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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보고싶다 2회-짧은 등장 긴 여운 남긴 박유천의 눈물의 의미

by 자이미 2012.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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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방송이 나가고 아역 배우들인 여진구와 김소현의 연기에 찬사가 이어졌습니다. 주인공인 정우와 수연이 처음만나고 어떻게 그런 애절한 사랑을 키워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설정을 이 두 어린 배우들은 완벽하게 소화해주었습니다. 세상에 버림받은 소녀와 그런 소녀의 손을 잡아준 소년의 풋풋하지만 가슴 시리게 아픈 15살 소년 소녀의 사랑은 시청자들의 마음도 사로잡았습니다.

 

너무 짧아서 더욱 강렬하기만 했던 박유천의 눈물

 

 

 

 

범죄자 아버지에 쫓기며 평생을 숨어 살아야 했던 소녀 수연. 아버지의 폭력에 도망치다 생긴 큰 상처만 남은 여린 발과 자신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기른 머리칼 등은 수연을 상징하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태어나면서부터 사랑이라는 것을 받아보지 못하고 살아왔던 수연에게 정우는 특별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엄청난 재산을 가진 아버지를 둔 정우는 부족한 것 없이 자란 부잣집 도련님이었습니다. 거대한 집과 엄청난 재물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다 할 수 있는 그에도 부족한 것은 존재했습니다. 바로 그 거대함 속에 마음을 따뜻하게 해줄 사랑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것을 다 갖추고 있지만, 정작 가장 중요한 사랑만은 존재하지 않는 정우의 집은 그래서 춥기만 했습니다. 

 

 

정우가 수연을 만나고 그녀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된 것은 우연 같지만 필연이었습니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그 무언가를 가진 소년과 소녀는 그렇게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주며 운명과도 같은 관계를 소중하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사랑이 고픈 그래서 더욱 적극적으로 사랑을 전해주고 싶은 이들은 함께 하는 시간들이 그저 행복하기만 했습니다.

 

학교에서 자신을 지켜주려는 정우를 위해 스스로 강해지려 노력하는 수연. 그런 수연을 보면서 다른 학생들의 비난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우. 그들은 그렇게 서로를 위해서라면 남들의 손가락질도 쓰레기 투척도 아무렇지도 않았습니다.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던 그들에게 타인들의 비난 정도는 우스운 일이니 말입니다.

 

정우와 수연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들의 운명이 조금씩 어긋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탐욕에 찌든 정우의 아버지 태준은 자신의 아버지의 처였던 강현주와 그녀의 아들인 형준을 죽이려 합니다. 아버지가 남긴 수 천 억의 재산을 그들에게 줄 수 없다는 이유 때문입니다. 서류상으로는 어머니이고 형제인 이들을 죽이려는 아버지와 달리, 정우는 죽음의 순간 형준을 살려냅니다.

 

수연의 옆집에 숨겨져 있던 형준은 불난 집에서 어렵게 구출해준 이가 다름 아닌 자신을 죽이려는 태준의 아들이라는 사실에 분노합니다. 자신을 살린 것이 자신을 죽이려던 이의 자식이라는 사실은 복잡한 감정을 만들어주니 말입니다. 사지에서 벗어나 좁고 낡은 집에서 숨죽여 있던 형준에게 그나마 행복했던 시간은 가끔씩 보이는 수연이라는 존재였습니다. 

벗어나고 싶어도 벗어날 수 없었던 형준을 깨진 창밖에서 바라보며 말을 건넸던 수연은 그때부터 형준의 사랑이었습니다. 지독한 외로움과 두려움 속에서 한줄기 빛과 같았던 수연. 그런 수연에게 말을 건네기 위해 그녀를 기다리던 형준의 모습 속에서 그들의 슬픈 운명을 바라보는 것은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이들의 지독할 정도로 슬픈 운명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자신에게 처음으로 이름을 불러주었던 남자 정우와 버려진 자신을 구원해주었던 남자 형준. 이 둘의 어긋난 운명 속에 존재하는 유일한 사랑 수연. 이 지독할 정도로 풀어낼 수 없는 삼각관계는 슬픔이 잉태한 지독한 눈물이었습니다.

 

자신의 남편이 살인자가 아니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수연의 엄마 명희는 더 이상 동네에서 '살인자의 아내'로 살 수 없다며 무작정 형사 성호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수연과 같은 나이인 은주와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됩니다. 살인자로 오해해 죽게 했다는 이유로 자신들을 받아달라는 명희와 자신의 잘못을 사죄하듯 그들을 받아들이는 성호의 운명은 그래서 슬펐습니다.

 

정이 많고 사랑이 많아서 슬플 수밖에 없는 이 운명들은 그렇게 모두를 슬픔으로 몰아가고 있었습니다. 화재 속에서 살려낸 아이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던 정우와 수연은 버스 안에서 의도하지 않았던 첫 키스의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정우만 기억하는 첫 키스였지만 말입니다. 깜빡거리는 가로등 아래서 애틋하게 교차하는 그들의 눈빛은 진정 사랑이라는 감정이 시작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성호의 집에서 모두 함께 한 저녁 식사 자리는 그 가족들이 느낀 첫 행복이자, 마지막 행복이었습니다. 하얗고 귀공자처럼 생긴 정우에게 싸움의 기술을 가르쳐주는 성호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행복해하는 수연과 형준.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행복한 미소를 짓는 엄마 명희. 이들의 그 짧지만 강렬했던 행복은 정우를 납치하려는 이로 인해 산산조각이 나고 맙니다.

 

성호의 집 담벼락에 각인시켜 놓은 수연의 '보고싶다'는 글. 그 글을 찾아 사라져버린 수연을 그리워하는 정우의 모습은 간절함을 넘어 모두를 함께 눈물 흘리기 만들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15살 어린 소년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던 소녀 수연. 지독한 운명은 그들을 잔인하게 갈라놓았습니다. 그렇게 14년 동안 오직 수연을 찾는 것이 인생의 목표가 되어버린 슬픈 남자 정우의 서글픈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던 눈물은 이들의 슬프고 아픈 운명을 그대로 보여준 명장면이었습니다.

 

1분 정도 되는 시간 동안 출연한 박유천의 이 마지막 장면이 중요한 것은 <보고싶다>의 주제를 모두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운명처럼 만났다 운명처럼 헤어져야만 했던 지독한 사랑을 강렬하게 보여준 이 장면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조용하게 벽에 적힌 글을 응시하며 수연을 그리워하는 박유천의 세밀한 연기와 눈 가득 담은 눈물이 흘러내리는 그 지독할 정도로 정제된 눈물 연기는 이 드라마의 색깔과 주제를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다는 과거 신파 영화의 홍보 문구처럼 <보고싶다>는 사랑하기 때문에 슬플 수밖에 없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강렬한 인상을 준 이 드라마. 정말 보고 싶게 만드는 드라마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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