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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300회 특집, 유재석의 쉼표가 시청자마저 힐링시켰다

by 자이미 2012.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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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의 300회 특집은 담백해서 더욱 매력적이었습니다. 그저 일개 예능의 하나이지만 왜 이 프로그램이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주는지 그들은 300회 특집에서 모두 보여주었습니다. 왜 그토록 많은 이들이 무한도전에 열광하는지 그들은 그렇게 수줍게 자신의 속내를 드러냈습니다. 

 

쉼표, 300회를 맞아 심호흡을 하는 무한도전 시청자들마저 힐링시켰다

 

 

 

 

 

예능에서 웃기기만 하면 됩니다. 그 이상을 해준다면 이는 전설이 되는 것이니 말입니다. 초반 몸 개그로 일관하던 무도가 어느새 우리 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가 된 것은 웃음만이 아닌 그 안에 담긴 함의들이 긴 여운으로 남기 때문일 것입니다.

 

지난주 방송에서 유재석의 한 마디와 노홍철의 진한 눈물은 많은 기대를 하게했습니다. 그리고 시작된 300회 특집은 예고편을 넘어서는 진정한 힐링이었습니다. 1회부터 299회까지 그 수많은 기억들을 추억하며 시청자들과 함께 하려는 그들의 노력은 정겹기만 했습니다. 그들이 뽑은 다양한 특집들과 그 안에 담긴 말하지 못했던 사연들은 당시를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기재로 작용하기도 했습니다.

소와 줄다리기를 하던 시절. 낮은 시청률로 폐지 위기에 처했던 당시 김태호 피디가 직접 나서며 전성기는 시작되었습니다. 실외에서 실내로 들어와 '아하'를 진행하며 진정한 무한도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그들. 그들이 생각하는 감동적인 프로그램은 나름의 가치와 사연들을 담아 전달되었습니다.

 

7년이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이야기들을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던 그들이 300회를 맞아 소회를 하는 장면에서 공감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들은 진정한 무도 팬들일 것입니다. 성장하는 예능의 본보기로서 함께 했던 출연진과 시청자들이 모두 함께 성장을 이룬 무도에는 단순히 300이라는 숫자로 헤아릴 수 없는 깊고 두터운 그 무언가가 존재하니 말입니다.

 

300회 특집은 다른 특집과는 달리, 소박함으로 일관했습니다. '쉼표'라는 부제가 이야기를 하듯 거창한 그 무언가를 위해 축하를 자축하는 자리가 아니라,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미래를 고민하게 하는 그 자리는 그래서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더욱 올 해 파업으로 인해 긴 시간 방송을 내보내지 못했고, 파업 말미에는 폐지 설까지 떠돌며 모두를 마음 고생하게 했던 만큼 그들에게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쉼표'였습니다.

 

개인의 안위를 위해 방송을 사유화한 사장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프로그램들 중 '무한도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김태호 피디를 하차시킨다는 이야기도 나올 정도로 무도에 대한 압박은 컸던 것이 사실이니 말입니다. 그런 어려움들 속에 멤버들이 자연스럽게 영원할 것만 같았던 무도도 언젠가는 마지막이 올 수도 있겠다는 현실인식을 하게 되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지난 특집에서는 노인이 되어서도 무한도전을 하고 싶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던 그들이 300회 특집에서는 내일 당장 무한도전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런 이유들 때문이었습니다. 언제라도 강제로 폐지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이번 파업 기간 중에 그들도 뼈저리게 느꼈으니 말입니다. 파업 기간 중에 힘겨운 투쟁을 하는 제작진들을 살갑게 챙겼던 이들도 무한도전 멤버들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마음은 정말 대단하기만 합니다.

정형돈의 무도에 대한 불안함 토로에 유재석의 답변은 시청자들을 더욱 아프게 했습니다. 내일 당장이라도 없어질 수도 있다는 형돈의 말에 공감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무한도전과 함께 나의 예능 인생도 함께 할 것 같다"는 그의 속내는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국민 MC인 유재석이 벌써부터 자신의 미래를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은 왠지 서글프게 다가오니 말입니다. 

 

노홍철과 하하에게도 시간이 날 때마다 메인 MC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이야기하는 유재석의 진심은 이런 불안함과 함께 하는 듯합니다. 자신이 현재는 최고의 위치에 있지만 자연의 섭리처럼 언젠가는 그 자리에서 내려서야만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런 자신을 대신해 어린 후배들이 더욱 노력해 최고가 되기를 바라는 선배의 마음은 당연히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현재는 자신이 부족한 동생들의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로 인해 성장하는 후배들이 그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라고 고민하는 모습에서는 진한 감동으로 이어졌습니다.

 

의지가 되는 존재가 사실은 그런 의지가 결국 그들의 성장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은 유재석이 왜 유느님이라고 불릴 수밖에 없는 이유인지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무명이었던 노홍철과 하하에게 보인 그의 내리사랑은 결과적으로 이 둘은 최고의 스타로 만들었습니다. 방송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던 노홍철에게 직접 운전을 해서 집에 데려다주고, 방송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해주는 친절함. 그런 대단한 사랑이 있었기에 무명이었던 노홍철이 현재의 위치까지 올라설 수 있었던 것이겠지요.

 

스스로도 현재의 자신의 모습을 보면서 과거 유재석이 자신에게 베풀었던 사랑을 생각해보니 결코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는 고백은 진실일 것입니다. 바쁜 일정들 속에 자신의 몸 하나 챙기기도 힘든 상황에서 무명인 후배를 챙기며 방송에 대한 이해와 적응을 돕는 국민 MC의 모습은 경외감이 들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하의 경우 역시 노홍철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한 번도 직접 대면한 적도 없었던 국민MC가 어느 날 자신에게 따뜻한 인사와 격려를 해주는 모습에서 감동을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지금도 신인들과 어린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전하는 유재석이야말로 모두에게 힐링을 해주는 힐링 전도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이가 들며 예능에 적응하기 위해서 체력을 다져야 하고, 그래서 좋아하던 담배도 끊은 유재석. 그에게 방송은 긴 무명시절 그토록 원했던 일이었습니다. 어렵게 최고의 자리에 올라서 그 달콤함을 만끽해도 좋을 텐데 유재석은 그 달콤함보다는 무명 시절 자신이 가장 원했던 방송을 위해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마다하지 않는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오늘 하루하루가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며,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방송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할 줄 아는 유재석. 왜 많은 이들이 그를 유느님이라 부르며 따를 수밖에 없는지는 명확합니다. 현재의 위치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현재의 자신이 영원할 것이라는 자만심도 가지지 않는 그는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언젠간 내려갈 수밖에 없는 길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며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자의 모습처럼 다가왔습니다.

 

'소울 푸드'와 '무한도전 옆 대나무 숲'등이 재미있게 진행되었지만, 그 무엇보다 흥미로웠던 것은 바로 유재석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한 '텐트 토크'였습니다. 아버지 유재석과 선배 유재석 그리고, 동료 유재석으로서 그의 모습은 진정 유느님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그저 무도 멤버들을 힐링시킨 것이 아니라, 시청자들마저 힐링을 해준 유재석이야말로 진정한 스타였습니다.

 

무한도전 300회 특집 '쉼표'는 유재석의 힐링으로 한없이 감동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졌습니다. 자신의 일에 만족하고 항상 최선을 다하면서도 함께 하는 동료들을 챙길 줄 아는 유재석. 그는 그의 삶으로 많은 이들을 힐링시켜주고 있었습니다. 그가 그런 건강함으로 계속 함께 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시청자들의 공통점인 바람일 것입니다. 무도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그들이 과거 백발이 노인이 되어서도 함께 하겠다는 다짐처럼 지속적으로 함께 할 수 있기를 다시 한 번 기대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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