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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보고싶다 4회-추리극을 닮은 수연 찾기, 정우의 분노가 의미 하는 것

by 자이미 201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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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 때문에 수연의 삶이 완전히 망가져 버렸음을 확인한 정우는 아플 수밖에는 없습니다. 자신만 아니었다면 수연이 그렇게 모진 고통을 당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자책은 그를 더욱 힘겹게 합니다. 돌이킬 수만 있다면 돌이키고 싶었던 이 지독한 순간은 아쉽게도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라는 사실이 정우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아버지를 버린 정우, 그 분노의 모든 것은 오직 수연을 위한 사랑이다

 

 

 

 

 

15살 소년이 납치를 당했습니다. 납치하나만으로도 충격적인 정우에게 더욱 고통스러웠던 것은 묶인 상태에서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이 폭행을 당하는 장면을 바라만 봐야 했다는 사실입니다. 도저히 혼자서는 어떻게 할 수도 없었던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구원을 요청하는 것이었습니다. 

 

정우는 자신의 아버지와 수연의 아버지 역할을 해준 형사 김성호에게 모두 연락을 취합니다. 15살 소년이 할 수 있는 최선이자 전부였습니다. 그렇게 아버지는 건장한 사내들을 이끌고 정우를 찾아냈고, 죽음과도 같았던 고통은 끝이 났습니다. 그런 정우에게 가장 시급했던 것은 다름 아닌 수연이었습니다. 수연이를 구해야 했고, 그녀를 구하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이었습니다. 

 

 

수연을 찾아주겠다던 아버지의 말을 믿었고, 그렇게 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아버지의 능력이라면 분명히 찾아줄 거라 확신했으니 말입니다. 112 신고 전화로 뒤늦게 소식을 듣고 현장에 도착한 김 형사는 불타는 현장에서 수연의 흔적들을 찾습니다. 그 흔적들이 가리키는 곳에 수연의 피가 고여 있고, 그는 무슨 일이 있어도 수연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수연을 찾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정우였습니다. 분명히 정우가 함께 있었고, 정우가 이야기를 해주지 않으면 수연을 찾을 단서가 없다는 점에서 김 형사는 극단적인 선택을 합니다. 수연의 아버지를 살인범을 몰아갔던 이들 중 하나인 판사를 협박해 한태준의 집에 있는 정우를 빼낼 수 있는 영장을 발부 받습니다. 철옹성처럼 들어가기도 힘들었던 한태준의 집에 들어선 김 형사는 눈물을 흘리며 손을 내미는 정우에게 수갑을 채워 밖으로 나옵니다.

 

김 형사가 정우에게 듣고 싶었던 것은 사건의 진실이었습니다. 과정과 용의자를 알아야 수연을 찾을 수 있는 현실에서 그 무엇도 없는 사건은 김 형사로서도 힘겨웠으니 말입니다. 정우의 이야기를 토대로 범인의 윤곽을 좁히고 쫓던 김 형사는 마침내 용의자를 잡습니다.

 

자신의 아들 정우만이 중요했던 태준에게 김 형사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습니다. 이미 자신의 돈의 노예가 된 경찰이 감히 자신의 집에 자신이 보는 앞에서 아들 손에 수갑을 채우는 모습을 용납할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을 보지 못하는 태준은 악마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수연의 생존여부보다는 돈을 가진 형준과 정 간호사를 찾는 데만 집중합니다. 범인 중 정우를 잡고 있던 이를 취재해 돈을 쫓는 태준에게 성가신 존재는 바로 김 형사입니다. 김 형사가 끼어들면서 수연에 대한 집착이 생겨나고 이런 상황은 결과적으로 자신이 찾고자 하는 것을 찾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든다는 점에서 불안하기까지 합니다.

 

한태준의 지시를 받은 범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기 보다는 짜여 진 각본대로 이야기를 하면 그만인 상황에서 시체가 존재하지 않는 살인사건은 커다란 화제가 됩니다. 범죄자였지만, 살인자의 누명을 쓰고 죽어야 했던 남편과 평생 행복이란 모르고 살아야 했던 딸이 갑자기 죽었다는 소식에 수연의 어머니인 명희는 죽고 싶을 정도입니다. 사건의 진실을 알고 싶어도 알 수 없는 이 답답한 상황은 그 누구도 풀어주지를 못합니다.

 

정우의 집 앞에서 소란을 피워 은주가 몰래 정우를 만나 수연의 행방을 찾아보려고도 했지만, 상처투성이가 된 정우에게서 찾을 수 있는 것은 없었습니다. 실어증이라도 걸린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던 정우 앞에 놓인 수연의 노트는 그를 더욱 힘겹게만 합니다. 정우를 정말 사랑했던 수연의 애정이 가득 담긴 그 노트를 본 정우는 더 이상 비겁하지 않으려 다짐합니다.

 

이 두려운 상황을 피해 아버지의 뒤에 숨어 결과만 알기에는 수연의 사랑에 비해 자신은 너무 초라하기만 했으니 말입니다. 아버지는 뭔가 알고 있을 것이라 확신한 정우는 아버지의 책상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됩니다. 수연을 찾을 생각도 없었던 아버지의 실체가 그대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김 형사를 몰래 찍은 사진들 아래 존재했던 핸드폰. 그 핸드폰의 전원을 켜자 울리는 벨소리 너머에 수연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죽었다던 수연이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구해달라고 합니다. 이 상황에 등장한 아버지로 인해 수연과의 통화는 끝이 났지만, 수연이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15살 소년 정우는 완전히 다른 남자가 되기 시작합니다. 아버지의 거대함에 두려움까지 느끼고 살았던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구하기 위해 스스로 남자를 선택했습니다.

 

자신이 그토록 원했던 수연을 찾지도 않고 오히려 자신의 행동을 타박하는 아버지를 더 이상 믿을 수 없다고 이야기하는 정우는 그렇게 수연의 노트만 들고 집을 나섭니다. 신용금고 사장의 외아들인 정우가 왜 형사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나는 장면이었습니다.

 

초반 4회까지 펼쳐진 <보고싶다>는 매력적인 이야기를 보여주었습니다. 4회 이후부터 본격적인 성인 연기자들이 등장하며 현재의 이야기를 담아낸다는 점에서 4회까지는 <보고싶다> 프롤로그처럼 이야기의 기본이 되는 장치들이 구축이 된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인물들의 성격들과 관계를 명확하게 해주었습니다.

 

정우와 수연의 관계의 기본이 되는 사랑과 갈등, 그리고 삼각관계의 큰 틀인 형준의 아픔까지도 명확하게 그려졌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정우가 왜 자신의 목숨을 던져서라도 수연을 살리려 하는지는 그 지독한 상처가 대신 할 수밖에 없습니다. 아버지 한태준에 대한 분노와 수연을 찾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형사라는 점에서 정우의 직업 선택 역시 자연스럽게 다가옵니다.

 

자극적인 사건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이를 유희의 도구로 희화화하지 않고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설정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무조건 비판을 받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가 명확해졌다는 점에서도 중요한 대목이었습니다.

 

추리 형식을 담아 수연의 행방을 추적하는 형사와 돈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인간들의 탐욕이 뒤범벅이 된 <보고싶다>는 의외로 흥미로운 이야기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반 4회 동안 드라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를 명확하게 잡아낸 작가와 연출자의 능력이 대단하게 다가오며, 극 전체를 이끌어갈 성인 연기자들에게 기준을 제시한 아역 배우들인 여진구와 김소현의 존재감은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들이 보여준 매력적인 연기로 인해 성인 배우들이 생명력을 얻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역 배우들의 연기력은 최고였습니다.

 

사랑이라는 커다란 담론을 이야기하지만 그 안에서 다양한 가치들을 담아내려 하는 <보고싶다>는 흥미로운 작품입니다. 박유천과 윤은혜 등이 출연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이야기의 탄탄함이 잘 드러난 이 드라마는 그 안에서 어떤 사랑을 이야기해줄지 기대가 됩니다. 정우는 수연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버리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사랑은 결국 해피엔딩이 될지 알 수는 없지만, 본격적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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