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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드라마의 제왕 6회-대물 권상우 사건을 재현한 최시원의 음주운전 사고, 풍자의 끝?

by 자이미 2012.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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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제작 전반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드라마의 제왕>은 분명 흥미로운 드라마입니다. 작가 장항준이 목숨을 걸고 내부 이야기를 폭로한다고 이야기를 할 정도로 드라마 제작과정에서 드러나는 다양한 이야기들을 숨김없이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입니다. 

 

정려원의 기억상실? 통속을 심어 통속을 씹는다?

 

 

 

 

 

한 편의 드라마를 제작하기 위해 얼마나 다양하고 힘겨운 노력들이 수반되는지 알려주는 매뉴얼과 같은 작품이 바로 <드라마의 제왕>입니다. 물론 그 중심축을 누가 담당하느냐에 따라 그 시각의 차이는 커질 수밖에 없기는 합니다.

 

드라마 제작자와 작가가 중심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그 외의 인물은 부수적인 존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드라마의 제왕>이 가지는 단점이기도 합니다. 배우를 중심으로 잡는 것과, 방송국 편성 팀을 중심으로 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를 보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악마와 같은 제작자 앤서니와 신인 작가 이고은이 벌이는 드라마 제작기는 마치 외인구단을 구성해서 신화를 창조하듯 이야기가 구성되고 진행되어갑니다. 최고의 제작자에서 밑바닥으로 떨어진 앤서니와 드라마 작가의 꿈을 접고 일상에 묻혀 살던 신인 작가가 100억이라는 일생일대 최고의 기회를 통해 화려하게 변신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기본 틀은 신데렐라 신드롬의 또 다른 변형이라고도 볼 수 있을 듯합니다.

 

편성 권을 빼앗길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앤서니는 자신이 가진 능력을 총동원해서 다시 편성 권을 되찾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작가였습니다. 드라마를 완전히 바꾸려는 태도에 분노한 이고은과 그런 그녀를 데려가 앤서니를 몰락시키려는 오진완으로 인해 또 다시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이고은을 빼앗기면 <경성의 아침>은 몰락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앤서니의 선택은 특별할 것이 없으니 말입니다.

 

오진완 앞에서 이 작가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겠다는 말로 겨우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앤서니이지만, 감독 선임에 문제가 생깁니다. 오직 시청률만 따지던 앤서니에게 작가나 감독은 그저 하나의 도구에 지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그런 앤서니의 악행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피디들은 앤서니의 작품에 감독을 하지 않기로 결의를 하며 앤서니를 궁지로 몰아넣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이가 바로 과거 최고의 감독이었던 구영목 감독을 찾고 개을 키우던 그에게 대본을 보여줍니다. 5년이라는 공백을 매울 수 있을 정도로 매력적인 시나리오에 반한 구 감독은 단박에 연출 사인을 하고 앤서니와 합류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5년 동안 쉬면서 쌓였던 열정이 너무 뛰어나게 다가와 과도한 욕심을 내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100억의 예산 중 단 5분 분량에 10억이 넘는 비용을 사용하겠다는 구 감독의 욕심은 결과적으로 분열을 만들고 말았습니다. 여기에 남자 주연인 강현민이 바다 수영을 죽어도 할 수 없다고 나서며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감독도 배우도 작가도, 심지어 방송국과의 사이도 원활하지 않은 앤서니는 힘겨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스스로 풀어내지 못하면, 그 누구도 풀어주지 못하는 이 힘겨운 상황 속에서 그는 결단을 내립니다. 감독과의 독대를 통해 이번 작품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절충안을 잡아 모든 문제를 해결하게 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다시 남자 주인공인 강현민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은 절대 하고 싶지 않은 수십억 출연료의 남자 배우는 감독의 요구에 굴하지 않고 거부한 채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는 만행을 저지르고 맙니다. 오진완이 수시로 몰락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현민의 이 무모한 행동은 앤서니를 더욱 힘든 상황으로 몰아가기 시작합니다.

 

오진완이 앤서니를 몰락시키는데 한 몫 했던 기자와 다시 손을 잡고, 강현민의 음주운전을 빌미로 <경성의 아침>을 무산시키려는 계획은 성공을 합니다. 의도적으로 충돌을 일으키고 지나가던 경찰에게 음주 사실을 고지해 위기에 몰아넣는 과정은 <경성의 아침>이 심각하게 뒤틀리고 있다는 신호였습니다. 

 

여기에 사태 수습을 하기 위해 앤서니와 통화를 하던 이고은이 뒤이어 오던 차에 치이는 상황은 최악이었습니다. 의도성을 가진 범죄에 의해 모든 것이 멈춰버린 상황에서 과연 <경성의 아침>이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남자 주인공인 강현민은 음주운전으로 하차를 요구당하고,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작가는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기억상실에 걸린 상황은 최악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 상황 전개에서 많은 이들은 과거 SBS에서 <대물>을 준비하는 과정과도 유사합니다. 드라마 제작 전부터 배우와 작가, 스태프와 방송사 등 엮인 모든 게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던 이 드라마는 남자 주인공인 권상우가 음주운전 뺑소니까지 치고 숨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최악으로 몰렸었습니다. 

 

이후 드라마는 정상적으로 방송이 되었고, 권상우는 짧은 사과문 하나만 남기고 말도 안 되는 검사 역으로 등장한 사건은 이번 <드라마의 제왕>과 무척이나 유사합니다. 시청률 대박을 치며 고현정을 최고의 존재감을 만든 이 드라마를 그대로 인용한 듯한 이야기의 흐름은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실제 드라마에서도 <대물>과 같은 흐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 더욱 재미있기도 합니다. 여기에 악어와 악어새 같은 기획사와 기자들의 커넥션이 노골적으로 등장하는 장면 역시 사실적이었습니다. 

 

문제는 작가가 <드라마의 제왕>을 통해 폭로를 위한 폭로에만 너무 매달리는 것은 아닌가 라는 의구심이 든다는 점입니다. 분명 흥미로운 이야기들임은 분명하지만, 드라마 제작에서 드러날 수 있는 다양한 문제들에만 집착한 채 정작 중요한 <드라마의 제왕>에 대한 이야기의 참신성과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드니 말입니다.

 

어린 시절 눈이 보이지 않는 홀어머니와 함께 살며 겪었던 수모가 현재의 지독한 악마 같은 제작자 앤서니를 만들어냈다는 이야기나, 어설픈 전개를 통해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이고은이 단기 기억상실증에 걸린다는 사실은 너무나 통속적이다 못해 진부한 설정이니 말입니다.

 

<경성의 아침>이 참신한 소재의 특별한 드라마라고 표현은 되지만 실체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걸작일 뿐입니다. 그런 걸작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 드라마의 핵심이라는 점에서 <경성의 아침>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별 의미가 없습니다. 물론 액자소설처럼 그 안에서 상징적인 메타포들을 담아내는 방식이 아니라면 말입니다.

 

가장 진부한 상황 설정을 만들어 놓은 상황에서 과연 <드라마의 제왕>이 어떤 참신한 재미를 보여줄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현재까지 풍물로만 돌던 이야기를 드라마를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한 것은 흥미로웠지만, 이후 <드라마의 제왕>을 이끌어가는 것은 드라마 안의 이야기입니다. 그런 점에서 진부와 통속을 비판하기 위한 의도적인 장치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런 진부함은 아쉽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위기와 기회가 반복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는 쉽게 식상할 수밖에는 없습니다. 불규칙적인 굴곡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점에서 <드라마의 제왕>은 비판과는 달리, 정작 작가들이 그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됩니다. 분명 매력적인 소재의 드라마이고, 김명민이라는 연기 절대강자가 출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는 하지만 진부한 이야기로는 더 이상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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