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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신의 22회-이민호와 김희선의 선택이 아름답게 슬픈 사랑인 이유

by 자이미 2012. 10.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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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2회를 남긴 상황에서 과연 최영과 은수의 슬픈 사랑이 예고되면서 시청자들을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필연적으로 맺어질 수 없는 이들의 사랑이 과연 모든 예측을 넘어서는 결과를 만들어낼지 예측이 불가합니다. 원 당사관이 남긴 말은 최영과 은수의 아픈 사랑을 보여주는 듯합니다. 

 

은수의 죽음과 바꾼 사랑, 과연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긴박하게 진행되는 상황 속에서도 임자커플과 공노커플의 사랑은 빛을 발합니다. 역사적인 사실 관계보다는 극에서 보여주는 관계에 초점을 맞춘 드라마답게 사랑이라는 가치를 어떤 식으로 보이느냐에 공을 들인 후반부는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죽음이라는 사실 앞에서 힘겨운 투쟁을 벌여야만 하는 임자와 공노 커플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하기만 합니다. 공노커플은 역사가 이야기를 하듯 분명한 결과가 존재하지만 임자커플은 그렇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역사서의 최영 모습을 생각하면 당연히 은수와의 행복한 결과는 불가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타임슬립을 통해 그녀가 고려로 오는 순간 그 모든 역사적 사실과 반하는 상황들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그녀는 그 역사 속에서 존재해서는 안 되는 인물이기 때문입니다. 

 

결론이 확연하게 드러난 상황에서 결말에 이르는 과정은 뒤로 갈수록 그 긴박감이나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분명하게 결과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그 결말에 이르는 과정이 흥미로운 것이지 결과 그 자체가 재미있을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임자커플의 이야기는 강렬하지만 한없이 약한 단점을 지니고 있기도 합니다. 

 

이들의 마지막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상황에서 원 사신이 최영에게 건넨 말 한 마디는 다시 중요한 결말을 암시하게 합니다. 최영을 죽일 수 있는 것이 바로 은수라는 발언은 원 사신의 고조부의 말을 충실하게 따른 결과이기는 합니다. 맹신하는 이 신념이 과연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지 알 수는 없지만, 최영과 은수의 관계를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오는 것 역시 분명한 사실입니다.

 

원의 사신 손유가 황제의 칙서를 통해 덕흥군을 왕으로 임명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점이라는 점에서 이런 식의 드라마가 어떤 방식으로든 이야기꺼리로 등장할 수밖에는 없기는 합니다. 하지만 손유가 극중에서 밝히는 권력이라는 것에 대한 함의는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기득권 나누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이들이 많은 수록 원은 좋다는 말은 중요합니다. 기득권을 차지하기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싸우는 이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원으로서는 행복한 일이라는 것은 과거의 이야기만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현 시점에서 무조건 싸우기만 하는 권력자들의 행태 속에서 웃을 수밖에 없는 것은 현재 시대의 원과 같은 역할을 하는 강대국들입니다.

 

대통령 선거나 과정에 대해서도 영향력을 미치기도 하는 강대국의 모습은 과거의 원과 크게 다르지는 않습니다. 물론 미국이 대통령 임명장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겠지만,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 과정을 모두 보고 받고 승인한 과정에서 알 수 있듯, 우리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원 나라의 간섭을 받던 고려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원 황제의 칙서를 받고 행복해하던 덕흥군은 그저 자신이 권력을 얻었다는 것만 반가운 존재였습니다. 고려라는 나라에 대한 애국심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원이라는 나라를 중심으로 자신이 최고 권력자가 되는 것에만 관심이 있는 그에게는 나라가 어떻게 되든 그것이 중요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과거 일본의 침략기에 자신의 권력을 위해 손쉽게 나라를 포기하고 일본의 식민화에 열중했던 친일파와 다름없는 덕흥군의 모습은 그래서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눈치를 보면서 자신의 사리사욕에만 눈이 어두웠던 그가, 최영을 앞세운 공민왕의 등장에 기철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가관입니다. 원으로 도망치던 그가 자신이 없는 사이 "그 년 놈들을 반드시 처리해 달라"는 덕흥군은 최악의 존재감임이 분명했습니다.

 

고려 신하들이 과연 원이라는 거대한 제국과 맞서 어느 정도로 강건한 모습을 보일 수 있는지 시험해보기 위한 공민왕의 대담한 선택은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최영이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적들과 싸운 것도 크게 좌우했지만, 담대하게 승부수를 던진 공민왕의 선택도 흥미로웠습니다.

 

공민왕의 이 한 수는 덕흥군의 야망을 꺾어놓았고, 신하들에게 고려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시키는 일까지 가능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누락된 것은 바로 최영과 은수 문제입니다. 덕흥군이 사용한 독을 해독하기 위해서는 덕흥군이 절실하게 필요했지만, 놓치고 말았습니다.

 

원 사신마저도 해독제를 가지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원 사신의 부하가 급습해 장빈이 만든 약들마저 파괴되면서 은수는 궁지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다시 배양을 한다고 해도 오랜 시간이 걸리는 상황은 은수를 힘겹게 하니 말입니다.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 전에 약을 얻어 살 수 있다면 은수의 선택은 단순합니다.

 

자신도 바라고 최영도 원하듯이 함께 고려에서 행복하게 살면 되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 사건으로 인해 다시 약을 만들어야 하는 은수로서는 분명한 선택을 해야만 했습니다. 죽을 수도 있는 상황에서 하늘 문을 포기하고 남을 것인지, 아니면 하늘 문을 통해 현재로 다시 돌아올 것인지 선택을 해아만 하는 순간이 다가왔습니다.

살기 위해서는 무조건 하늘 문을 통과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목숨을 살려낸다고 해도 과연 은수가 현재에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이미 최영을 깊이 사랑하는 그녀로서는 사는 것이 사는 게 아닌 삶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은수의 모습은 이미 최영이 경험했던 아픔이기도 합니다. 이런 아품을 간직하며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과연 제대로된 삶인지에 대해 반문하는 은수의 모습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비록 오랜 시간 행복하게 살 수는 없지만, 목숨이 존재하는 이상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은수의 선택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진정한 사랑이 존재하는 고려. 하지만 해독제 없는 독에 노출되어 죽을 수밖에 없는 은수. 그럼에도 남아 살아있는 동안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하겠다는 은수의 선택은 아름답지만 슬플 수밖에는 없습니다.

 

남은 2회 동안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은수의 선택은 무미건조한 삶의 연장이 아닌, 행복한 죽음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 짧은 생을 선택하더라도 사랑하는 이와 사랑하며 보내겠다는 은수의 선택은 그래서 아름답게 슬픈 사랑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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