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3. 10:07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04회-계상과 이별은 지원의 죽음을 암시하고 있다?

스토커가 아니라면 사랑이란 언제나 행복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물론 그 사랑이 자신의 마음처럼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없다고 해도 사랑이라는 자체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계상을 사랑하는 지원과 그런 지원을 사랑하는 종석의 마음은 모두가 같을 뿐 다를 수는 없습니다. 

엇갈리는 감정들 사랑은 아프기만 하다




사랑이라는 단어는 너무 익숙하고 흔해 머리에 쥐가 날 정도입니다. 종교, 사회, 문화 전반을 장악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가치는 분명 인간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만큼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겠지요. 내상과 유선 부부의 감정싸움과 계상과 지원, 지원과 종석의 엇갈리는 사랑이라는 감정 역시 우리가 익숙하게 경험하는 사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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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상과 유선의 사랑은 어쩌면 결혼한 이들이라면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 중 하나일 것입니다. 서로 사랑해 결혼을 하고 그렇게 부부의 연을 맺어 살아가지만 언제나 그 사랑이라는 감정들만 가지고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사랑이 익숙해지면 습관처럼 행위들이 이어지고 생활 속의 사랑은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될 뿐 연인들의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이야기될 수는 없습니다. 

 

내상 입장에서는 이미 가족의 일부분이 된 유선에게 특별한 감정을 내세워 낯간지러운 사랑을 이야기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선의 입장에서는 연애를 하던 때와 결혼을 한 지금도 여전히 자신을 여자로 봐주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대로 변함없이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부부동반 식사자리에서 내상과 그 친구들이 보여준 서로 다른 와 함께 한 식사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내상의 모습은 전형적인 가부장적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자신의 아내를 챙겨주는 다른 부부들과는 달리, 자신의 입만 생각하고 심지어 다른 사람들을 위해 커피라도 가져오라는 내상의 발언은 유선으로서는 황당할 정도입니다. 

이런 유선의 불만에 내상의 대안은 점입가경입니다. 여왕대접을 해달라는 유선의 마음을 뒤끝 대 마왕답게 지리멸렬하게 복수를 합니다. 여왕대접을 해준다며 음식을 크게 담아 입에 넣어 힘겹게 하지를 않나 드라마 소품인 여왕복을 가져와 노골적으로 유선을 비웃음거리로 만드는 과정들은 졸렬할 정도입니다. 물론 손바닥도 부딛쳐야 소리가 난다고 유선 역시 내상과 비슷한 유형의 존재이지요. 

감정싸움에 빠져 모두가 이상하게 바라볼 정도이지만 둘의 감정싸움은 점점 심해져만 갑니다. 급기야 부부동반 모임에 여왕 복장을 하고 가겠다는 유선과 이런 유선을 위해 마차까지 동원하는 내상의 감정 대립은 결국 모두의 웃음거리가 되고 나서야 잠잠해집니다. 


사랑이란 위대하게 혹은 거대한 담론으로 다가오기도 하지만, 때론 유선과 내상 부부처럼 한없이 철없고 어처구니없이 표현되어지기도 합니다. 이들 부부의 행동이 당황스럽기는 하지만 이들이 사랑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사랑하지 않으면 이런 유치한 짓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들의 당황스러운 행동이 당혹스럽기는 하지만 분명 사랑인 것만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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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상의 편지를 읽지도 않고 태워버린 지원은 한없이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자신이 어떻게 해야만 하는지도 알고 있고 그렇다면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것이 바로 사랑이라는 감정입니다. 머리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심장은 여전히 미련하게도 사랑이라는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계상을 찾아 조르듯 놀이공원에 함께 가고 그곳에서 홀로 행복한 추억들과 기억들을 저장하는 지원의 모습에는 그녀가 만들어가는 이별 공식이 존재해 있었습니다. 계상이 자신을 왜 싫어하는지 그리고 왜 자신의 마음을 받아줄 수 없는지 이해하기 힘들지만 애써 그 대답을 들으려고 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그 대답은 계상이 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계상으로서는 어쩌면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부탁이기에 어쩔 수 없이 지원과의 놀이공원에 함께 했지만 지원에게는 자신이 영원히 간직할 수 있는 추억을 담아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극단적인 지점에서 서로를 바라보게 합니다. 계상에게는 이성적인 감정을 한 번도 느낄 수 없었던 대상의 이런 행동이 이해하기 힘들 뿐입니다. 지원이 말하는 "가장 힘들고 외로웠을 때" 그 자리에 자신이 있었고 계상 역시 그런 상황이 아니었냐는 지원의 물음은 계상에게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 질문으로 다가옵니다. 

누군가를 의지하고 싶어 하는 마음. 이런 마음들 역시 큰 범주에서 사랑이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지요. 그 자체가 사랑은 아니지만 믿음은 곧 그 대상에 대한 깊이 있는 관심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고 이는 사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항상 혼자이거나 홀로 모든 것을 감내하고 소화시키던 지원에게 계상이라는 존재는 정말 특별한 존재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본능적으로 계상이 자신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지원이 계상을 마음에 담아두고 사랑이라는 감정을 쌓아갈 수밖에 없었음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일정 부분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지원이 느끼는 그런 감정 선들이 계상에게는 유효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원의 아픔과 고통을 이해하고 치유해주고 싶은 마음도 넘쳐나지만 문제는 이런 감정이 이성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좀처럼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계상이 처음으로 지원에게 아픈 모습들을 드러내기는 했지만 계상은 그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원 앞에서 굵은 눈물을 보이기도 했고,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를 지원을 위해 과감하게 깨트려버리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행동들이 사랑은 아니라고 하는 계상의 모습을 지원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통상적으로 이런 모습들이 더해지며 자연스럽게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확장되는 것인 인간일 텐데 계상에게는 그 단계가 생략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강제적으로 만들어낸 계상과의 놀이공원 여행은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추억과 사랑을 간직할 수 있는 행위였습니다. 설원 여행과 놀이공원 여행을 통해 얻은 계상과의 행복한 기억과 사진들은 그녀가 평생 간직하고 싶은 사랑이었습니다. 비록 그 사랑이 세상에서 이야기하는 방식의 올바른 사랑은 아닐지 모르지만 철저하게 자신을 잠근 채 마음속에 담아둔 계상과의 사랑을 추억하며 살겠다는 지원의 다짐과도 같은 행위였기 때문입니다. 

지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또 다른 남자는 종석입니다. 지원이 계상을 좋아하듯 종석은 지원을 일방적으로 좋아합니다. 말도 안 되는 상황들까지 만들어내면서까지 지원에 대한 사랑을 보여준 종석은 지원이 계상을 사랑하는 것 이상으로 그녀를 사랑합니다. 

홀로 떠나는 여행에 함께 하려다 당일치기가 아니라는 말에 정성껏 만든 도시락과 핫팩을 건네는 종석은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줍니다. 언제 올지도 모르는 지원을 위해 추운 날 정류장에서 지원을 기다리는 종석의 모습은 지원의 일방적인 감정과 너무 닮아 있었습니다. 이런 종석의 모습을 보면서 지원이 자신을 좋아하지 말라는 말은 무척이나 이기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은 타인에게 동일한 방식으로 자신의 사랑을 강요하고 있으면서, 타인이 자신과 동일한 방식으로 사랑을 이야기하는데 받아줄 수 없다는 말은 아이러니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지원의 거부가 당연하고 정상적이라고 볼 수 있지만 동일한 아픔을 공유하고 감정을 이야기하고 있으면서 종석의 감정을 거부하는 일은 자신의 감정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과도 같기 때문입니다. 

 

엇갈리는 감정들로 서로의 유사성을 찾은 종석과 지원이 어떤 감정 선을 유지하고 이끌어갈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감정들을 정리하는 시간들을 가질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르완다로 간 계상은 영원히 돌아오지 않고, 내상과 유선 부부는 성격차이로 이혼하고, 평생 사랑할 것 같던 지석과 하선은 헤어지고, 지원과 종석 역시 이뤄질 수 없는 사랑으로 마무리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런 상황들 역시 우리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김병욱 사단의 마무리 방식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어떤 결론을 내든 그들의 몫이지만 합리적인 결과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자연스러운 바람이겠지요. 과연 그들의 관계들은 어떤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지원의 과거 기억들과 중간에 개입되어 드러났던 그림 속 뒤돌아 서 있는 여인과 지원의 모습이 슬픈 결말로 이끄는 단초가 된다면 이는 지원의 성찰일까요? 아니면 죽음일까요?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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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Comment 2
  1. 불안하다 2012.03.03 13:20 address edit & del reply

    내가 나중에 안내상처럼 될까봐 두렵다.

    다섯글자로 멘탈쓰레기.

  2. Favicon of http://shoesmell19s.tistory.com BlogIcon 신발냄새나는시발녀석 2012.03.03 14:3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사랑
    시절인연, 타이밍......
    사랑은 짝사랑일 수 있는데 짝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게 문득 떠오르네요.
    일방적......일방통행......
    일방적이라......
    왜 한 쪽만 치우칠 수밖에 없는 건지-
    왜 기우뚱할 수밖에 없는 건지-
    후우-
    사랑하는 자여, 그대의 이름은 약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