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3. 9. 10:07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 108회-반전 없이 이적의 아내는 진짜 백진희가 될까?

카메오들이 연일 출연하며 다양한 에피소드 만들기에 분주한 그들이 이번에는 하숙생 김범을 불러 시크릿 가든을 시트콤 화시켜 많은 재미를 담아주었습니다. 107개의 공포증에 시달리는 김범과 신데렐라를 꿈꾸다 지친 수정의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하지만 이보다는 진희가 이적의 아내가 될지에 대한 궁금증이 더욱 컸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사실인가 봅니다.

107개의 공포증 가진 김범과 이적의 마음을 훔친 진희?




'시크릿 가든'은 지금도 생각해 보면 참 잘 만들어진 드라마였던 듯합니다. 그렇고 그런 재벌 이야기로 치부할 수 없었던 그들만이 가질 수 있는 기묘한 재미는 시간이 흘러도 그 가치는 더욱 빛나 보이니 말이지요. '하이킥3'가 '시크릿 가든'의 일부를 차용해 김범의 카메오 출연을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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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싶은 것은 많지만 빈궁함이 발목을 잡아 씁쓸하게 발길을 돌려 집으로 향하려던 수정은 의외의 상황과 마주합니다. 자신과 같은 엘리베이터에 탄 남자가 문이 닫히고 움직이기 시작하자 상황을 무척이나 두려워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지요. 쓰러지기 일보직전인 그 남자의 손을 잡아주며 안정을 시키고 무사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수 있게 도와준 수정은 의외의 인연에 당황해합니다. 

 

말로만 들었던 신데렐라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구해준 그 남자는 바로 그 백화점의 사장이었고 어린 시절 엘리베이터에 갇혔던 기억으로 폐쇄공포증에 시달렸던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살려준 수정에게 보답을 하겠다며 백화점 안에 있는 무엇이든 마음에 드는 것이 있으면 골라보라고 이야기합니다. 그렇지 않아도 자신에게 손짓하던 봄 옷을 이야기하자 마네킹에 있던 옷만이 아니라 매장의 옷을 전부 다 선물하는 김범으로 인해 수정은 행복해합니다. 

집으로 돌아온 수정에게 질문은 쏟아질 수밖에는 없고 거짓말 같은 사실이 현실이라는 것을 알게 된 가족들 역시 이런 현실이 믿기지 않는 것은 당연했습니다. 본격적인 데이트가 시작되며 수정은 자연스럽게 거짓말을 하기 시작합니다. 고등학생이라는 신분으로 그를 만날 수는 없었기 때문이지요. 자신을 명인대 3학년이라고 속인 수정의 데이트는 그렇게 행복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의 문제는 수정을 힘겹게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날카로운 것들에 대한 공포를 가진 김범은 스테이크를 먹으러 와서 포크와 나이프를 보고는 두려워합니다. 어쩔 수 없이 손으로 스테이크를 먹는 행위 자체는 당황스러웠지만 참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런 김범의 공포증은 이제 시작일 뿐이었습니다. 건물 1층에 내려서자 많은 사람들 앞에 두려움을 가진 그는 광장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었고 그런 그를 위해 눈을 가려주는 수정의 모습에 김범은 마음을 빼앗기고 맙니다.

자신의 공포증까지 사랑해주는 수정이 마음에 든 범은 그녀의 집엘 가고 싶다고 하고 수정은 선단 공포증이 있는 그를 위해 집 안에 있는 모든 가구의 뾰족한 부분들을 테니스 공으로 마감하기에 바쁩니다.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수정의 집으로 들어선 범은 자신의 공포증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한꺼번에 이야기를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도트 무늬에 대한 공포증, 여러 명이 자신을 쳐다보는 것도 힘겨워 하던 범은 수정의 방에 올라가다 고소 공포증까지 털어놓자 수정은 그 수많은 공포증에 그만 지쳐버리고 맙니다. 

의사를 찾은 김범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공포증을 나열하기 시작합니다. 폐쇄와 선단, 광장 공포증은 그저 시작 일 뿐이었고 끊임없이 쏟아지는 공포증은 무려 107개나 되었습니다. 모든 상황들이 공포증이라는 단어 속에 귀결되는 김범에게는 사는 것 자체가 공포 일 수밖에는 없었나 봅니다.


누구에게나 공포증은 존재합니다. 김범처럼 극단적으로 수많은 공포증을 가진 이들은 존재하지 않지만 복합적인 공포증을 가지고 살 수밖에 없는 현대인들에게 카메오로 출연해 '시가'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던 김범이라는 존재에게 동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물질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세분화되고 집요하게 현대인들을 위협하는 공포증이라는 실체가 더욱 치열하게 우리를 공격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너무 복잡하게 살아가도록 강요받는 현대인들에게는 김범의 107개의 공포증까지는 아니겠지만 수많은 공포증을 유발시키며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2

보건소 일과 공부를 병행하고 있는 진희을 안타까워하던 하선은 다짐을 합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전히 잊지 못하고 있는 계상을 대신할 수 있는 남자 친구를 만들어주겠다는 다짐 말입니다. 힘들수록 옆에서 위로해줄 수 있는 존재가 얼마나 소중한지는 자신이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렇게 시작된 진희의 남친 만들어주기 프로젝트는 이적과의 만남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주변에 계상을 잊을 수 있도록 해줄 존재가 많지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나마 안면이 있는 이적이라는 존재는 특별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우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진희에게는 그 무엇보다 좋을 것이란 확신을 가졌지요. 많은 형제들이 있지만 어려운 가정 형편에 마음껏 젊음을 즐기지도 못하고 항상 현실적 한계에 부딛히며 살아가야 하는 진희를 위해서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존재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지요. 

이적과 진희가 연인이 될 수 있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겠다고 다짐한 하선은 즉시 이적에게 전화를 걸어 식사 약속을 잡고 진희에게는 자신과 함께 외식을 하자며 고급 레스토랑으로 향합니다. 이미 나와 있던 이적은 반갑게 그들을 반겨줍니다. 과거 같았으면 자신을 뜯어먹으려 안달이 났다며 싫어했겠지만 그들의 속마음을 듣게 되고 느끼게 되면서 이적은 계상 집 여자들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하선과 진희가 함께 나온다는 말에도 거부감 없이 행복했던 것은 그들이 최소한 자신의 지위에 탐을 내는 속물들은 아니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었지요. 내심 진희를 좋아했던 이적으로서는 하선이 마련해준 자리가 행복하기까지 했습니다. 노골적으로 이적과 진희를 엮어주려는 모습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그들에게는 행복한 저녁 자리였습니다. 

언제나 계산은 이적의 몫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습니다. 일찍 계산을 하고 나온 하선은 진희에게 무조건 내 말을 들으라며 2차를 가자고 합니다. 와인 바에 가서 술을 함께 마시면 자연스럽게 속마음을 털어놓게 되고 이적과 진희의 관계 역시 급진전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졌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런 하선의 의욕은 마음만 너무 앞서다 보니 계단에서 굴러 떨어지는 불상사와 함께 하게 됩니다. 

괜찮다고는 하지만 이마가 찢어져 피가 흐르는 하선은 급하게 병원으로 옮겨집니다. 피를 흘리고 정신을 잃은 상황에서도 이적과 진희를 위해 뮤지컬 티켓을 건네며 꼭 함께 가라는 말을 남기는 하선의 집념은 대단했습니다. 문제는 진희가 이적에게 그리 관심이 많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적은 진희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지만 그런 포인트들 모두 계상을 위한 연극이었음을 이적만 알지 못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는 이적과 함께 택시를 타고 가던 진희는 급하게 택시에서 내려 길을 가다 이적에게 달려가 뮤지컬 티켓을 건네며 도저히 안 되겠다며 친구들과 함께 가라고 합니다. 하지만 택시에 내린 이적은 자신은 함께 갈 사람도 없으니 진희가 친구들과 함께 가라며 티켓을 건넵니다. 그런 그들의 티켓 떠넘기기는 화장실이 급한 진희에게 마지막으로 건네지며 끝이 납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듯 하지만 여자에게 인기 없었던 이적은 딱히 많은 이들과 친분을 가지지도 못했습니다.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사람도 극히 적은 상황에서 뮤지컬 티켓은 무용지물이었지요. 자신이 싫어서 티켓을 양보했다고 생각한 이적이 그나마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진희를 위해 티켓을 양보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는 점은 흥미롭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목말라하던 이적이 과연 진희에게 사랑이라는 감정을 격하게 느끼고 있었는지 궁금해지니 말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호기심을 느끼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자신의 여자라고 생각하는 존재는 없었다는 점에서 진희의 존재는 특별함으로 다가옵니다. 하선과 진희 그리고 수정으로 한정된 아내 중 보다 진전된 에피소드를 가진 진희라는 존재는 그래서 의미를 가지고 다가옵니다. 문제는 김병욱 사단이 이렇게 결정내고 마무리시킬 것 같지는 않다는 점입니다. 

살신성인하듯 자신의 몸을 던지며 둘의 관계를 위해 보여준 하선의 열정에 사랑을 담아내며 이적의 아내가 하선이 될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후반부로 가면 갈수록 지석과 하선의 에피소드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고 지석의 표정들이 전반적으로 어둡게 묘사되고 있다는 점에서 반전의 씨앗은 뿌려지고 있는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여전히 정리되지 못한 관계들이 산재한 상황에서 처음부터 결정되었던 이적의 아내를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처음 만남을 가지 던 시점으로 리셋이 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줄리엔은 다시 미국으로 떠나고 진희 역시 자신의 일을 찾아 떠나게 되고, 내상의 가족 역시 다시 자신들만의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게 되는 상황 역시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여전히 명확한 것이 없는 '하이킥3'는 남은 시간 동안 그들에게 촘촘하게 드리워있던 운명이라는 끈을 정리하는 시간들로 채워질 듯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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