생각하고 합니다. 아들이 저질렀을 지도 모를 일에 책임감을 느끼는 그녀에게 이런 일들은 당연한 책임감처럼 다가오니 말입니다. 관광안내소에서 아무 문제없이 일을 잘하고 있는 그녀이지만 자신의 아버지인 주평의 지명수배자 사실이 공개되면서 살인자의 딸이 이곳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위에서 반가워하지 않는다며 그만두기를 강요합니다. 

자신은 의식하지 않으려 하지만 주변에서 먼저 나서 문제를 환기시키는 상황은 그녀를 힘들게만 합니다. 관광 가이드를 하며 살고 있는 그녀는 이일이 즐겁고 행복합니다. 하지만 자신에게 더 이상 일을 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상황 속에서 그녀가 택할 수 있는 것은 분명한 한계를 가질 뿐입니다. 가이드를 하던 길에 자신을 찍는 남자를 발견하고 그녀는 자신을 찍은 사진을 지워 달라 요구합니다. 

낯선 남자의 카메라에 찍힌 자신의 사진과 그 연속된 사진을 삭제 해달라 요구하는 윤혜는 그 남자 재광(연우진)이 자신을 개인적인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아버지 일로 인해 자신의 감정마저 버리고 살아야만 했던 윤혜에게 이런 낯선 만남은 불안과 반가움으로 함께 다가옵니다. 작은 도시에서 이미 자신은 그 어떤 행복한 것도 꿈꿀 수 없는 입장이 되었다는 점에서 낯선 사람과의 만남은 그녀에게는 유일한 행복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사진작가인 재광은 의도적으로 윤혜에게 접근하고 안내 역시 그녀를 직접 언급해서 함께 하게 됩니다. 그 의도적인 접근이 마냥 싫지는 않은 윤혜는 이 낯선 즐거움을 조금씩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나기기 시작합니다. 사진작가를 위해 안내를 하던 그윤혜는 자연스럽게 그 남자의 낯설음에 매력을 느끼기 시작합니다. 경계하고 자신을 억제하며 살아야만 했던 그녀에게 재광이라는 존재는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윤혜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 자란 동네 친구 대웅(최민)은 무식하지만 졸부인 부모로 인해 어려움 없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에게는 오직 윤혜만이 유일한 존재이지만 그의 부모도 윤혜마저도 대웅을 탐탁하지 않게 봅니다. 모든 것들이 분명해야만 하는 윤혜는 타인들이 보기에는 날카로워 보이기만 합니다. 하지만 아버지로 인해 모든 것들을 분명하게 하지 않으면 불안하기만 한 그녀에게는 어쩔 수 없는 집착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살인자가 아니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현실은 모두가 그녀의 아버지가 살인자라고 이야기합니다. 

아버지마저 도망자 신세로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할머니는 자신의 아들이 범인이 아니라고 확신을 하면서도 동네 사람들에게 미안해하기만 합니다. 부정하려 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에 그녀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성당에서 신부와 만나 자신을 이야기하는 정도가 전부입니다. 

그녀는 이 낯선 만남에 행복해 하지만 재광은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그녀에게 접근을 했습니다. 윤혜의 아버지인 주평의 행방을 찾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녀의 사진을 찍고 집으로 찾아가 흔적을 찾는 행위 자체가 그녀에 대한 애정이 아닌 오직 그녀의 아버지가 어느 곳에 있는지 알기 위한 행위의 연장이었을 뿐입니다. 

어린 시절 자신의 기억 속에 단단한 모습으로 남아있던 윤혜는 7년이 지난 현재에도 변함이 없습니다. 자신은 모두 기억하고 있지만 그녀의 기억 속에는 사라져 있던 그 남자의 등장으로 인해 그녀의 닫힌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억눌린 감정으로 살아가고 있는 그녀가 이 억눌린 상황을 벗어날 길은 좀처럼 보이지 않습니다. 

할머니를 두고 다른 도시로 갈 수도 없고 그렇다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도 못한 그녀가 평범한 삶도 살 수 없다는 점에서 그녀에게 재광은 어쩌면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잠시나마 풀어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사진작가로 책까지 내고 좋은 외모를 가진 이 남자. 어쩌면 윤혜가 한번쯤 연애 감정을 가지고 사랑하고 싶은 남자였을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서울로 돌아간다는 그에게 윤혜는 "그럼 함께 잘까요?"라는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그녀의 외로움과 힘겨움이 함께 묻어나 있었습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그녀가 가지고 있는 현재의 모든 것이니 말입니다. 비가 쏟아지는 겨울 그 차가운 저녁 자신을 몰아붙이는 대웅의 어머니와 그 지독한 굴레가 재광에게도 전해진다고 생각한 그녀는 자신을 따라나선 재광에게 벽보에 붙은 살인용의자 수배 전단을 가리키며 저게 바로 내 아버지라고 이야기합니다. 숨기고 싶었던 진실을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그게 전부였으니 말이지요. 

자신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생각했던 재광이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답변을 하자 놀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떻게 그 사실을 알았을지 의문이니 말입니다. 자신의 사진을 찍고 집까지 찾아왔었던 이 남자의 정체는 바로 아버지가 죽였다는 남자의 동생이었습니다. 살인자의 딸과 살해당한 피해자의 동생이 만난 이 지독한 운명은 차가운 겨울비보다 더욱 차갑게 윤혜의 가슴을 찌르고 있었습니다.

4부작으로 기획된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보통의 연애'는 무척이나 매력적인 작품입니다. 살인 용의자로 쫓기는 아버지와 그로 인해 힘겨운 삶을 살아야만 하는 딸과 피해자 동생이 만나 사랑이라는 감정을 키워나간다는 점에서 이야기는 강렬한 매력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그랬듯 금지된 사랑이 더욱 매력적일 수밖에 없듯, 그들의 이루어질 수 없는 근원적인 한계가 그들이 추구하는 '보통의 연애'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2004년 <건빵 선생과 별사탕>으로 데뷔한 유다인은 무척이나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백진희와 유사한 성장 과정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지요. 물론 유다인이 좀 더 오랜 시간 활동을 하고 TV와 영화 등에서 더욱 많은 주목을 받았다는 점에서 백진희와의 비교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둘 모두 작은 영화에서 매력을 발산하고 단편 드라마를 통해 주인공으로서 가치를 증명 받은 후 스타로 발돋움을 하기 시작하는 과정이 무척이나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2010년 최고의 독립영화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던 <혜화, 동>은 그녀에게 영평상 신인여우상을 안겨 주었고 이 성공은 그녀에게 다양한 영화와 드라마 출연을 가능하게 해주었습니다. 올 해로 데뷔 8년 차가 되는 그녀는 7년 차 신인 연기상을 받으며 제법 늦은 주목을 받았지만 스스로 이정도 속도가 자신에게 가잘 걸 맞는다고 말할 정도로 대기만성 형 배우입니다. 상반기 방송 예정인 <아버지와 딸>이라는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으며 화려한 비상을 꿈꾸는 유다인의 매력을 아직 확인하지 못하신 분들에게는 <보통의 연애>가 그녀를 제대로 알 수 있게 해줄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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