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옥탑방 왕세자 20회-300년 전 수수께끼 풀이, 옥세자 결말을 명쾌하게 했다

by 자이미 2012. 5. 25.
반응형

로맨틱 코미디로서 가질 수 있는 재미를 잘 보여준 드라마였습니다. 시간에 쫓기며 제작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쪽대본과 생방송 촬영이 드라마의 완성도에 문제를 드러내기도 했지만 마지막 2회 동안 보여준 이각과 박하의 사랑에 대한 작가의 관점과 해법은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300년을 이어준 사랑은 윤회설을 품은 부용에 있었다

 

 

 

 

눈물의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사라져버린 이각. 그를 보내 놓고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던 박하에게 날아든 300년 전 소식. 그리고 현재 다시 박하 앞에 건네진 그림엽서와 태용. 300년이라는 시공간을 떠나 그들을 이어주는 사랑의 힘은 300년 전 부용이 이각이 냈던 수수께끼의 정답 속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조선으로 돌아간 이각은 박하를 통해 얻어낸 미스터리 해결에 나섭니다. 세자빈의 죽음과 자신을 옥죄는 사건들 속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300년이라는 시간을 거슬러 옥탑방에 나타났던 그는, 그곳에서 진정한 사랑도 사건의 미스터리도 모두 풀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과거 혹은 이각의 입장에서는 미래에서 해법을 찾아 현실인 조선시대로 돌아와 이야기를 마무리하는 과정은 드라마다웠습니다.

 

속전속결로 사건 브리핑을 하듯 세자빈의 가족을 잡아들인 이각은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인 7일 전부터 현재까지의 이야기를 통해 살인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기 시작했습니다. 넘어진 부용과 그 부용이 가지고 있었던 분첩의 비밀, 그 분첩은 독이였고 아버지가 세자빈에게 건넨 편지에는 왕세자를 시해하라는 명령이 들어있다는 점은 당혹스러웠습니다.

역모가 가능했던 것은 권력에 대한 집착과 탐욕이 거셌던 좌상대감과 왕세자의 이복형인 모찬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왕세자와 가장 가까운 세자빈을 통해 시해하고 이를 이용해 모찬군이 왕이 되는 시나리오를 품었던 그들은 오직 탐욕스러운 권력에만 눈이 멀어 있었지만, 왕세자 이각을 진정 사랑했던 부용은 그 사실을 알고 놀랄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언니를 모시며 지근거리에서 왕세자를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부용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분첩이 이상했다는 것과 아버지가 보낸 서찰의 내용이 왕세자를 죽이려는 음모라는 사실을 알고 그녀가 행한 행동은 자신을 버리고 왕세자를 살리는 길이었습니다.

 

곶감 위에 뿌려 독살을 하려는 세자빈과 아무 것도 모른 채 감칠맛 나는 곶감을 집어 드는 상황 도착한 부용은 그들의 운명을 뒤바꿔 놓았습니다. 만약 부용이 곶감에 독이 묻었다며 밀고를 했다면 부용은 죽지 않아도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모든 사실을 숨기고 자신이 곶감을 먹고 언니인 세자빈의 옷을 입고 스스로 죽음을 택한 것은 이 방법만이 모두가 살 수 있는 것이라 여겼기 때문입니다.

 

"살아도 죽고 죽어도 사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건 바로 "부용입니다"라고 말하는 부용의 모습에서 장엄한 긴장감까지 흐르는 것은 자신의 운명을 이야기하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이각이 현재 시점에서 박하라는 이름이 '부용'이라고 풀어 쓸 수 있고, 그 부용이 곧 연꽃이라고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 안에 답이 모두 있었고 그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부용은 자신의 운명을 직감했던 듯합니다.

 

진흙 속에서 피어나는 연꽃의 운명이 마치 살아도 죽은 것 같고 죽어야 살 수 있는 운명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왕세자가 낸 수수께끼의 비밀은 곧 '부용'이라고 확신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 이를 상징하는 것이 연꽃이라는 점에서 수수께끼의 해법은 '연꽃' 즉 부용이 정답이었습니다. 이는 곧 부용의 죽음이 물이어야 했는지 와 300년 후의 환생인 태용이 왜 물에서 죽었어야 했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죽어서라도 지키고 싶었던 가족과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절함은 그렇게 슬픈 죽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칫 이각마저 적들에 의해 죽을 수도 있던 상황에서 그를 도와준 것 역시, 부용의 환생이자 운명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윤회'설에 갇혀 있음을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환생해 서로 다른 하지만 비슷한 삶을 살아가는 그들은 그렇게 과거나 현재나 별반 다름없는 관계들로 다시 태어나 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삶을 통해 과거의 문제를 풀어내는 모습은 당사자들인 그들은 결코 깨달을 수 없는, '환생과 윤회의 비밀'을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작가가 보여준 아이디어의 승리라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을 시해하려했던 그들은 모두 극형을 받았고 모든 사건을 해결한 이각에게 남겨진 것은 무한한 그리움이었습니다. 다시 돌이키고 싶어도 돌이킬 수 없는 부용의 부재는 그를 힘들게 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비글 3인방이 만든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박하와 행복했던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리는 이각의 모습이 한없이 슬프게 가다온 것은 바로 이런 진솔한 사랑 때문일 것입니다.

 

과거 자신이 박하에게 옥관자를 찾았던 장소에 자신이 잘 돌아왔다는 서신을 남기는 이각의 모습과 그곳에서 300년이나 지난 서신을 받고 행복함과 서글픔이 교차해서 우는 박하의 모습은 로맨틱 코미디가 가질 수 있는 최상의 재미였습니다. '시월애'라는 영화에서 우편함을 사이에 두고 시간을 거슬러 서로 사랑을 이야기하듯 시간을 거슬러 이루어진 그들의 사랑을 그래서 더욱 애틋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사건을 풀어내고 해결하는 마지막 순간 모찬군이 쏜 화살을 막아준 박하의 선물은 다시 한 번 이각의 목숨을 살렸고 그렇게 만들어진 그들의 운명은 300년이 흐른 현재 시점에 다시 하나로 맺어지게 되었습니다. 2년 전 사고로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태용은 다시 박하를 찾았고 2년 전 뉴욕에서 있었던 데이트 신청처럼 다시 한 번 그녀에게 엽서를 남깁니다.

 

"왜 이렇게 늦었어요. 오래 전부터 기다렸는데"

 

"어디 있었어요. 나는 계속 여기 있었는데"

 

둘이 재회를 하며 나눈 이 대화와 함께 태용이 이각이 되어 눈으로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 '옥세자'의 주제는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300년이 지나도 그대를 사랑합니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그들은 연꽃처럼 '살아도 죽고 죽어도 살아' 이렇게 다시 운명처럼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300년 전 죽었던 부용은 박하로 살아났고 300년 전 부용을 먼저 떠나 보냈던 이각은 잊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태용이 되었습니다. 태용이나 박하 모두 전생을 알지 못했기에 그들의 인연은 그저 일상적인 인연으로 치부될 수도 있었지만 300년 전 운명적 존재였던 이각의 등장으로 그들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사랑하는 존재들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좀 더 치밀하게 이어지며 극적인 재미를 부여할 수도 있었지만 많은 캐릭터들을 놓친 것은 아쉬웠습니다. 좀 더 촘촘하게 엮였더라면 정말 대작 로코가 탄생할 수도 있었다는 점에서 아쉽기만 합니다. 그럼에도 흥미롭고 재미있었던 것은 이각과 박하라는 존재만은 흔들리지 않고 잡아냈다는 점입니다. 윤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300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하지 않는 사랑은 그래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옥세자'로 박유천은 진정한 연기자로 우뚝 설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세 편의 드라마 주인공으로 아이돌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연기자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는 점만으로도 '옥세자'는 의미 있는 드라마로 남을 듯합니다. 한지민 역시 여전히 매력적인 여배우라는 사실을 이 작품을 통해 잘 보여주었습니다. 비글 3인방이 보여준 감초 연기 역시 흥미로웠고 악역으로 등장한 이태성과 정유미로 인해 주인공들의 사랑이 더욱 값지게 다가왔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달달한 그리고 눈물 쏙 빼놓았던 '옥세자'의 재미와 위엄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많은 이들에게는 힘겨운 '옥세자 앓이'가 원망스러울지도 모르겠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