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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응답하라 1997-서인국만이 아닌 모두를 울게 했던 마지막 반전, 감동이었다

by 자이미 201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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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회가 전설처럼 각인되고 있는 <응답하라 1997>은 마지막 2회를 남긴 상황에서도 시청자들의 마음을 확실하게 사로잡는 방법을 알고 있었습니다. 시원을 사이에 두고 형제가 느끼는 동일한 감정을 시원의 할아버지 형제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는 방식은 매력적이기만 했습니다. 

 

서인국의 폭풍 같은 오열은 왜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었을까?

 

 

 

 

 

시원이 챙겨준 통조림을 먹기 위해 찾은 계단에서 태웅은 우연하게 알지 못했던 진실을 확인하게 됩니다. 준희가 누군가와 통화하는 모습에 그저 웃던 태웅은 그게 시원이라는 사실과 윤제가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듣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두 명의 존재. 친동생 윤제와 마지막 사랑이기를 바랐던 시원. 이 둘이 서로를 사랑하는 존재라는 사실은 태웅에게는 충격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제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전 고백하기 전 형의 마음을 알고 느꼈을 윤제의 마음처럼 말입니다. 

오랜 시간 마음에만 품어왔던 사랑 고백을 하려는 순간 아무것도 모르던 형이 먼저 시원을 사랑한다고 고백하자 스스로 시원에게 멀어져버린 윤제. 너무나 사랑하지만 형이 사랑하는 존재가 다른 누구도 아닌 시원이라는 사실에 윤제는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함께 서울에 올라왔으면서도 한 번도 그녀와 마주하지도 않고, 시원이 집에 있는 동안에는 집에도 들르지 않았던 윤제. 당시에는 특별하게 다가오지 않았지만 태웅은 우연히 듣게 된 진실 앞에서 그 모든 것이 의도적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럼에도 쉽게 포기할 수 없는 것은 그 대상이 물건이 아닌 사랑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무렇지도 않게 버릴 수 없다는 점에서 태웅에게도 이런 상황은 힘들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자신의 생명보다 더욱 소중한 동생이 시원을 사랑한다고 이야기를 해도 물러서지 않고 아직까지 전력투구한 적이 없다며 경쟁을 예고하는 상황도 그 모질고 모진 사랑이 가득했기 때문입니다.

 

마음먹고 전력투구한다면 세상 그 누구와 견줘도 이길 수 있는 태웅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는 윤제로서는 그런 형이 야속하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한 번은 참고 견뎌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자신의 사랑을 숨기거나 버릴 수 없게 된 윤제에게 이런 상황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A급 리스트들이 책상에 가득하고 엄청난 재산을 결혼 미끼로 내놓는 이들이 가득한 윤제는 강남 뚜쟁이들도 탐내는 신랑감이었습니다. 시원으로 인해 급하게 방송 출연을 하게 된 그를 두고 아나운서가 과도한 몸짓으로 추파를 던지는 이유도 윤제가 가지고 있는 가치가 외형적으로 대단하다는 의미이기도 했으니 말입니다. 물론 형인 태웅 역시 윤제 못지않은 특별한 존재인 것은 사실이지요. 벤처 기업인으로서 세상을 흔든 역작들을 내놓고 거부가 되었던 존재. 그런 엄청난 재산을 모두 사회에 환원하고 윤제의 모교에서 학생을 가르치고 있는 태웅은 위대한 존재이기까지 했습니다. 

뭐 하나 부족한 것이 없는 이 대단한 형제들은 우애도 가히 초특급입니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고 둘만 남겨졌다는 점에서 남들보다 끈끈한 우애가 생긴 것은 당연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그들의 단단한 정은 그저 드라마이지만 탐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그런 형제가 운명처럼 좋아하는 여인이 동일하다는 이 지독한 운명의 장난은 당혹스럽기만 했습니다. 

 

특출 나게 예쁜 것도 아니고 대단한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닌 시원. 그런 시원을 좋아하는 이 대단한 두 남자의 모습은 드라마이기에 가능한 모습이지만 매력적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외형적으로 드러나는 가치가 아닌 내면에 담긴 가치를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윤제와 태웅은 진국과도 같은 존재이니 말입니다. 

 

두 형제가 시원을 두고 고민의 폭이 깊어지는 과정에서 시원 할아버지 형제들의 사연은 흥미롭게 다가 올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시원 할아버지 제사 장면이 만들어낸 상황은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성동일과 이일화가 보여주는 생활 개그와 연기는 여전히 수준급이었습니다. 

 

제사 장면을 보여주는 상황에서 둘 만이 벌이는 상황 극은 그들이 아니라면 만들어낼 수 없는 대단한 가치였습니다. 찰떡궁합이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주는 성동일과 이일화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었습니다. 문제는 제사를 모두 지내고 급하고 불꽃놀이를 보러가려는 그들 앞에 등장한 작은 아버지였습니다. 나이 들어 형의 제사에 참가하기 위해 전주에서 부산까지 오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동일에게 작은 아버지의 등장은 당혹스러웠습니다. 

다시 제사를 지내야만 하는 상황에서 불꽃놀이를 즐기며 먹기 위해 잘랐던 문어 다리를 붙이기 위해 노력하는 성동일과 이일화의 모습은 그 자체가 빅 재미였습니다. 압권은 작은 아버지를 배웅하기 위해 터미널에 간 장면이었습니다. 작은 아버지가 왜 그렇게 형을 사랑하는지가 밝혀지는 장면은 누구나 감동을 받을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작은 아버지가 왜 아버지 제사에 항상 카스테라를 올려놓는지 알 수 없었던 동일은 모든 사연을 알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 자신보다 형을 끔찍이도 사랑하셨던 어머니.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시기심이 생겼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는 작은 아버지의 모습은 다른 날과 달리, 특별해 보였습니다. 어느 날 카스테라를 가져와 자신은 손도 대지 못하게 하더니 형에게만 주는 어머니가 미웠고, 그 카스테라를 자신에게 먹어 보라는 말도 없이 모두 먹어치운 형도 용서할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 날 이후로 형에 대한 분노로 살아왔던 그가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공장에 취직해 열심히 일해 공장 사장이 되었다는 작은 아버지. 차를 몰고 집으로 가서 공무원으로 살아가는 형과 어머니 앞에서 자신의 성공을 자랑하던 그는 이내 몰락을 맛봐야만 했지요. 사기를 맞아 자신의 모든 것을 잃고 죽음까지 생각했던 그에게 손을 내민 것은 다른 이가 아닌 형이었습니다.

 

집까지 팔고 친구들에게 돈까지 빌려 자신의 빚을 모두 갚아준 고마운 형. 그런 형에게 고맙다는 인사보다는 시기와 질투로 그때까지도 엇나가기만 했던 자신을 아무런 말도 없이 따뜻하게 바라보던 형이 건넨 말은 바로 "형이 미안하다"였습니다. 어린 시절 먹고 살기 힘들었던 그때 형이라고 대단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어린 아이에게 카스테라는 탐나는 음식이었고 그런 욕심이 어린 동생에게 그렇게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는 어렸던 형은 미처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행동으로 어긋난 동생에게 카스테라를 건네며 사과를 하는 형을 보며 감동하지 않을 존재는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60을 훌쩍 넘긴 상황에서 많은 시간을 들여 전주에서 부산까지 제사를 모시기 위해 오는 그의 행동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형이 죽은 날 목 놓아 울며 술에 취해 동네를 떠돌며 오열하던 그에게 형이라는 존재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윤제가 시원을 사랑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도 윤제는 포기보다는 제대로 한 번 도전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 형의 이야기를 듣고 복잡한 생각이 들 수밖에 없는 윤제는 힘겹기만 합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형. 그렇지만 도저히 양보할 수 없는 사랑이라는 마음. 이를 포기할 수 없는 자신이 답답하고 힘겨웠던 윤제는 형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선 자리에 나섭니다.

 

물론 태웅이 시원과 윤제의 관계를 알기 전이었지만 윤제에게는 당혹스러운 상황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사랑하는 시원은 태웅과 만남을 약속했고, 자신은 마음에도 없는 여자를 만나러 가는 상황은 도저히 참아낼 수 없는 고통이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형을 사랑하기에 가능했던 윤제는 약속 장소에 들어서기 전에 태웅에게 전화로 자신의 마음을 모두 쏟아냅니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고 들어선 약속 장소에 있던 이는 다른 이가 아닌 바로 시원이었습니다. 동생의 진심을 알게 된 형이 시원을 양보하기 위해 약속 장소를 바꾼 태웅의 마음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모습이었습니다. 형을 위해 자신이 사랑하는 이를 두고 다른 여자를 만나러 가는 동생의 진심을 알게 된 태웅이 그 동생에게 문자를 보낸 장면은 감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윤제가 그토록 사랑했듯 자신 역시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사랑하고 싶었던 존재를 쉽게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럼에도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태웅은 윤제의 형이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둘. 그 둘을 위해 자신이 생명처럼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포기하는 태웅의 마음이 얼마나 힘겨웠을지는 경험해보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동생에게 "형이 미안하다...."라는 문자를 보낸 형의 복잡하지만 깊은 마음. 그런 마음을 모두 알고 있는 윤제가 형의 문제를 받고 통곡을 하는 것은 그 모든 것이 깊고 깊은 사랑이 그 안에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 짧지만 진심이 모두 담긴 그 문자는 윤제만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고 있던 모두를 울게 만든 명장면이었습니다. 형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의 딸이라는 말로 이미 시원이 윤제와 만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암시했지만 반전은 감동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위해 사랑마저 포기했었던 동생. 그런 동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이라 여겼던 사랑을 포기하는 형. 이 두 형제가 보여준 감동적인 이야기는 시원의 할아버지 형제가 나누는 감동스러운 이야기와 함께 시청자들을 감동으로 이끌어 주었습니다. 남녀 간의 사랑만이 아니라 형제의 정을 통해 감동을 전해준 <응답하라 1997>은 감동 그 이상의 가치를 보여주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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