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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더킹 투하츠 17회-이승기의 분노는 왜 먹먹함으로 다가오는가?

by 자이미 2012.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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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들 개개인이 매력적인 모습을 고르게 발산하는 드라마는 드뭅니다. 주인공 한 두명에 편중된 구조가 일상적인 모습이라는 점에서 '더킹 투하츠'는 독특한 작품이란 생각도 듭니다. 17회를 압도한 주인공들은 공주인 재신과 은시경이었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매력적인 연기와 이야기를 관통하는 왕 재하의 단단함은 이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이끌고 있습니다. 

 

이승기가 말하는 국격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

 

 

 

 

극격하게 흐르는 세계정세의 흐름과 정치라는 틀이 가지고 있는 속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현실의 문제를 풍자하는 이 드라마는 참 독특합니다. 시청률을 올리고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는 방식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과감하게 타협하지 않고 처음 목표를 흔들리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는 더욱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17회에서는 중요한 변화들이 각 등장인물들을 통해 잘 드러났습니다. 김봉구에게 잡혔던 항아와 대비가 힘겹게 탈출하면서 홀로 남겨진 항아는 이후 극의 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자신의 깊은 내면에 있던 기억을 힘겹게 끄집어낸 공주 재신의 모습은 오늘 방송의 하이라이트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아버지의 실체를 알고 오열을 하던 은시경이 기억을 끄집어내고 자해를 하고 지쳐 쓰러진 재신의 옆에서 소리 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에서는 시청자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할 정도였습니다. 절대 악이라는 무엇이고 그런 집요하고 끔찍한 연기는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듯 냉혹한 사이코 연기를 실감나게 보여준 김봉구의 실체는 드러나면 드러날수록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나찌들이 만든 수용소 가스실에 들어가는 유태인들을 위해 틀어 놓았던 클래식을 재신이 선왕의 시해 과정에 참여시켜 정신을 파괴하는 과정은 그동안 숨겨진 진실이었다는 점에서 재신만이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충격적으로 다가올 정도였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위치를 잡아가며 강력하게 앞으로 나아가기 시작한 왕 재하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먹먹하게 다가왔습니다.

 

봉구에게 잡힌 채 재하의 하야를 요구 당하던 항아는 직접 얼굴을 보고 설득하겠다고 합니다. 그렇게 마련된 자리는 분위기부터 남달랐습니다. 총을 들이대고 있는 적들 앞에서 재하와 화상통화를 하는 상황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항의 강인함은 이렇게 최악의 상황에서 폭발하듯 빛을 발합니다.

 

재하의 하야이야기에 울면서 동조하던 항아의 모습은 재하가 알고 있던 항아의 모습은 아니었습니다. 항아라면 당연히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재하의 하야를 막았을 테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처음부터 울면서 하야를 독려하는 항아의 모습은 재하에게는 당혹스러웠습니다. 물론 봉구를 안심시키고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자료와 의지를 재하에게 보여주기 위한 일종의 쇼였지만 말입니다.

 

WOC에서 미국과 대결에서 어려운 순간에서 당당하게 나서고 그런 재하가 되기를 원했던 항아의 모습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지구본을 보며 김봉구의 은신처를 이야기하던 재하를 떠올리며 자신이 지금 어디에 감금되어있는지 알려주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의 정체와 은신처, 그리고 하야하지 말라는 메시지까지 모두 전달하게 만든 상황에 놀란 봉구는 뒤늦게 수습하려 하지만 이는 쉽지 않았습니다.

 

항아 혼자서도 남자 서너 명은 쉽게 제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봉구의 위협 정도는 그녀에게 위기로 다가오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그녀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였습니다. 나약할 수밖에 없는 대비와 함께 있으며 그녀를 보호해주는 것 외에는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지요. 자신을 위해 제대로 운신조차 할 수 없게 망가진 항아를 보고 힘을 낸 대비로 인해 그들의 탈출은 시작되었습니다.

 

항아를 통해 그녀가 중국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재하는 급하게 외교 라인을 동원해 구출 작전을 펼치려고 하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이미 중국 정부에게 연락한 봉구로 인해 한국군의 파견을 허락할 수 없다는 중국으로 인해 막막해진 재하는 과감한 결정을 하게 됩니다. WOC에 참여한 남과 북이 다시 하나가 되어 대비와 항아 구출작전에 나섰기 때문입니다.

 

결코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어디에 잡혀있고 어떤 상황인지 너무 잘 알고 있는 상황에서도 강대국의 눈치만 보며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수상과는 달리, 왕 재신의 선택은 과감하면서도 단호했습니다. 물론 자신의 어머니와 부인될 사람이 인질로 잡혀 있다는 현실적인 문제가 크게 작용했겠지만 대한민국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최우선이라는 점에서 재하의 선택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더욱 해외 공관들이 보이는 국민들에 대한 홀대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다른 외교 공관들은 철저하게 자국민 보호에 앞장서는 것과 달리, 대한민국 공관은 철저하게 강대국의 눈치를 보는 것이 우선이라는 점에서 많은 질타를 받아왔으니 말입니다. 자국민 보호보다 앞서는 것이 강대국 눈치 보는 것이라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비판하며 수상의 멱살을 잡고 분노하는 재하의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그만큼 현실의 답답함이 큰 이유였을 듯합니다.

 

대비를 구하기 위해 자신이 제물이 되었던 항아는 실종이 되고 상황은 더욱 치열하게 흘러가기 시작합니다. 대비는 힘겹게 구출할 수 있었지만 중국 어딘가에 있을 항아를 찾는 일이 쉽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김봉구에 의해 중국 정부는 이미 항아를 탈북자로 단정 지어 그녀를 잡아들이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는 점에서 긴박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이 감추고 있던 기억으로 인해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힘겨워하고 힘든 상황에 처하고 있다는 사실에 재신은 결정을 하게 됩니다. 더 이상 자신만 기억을 감춘채 이렇게 지낼 수 없다고 판단한 공주는 자신이 망가지는 한이 있더라도 숨겨진 진실을 끄집어내기 위해 노력합니다.

 

자신의 내면 안에 깊숙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큰 오빠인 왕이 시해되는 날의 기억은 그녀만이 아니라 모두에게 충격적인 사실이었습니다. 오빠 내외와 함께 저녁을 먹기 위해 들렀던 곳에서 봉봉 일행을 만났고, 김봉구에 의해 오빠 시해를 돕는 역할을 강요당했다는 사실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나찌가 유태인들을 가스실로 보낼 때 사용했던 음악을 틀면서 재신에게 스스로 오빠를 죽음으로 이끌게 하는 과정은 참혹할 정도였습니다. 아무리 반항을 하려 해도 할 수 없었던 재신은 그렇게 스스로를 자책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힘겹게 자신의 기억을 끄집어내 김봉구의 만행을 알리고 싶었던 재신 앞에 닥친 힘겨운 진실은 그녀를 철저하게 망가트리는데 부족함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이 과정에서 보여준 이윤지의 연기력은 대단했습니다. 하반신 불구 연기도 너무 탁월해 감탄하게 했지만 오늘 보여준 그녀의 연기는 왜 연기가 위대한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실제 그 사건 속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완벽하게 재신이 되어 자신을 드러낸 이윤지의 연기로 인해 가장 중요한 장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낼 수 있었습니다.

 

극단으로 몰리게 된 이들은 적극적으로 대항을 하기 시작합니다. 그림자 정부를 이끌며 세계의 왕을 자처하는 김봉구를 잡기 위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고발하는 방법이 전부이지만, 이는 곧 김봉구와 전면전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절대 악에 맞서 싸워야 하는 대한민국 왕실은 그래서 위험하면서도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외세에 당당하게 맞서지 못했던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승기가 열연한 왕 재하가 보여주는 당당함은 특별하게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그가 보여주는 왕은 철저하게 실용적인 존재입니다. 선왕이 투철한 가치관을 가지고 조금은 답답하게 정치를 했다면 재하는 철저하게 유하게 정치를 하는 존재였습니다. 강대국을 인정하고 그들과 어떤 관계를 가져 하는지를 알면서도 절대 대한민국의 권위와 왕족으로서의 위상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그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대한민국의 국격은 그저 어설픈 강대국 아부에서 나오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치의 혀로 감언이설이나 일삼는 현실의 권력들과 달리, 극 중 재하가 보여준 국격은 진정한 국격이란 이런 모습이다라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내국민이 위험에 처해있다면 그 어떤 문제보다 우선시해서 구해내고 잘못된 외세에는 당당하게 대항할 수도 있는 모습이 바로 대한민국의 국격을 올리는 길이라는 점을 그는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자국민이 최악의 상황에 처해있음에도 강대국의 눈치만 보면서 굴욕적인 모습으로 일관하는 정부. 대한민국의 위대함을 폄하하고 오직 강대국만 쫓아가는 그들의 허망한 해바라기 정치는 곧 굴욕 외교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극중 보여준 이재하의 모습은 부럽기까지 합니다. 우리에게서는 도저히 얻을 수 없는 존재가 극중에는 이렇게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이승기와 하지원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인물들 모두 탁월한 연기력을 보여준 다는 점에서 '더킹 투하츠'의 매력은 더욱 강렬하게 다가옵니다. 이윤지가 보여준 분노와 조정석이 보여준 오열, 여기에 이순재와 윤여정의 농익은 연기까지 매혹적인 순간들은 끝이 없습니다. 이순재가 눈물을 흘리며 엷은 코피가 나온 것이 의도적인 것이라면 대단한 의미를 실제라면 건강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그 장면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항아가 중국 당국에 잡히며 위기감은 고조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시경은 재신과의 짧은 입맞춤을 뒤로 하고 자신이 죽을 수도 있는 사지로 향하게 됩니다. 선왕 시해 사건에 김봉구가 연루되어 있음을 밝혀내고 ICC에 재소하며 본격적인 반격을 가하는 재하가 과연 항아를 구출하고 김봉구를 체포할 수 있을지 궁금해집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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