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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더킹 투허츠 3회-왜 우리에게는 이승기 같은 존재가 없는 것일까?

by 자이미 2012.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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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이 여전히 대립 중이라는 엄연한 현실 속에서 우리의 가장 큰 고통이자 아픔은 분단입니다. 이 분단이라는 상황은 수많은 분쟁을 만들고 여전히 이런 분쟁을 이용해 권력을 유지하려는 존재들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드러낸 가치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미국과 중국에게 당당한 이승기, 우리가 바라는 존재 아니던가?

 

 

남한의 왕제와 북한 고위 간부 딸의 만남과 사랑이라는 흥미로운 소재와 이승기와 하지원이라는 절대 강자들이 만남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매혹적입니다. 여기에 악의 상징이 되어가는 윤제문이 제대로 된 악역에 도전하면서 드라마의 풍미는 더욱 커져만 갑니다.

2회에서 마술에 심취한 사이코패스 무기거래 조직의 보스가 된 봉구(윤제문)의 모습은 기괴한 악마성이 그대로 드러나며 완벽한 악의 화신이 등장했음을 알렸습니다. 항상 웃으며 자신이 생각에 모든 이들이 응해주기를 바라는 응석받이 아이같은 봉구는 그래서 진정 악의 화신일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이 가진 힘이 막강함을 알고 있는 그는 일부로 자신의 권력을 드러내는 방식보다는 마술을 통해 호감을 사고 이를 통해 잔인한 행동을 이어가는 사이코패스적 행위에 집착합니다. '배트맨'이 조커를 흉내내듯 과도하게 일그러진 봉구의 모습에서 현실 속 악의 화신을 떠올리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입헌군주제가 여전한 왕이 존재하는 대한민국이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는 드라마에서 나오는 모든 내용들은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실제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국가주의가 해체(보다는 약해지고)되고 철저하게 신자유주의라는 이름 하에 자본으로 재편된 세계는 돈이 된다면 그 어떤 것도 해체와 결합이 용이한 세계로 변해버렸습니다.

신자유주의가 대세가 된 세상에 모든 가치의 기준은 '자본'이고, 그 자본을 위해서라면 영혼도 팔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나눔이라는 미덕은 그저 고 시대 유적같은 존재가 되어버렸고, 오직 경쟁을 통해 모든 것을 독차지하는 세상 속에서 가장 큰 가치는 남보다 많이 가지는 것 외에는 없습니다. 학교의 줄세우기는 이미 모든 이들을 피폐하게 만들었고 자본의 논리 속에서 재벌들에 대한 집중은 서민들의 몰락을 가져왔습니다.

신자유주의 자본의 핵인 월가와 무기 거래상들로 인해 세상은 탐욕이 지배하는 곳이 되었고 그 탐욕은 인간의 본성마저도 변하게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당혹스럽기만 합니다. 이런 악의 화신이 등장한다는 점만으로도 이 드라마는 무척 흥미롭습니다. 그 역할을 세계적인 무기업자로 분한 윤제문이 해준다는 점도 매력적입니다.

 

여전히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저 왕제라는 지위에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는 청부지 같았던 재하의 재발견은 3회 가장 중요한 소득일 것입니다. 항아를 울리며 나쁜 남자로 변신한 이승기의 지독함이 지배하던 이야기 속에서 그의 진가가 그대로 드러나는 장면은 런닝머신 폭탄 논란으로 미국과 중국 정부에서 파견된 책임자들 앞에 당당한 모습입니다.

이 장면에서 재하의 두 가지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재하가 항아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과 왕제로서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점입니다. 같이 지내며 알게 모르게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가지기 시작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물론 극단적인 상황에서 살아왔던 이들이 하루아침에 갑자기 좋은 마음을 가지며 살 수는 없는 법. 그들이 보이는 대립과 일시적 반목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사랑이라는 무엇인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재하가 밝힌 세상의 모든 남자는 똑 같다며 내놓은 지론은 무조건 예뻐야 한다였습니다. 세상 모든 남자 백이면 백 모두 외모를 본다는 그는 거기에 백치미까지 있다면 최고라며 자신의 여성관을 그대로 드러냈습니다. 이런 재하를 한순간에 제압한 것은 항아의 반격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여자들은 자상하고 듬직하고 이해심 많은 사람을 좋아한다는 그녀의 말과 함께 왕제라는 특수한 권력을 이용해 살아가는 재하가 불쌍하다며 그의 자존심을 부추기는 항아의 모습은 최강이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런닝머신 달리기는 결과적으로 외부의 적에 의해 만들어진 폭탄 테러의 대상이 되어버립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같은 필연적 대립으로 인해 맞이한 당황스러운 상황은 결과적으로 둘을 좀 더 가깝게 만들게 만들었습니다. 항아는 자신을 울린 철부지 왕제에 대한 관심이 사라지는 반면 듬직하고 이해심 많으며 자상하기까지 한 시경에게 마음을 빼앗긴 모습은 재하를 질투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사랑은 조금씩 커져가고 그런 그들의 마음은 곧 있어서는 안 되는 대립으로 인해 슬픈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벌써부터 아쉬움이 밀려오기만 합니다.

3회의 하이라이트는 폭탄 사건을 빌미로 남한과 북한이 하나가 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던 강대국들인 미국과 중국이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전쟁을 빌미로 지배권을 강화해왔던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를 대립이 상존하고 직접 대결을 피할 수 있는 요충지로 활용하는 그들로 인해 한반도는 평화롭지 못한 공간으로 남겨져 있습니다. 소련이 몰락하고 가장 강력한 대립 관계가 되어가는 미국과 중국의 모습은 한반도의 평화를 더욱 요원하게 만들기만 합니다. 

 

남과 북이 평화를 찾으면 미국과 중국의 지배력은 약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평화공존은 그들의 지배력을 약화시키고 이런 변화는 곧 그들에게는 위기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한반도는 항상 불안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이런 불안을 조장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려는 남과 북의 권력자들도 이런 상황에 한 몫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반도의 평화는 요원하면서도 그래서는 안 되는 아이러니 속에 놓여 있는 게 현실입니다.

세계적 무기밀매상인 봉구는 당연하게도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지 않았고 그런 그로 인해 폭발 사건은 배후에서 조정되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반대해왔던 강대국들인 미국과 중국은 이를 빌미로 간섭을 하기 시작합니다. 자신들의 지배력에서 벗어나려는 한반도에 불만이 많았지만 개입하기 위한 명분이 없었던 그들에게는 그 명분이 주어졌다는 점에서 봉구라는 존재는 악이 아닌 선택된 선이였습니다.

남의 나라에 들어와 과도한 간섭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당당하게 대처하지 못하던 우리의 모습은 실제로도 유사하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습니다. 아무도 당당하게 그들의 월권에 대해 이야기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말썽만 피우던 왕제 이재하가 당당하게 그들에게 속시원하게 일갈하는 장면은 3화의 하이라이트였습니다.

항아의 속옷을 담아 둔 가방을 열기를 원하는 강압적인 그들의 모습에 재하는 당당하게 갈무리하며 그녀를 데리고 나섭니다. 그 과정에서 당연히 불만을 토로하는 미국과 중국 대표자들에게 재하는 당당하게 자신의 소신있는 발언을 거침없이 털어 놓습니다.

"이 오지랖만 넓은 개새끼들아!"

라는 불만은 그 앞에 불을 뿜듯 쏟아낸 건강한 시선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주었습니다. 사사건건 간섭하고 세계 경찰을 자임하며 모든 논리와 가치들이 자신들에게서만 나온다는 듯 야만적인 행동들은 이미 많은 이들이 분노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런 감정을 재하가 논리적이면서도 통쾌하게 전달하는 장면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습니다.

 

완전히 미친 절대권력(악의 축에서)자 봉구가 보이는 집착과 평화가 아닌 혼란만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는 세력들에 의해 지배당하는 세상에 당당하게 맞서는 재하와 항아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가 추구해야만 하는 절대 가치이기도 할 것입니다. 매력적인 연기로 연일 호평을 받는 이승기와 여전히 매력적인 하지원, 소녀시대를 보면서 그 강직함이 무너지며 자신도 모르게 안무를 따라하는 리강석 역의 정만식의 엉뚱한 매력도 흥미로웠습니다.

결코 쉽지 않은 주제를 로맨틱 코미디 속에 담아 흥미롭게 풀어가는 <더킹 투허츠>는 의외의 걸작 분위기를 만들어가며 다음 회를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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