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옥탑방 왕세자 1회-박유천의 매력을 끄집어내는 공간 이동술의 마법, 흥미롭다

by 자이미 2012. 3. 22.
반응형
이승기와 박유천이 동시에 주인공으로 나서 같은 시간대 시청률 경쟁을 한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이들이 등장하는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지독할 정도로 높았고 그렇게 첫 방송은 시작되었습니다. '해품달'을 피해 일주일이나 연기해 방송을 시작한 '옥탑방 왕세자'는 절반의 성공과 불안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쉽기는 했습니다. 

300년이라는 시차를 가지고 벌어지는 매력적인 이야기




'패션왕'의 진부한 이야기 전개로 인해 아쉬움을 주었듯, '옥탑방 왕세자' 역시 유사한 이야기 구조로 인해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도 있는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게 사실입니다. 300년 전 왕세자가 현재 시점으로 와서 벌이는 이야기라는 구조는 자칫 잘못하면 무척이나 치졸하고 민망한 수준으로 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과거에서 현재로 넘어와 슬픈 사랑 이야기를 하는 과정은 이미 과거에 한 번 그려진 적이 있었습니다. 소지섭과 성유리가 주연으로 나왔던 '천년지애'인데요. 부여공주가 죽음 직전에 몰려 기이한 상황 속에서 현대로 넘어와 겪게 되는 다양한 이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발연기로 비난을 받았던 성유리에게는 아픈 기억이겠지만 그것마저도 상쇄시킬 정도로 나름의 재미를 담고 있었던 작품이었습니다. 현실 속 소지섭이 자신이 좋아했던 장군이었다는 설정은 '옥탑방 왕세자'의 설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아쉬움으로 다가옵니다. 

진부함을 이야기할 수밖에 없는 것은 이런 과거 드라마의 중요한 기본 틀을 그대로 차용한 느낌을 버릴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 진부함 속에서 새로운 재미와 흥미를 끄집어 낼 수 있는 요소인 세련된 설정들 때문일 듯합니다. 우선 최근 추세 중 하나인 미스터리 형식을 차용해 어느 날 갑자기 숨진 세자빈의 사건과 그 사건을 무마시키기 위해 세자까지 죽이려는 무리들에 대한 궁금증은 이후 드라마를 더욱 집중하게 만듭니다. 

300년이라는 시차가 존재하지만 과거와 현재에 모두 생존하고 있는 주인공들이 비록 달라진 환경만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그들의 본질은 그대로라는 점에서 이들이 벌이는 이야기는 보이지 않는 끈으로 연결되어 과거와 현재를 교묘하게 이어주며 사건을 풀어내는 역할을 할 수밖에는 없을 듯합니다. 

연못에 빠져 숨진 세자빈이 곳감에 묻은 독 가루인 비소에 의해 숨졌을 것이라는 확신은 누가 그런 짓을 했는지 와 왜? 라는 근본적인 궁금증에 집중될 수밖에 없도록 합니다. 누가 왜 그런 짓을 해야만 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직한 채 300년 후 미래로 오게 된 세자가 겪게 되는 상황들은 모든 사건의 진실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해줄 것입니다. 과거에는 왕세자였지만 현재에는 재벌 상속자인 박유천의 존재는 그래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권력을 차지하려는 무리들에 의해 죽어간 세자빈이 과거의 일이라면 재산에 눈이 먼 사촌 형에 의해 바다에 빠져 사경을 헤매게 된 이각(박유천)이 과연 어떤 식으로 현실 속으로 들어 선 과거의 자신과 교감을 나누며 사건을 해결해 줄지 흥미롭습니다. 

300년 전 세자빈으로 간택 받기 위해 노력하던 언니는 자신이 아니라 동생이 세자빈이 될 것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당황합니다. 그 누구보다 욕심이 많았던 그녀로서는 친자매라고 해도 이런 기회를 놓치기 싫었습니다. 그런 과도한 욕심은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벌이게 되고 이는 돌이킬 수 없는 운명이 되고 맙니다. 곳감을 가지고 벌이던 실랑이 속에 불에 달궈진 인두로 동생의 얼굴에 상처를 낸 잔인한 언니.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세자빈이 되지만 그 자리는 운명으로 엮인 동생의 몫이었습니다. 

그런 거스르기 힘든 운명은 300년이 흐른 현실 속에서도 그대로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재혼하며 서로 가족이 된 박하(한지민)와 홍세나(정유미)는 과거의 자매와 다름이 없었습니다. 동생인 박하는 천진난만하게 언니인 세나를 따르지만 시샘이 많았던 세나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는 듯한 박하를 그대로 두고 보지 못합니다. 그렇게 박하를 못살게 굴던 세나는 해서는 안 되는 짓을 벌이고 맙니다. 과거 인두로 얼굴을 지지던 것과 달리, 트럭 뒷자리에 잠든 그녀를 그대로 방치해 생이별을 하게 만든 사건은 과거나 현재나 탐욕이 만든 결과였으니 말입니다. 

박하가 수놓은 나비가 이각의 눈물에 깨어나 현재 시점에서 살고 있는 이각과 박하에게 다가서는 장면은 흥미로웠습니다. 나비 효과를 응용하면서도 300년이라는 간극을 메워 그들은 운명처럼 하나가 될 수밖에는 없음을 보여주는 장면은 진부함 속에 색다름이 담겨져 있었습니다. 운명처럼 처음 보는 순간 노점에서 사과를 팔고 있던 박하가 한 눈에 들어온 이각의 모습은 과거 짓굳은 운명으로 인해 이룰 수 없는 사랑을 300년이 지난 현실에서는 이룰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었습니다. 

우연이지만 필연적일 수밖에 없었던 사촌 형 태무(이태성)와의 다툼으로 인해 벌어진 사건은 이야기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고 과거의 이각이 현재의 이각으로 되살아나기 위해 필요했던 사건이 바로 현실 속 이각이 사라지는 일이었다는 점에서 이 사건은 자연스러운 결과였으니 말입니다. 

언니라고 믿었던 이는 자신을 잔인하게 버렸습니다. 사고로 인해 어린 시절의 기억을 잃어버렸던 그녀로서는 그 기억을 끄집어내지는 못하지만, 어느 시점 그 기억은 상황들을 반전시킬 단서로 작용 할 것입니다. 이각의 주변 인물들인 송만보(이민호), 도치산(최우식), 우용술(정석원)의 등장 역시 흥미롭습니다. 각각의 특징들이 명확한 그들이 세자빈의 죽음을 둘러싼 진실을 밝히다 세자와 함께 300년 후 미래로 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장점들이 현실에서도 그대로 발현되며 흥미로움을 배가시킬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진지함에서 시작해 엉뚱함으로 마무리했던 박유천의 연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성스'에서 시작해 '미스 리플리'를 지나 '옥탑방 왕세자'로 이어지는 과정을 마치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연기의 흐름이 1회 모두 드러났다는 점에서 재미있었습니다. 진부함과 새로움이 공존하며 엉뚱한 상황들이 던져주는 재미가 가득한 '옥탑방 왕세자'는 분명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