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7. 10:05

드라마의 제왕 7회-김명민이 만들어낸 언론플레이, 풍자의 재미를 던지다

악어와 악어새는 서로를 도와가며 사는 존재들입니다. 악어에게 귀찮게 따라다니는 악어새가 소중한 것은 자신이 먹고 남긴 찌꺼기를 제거해줌으로서 병을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악어새의 경우 악어가 먹고 남긴 것들만으로도 먹을 걱정 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다는 점에서 둘은 천생연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연예인과 연예부 기자가 악어와 악어새로 불리는 이유는 바로 이런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이었습니다. 

 

언론플레이를 노골적으로 풍자한 드라마의 제왕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청소년들에게 가장 선호 받는 직업입니다. 대중의 스타가 될 수 있고, 엄청난 부까지 쌓을 수 있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당연히 관심을 받을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재미있는 것은 연예인들에게 자신의 직업 만족도를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이 만족하지 않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권장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들의 자리 지키기인지 애환에 대한 솔직한 답변인지 알 수 없지만 묘한 매력을 지닌 직업군임은 분명합니다.

 

시대별로 선호 받는 직업군들은 존재합니다. 과거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딴따라로 불리며 손가락질을 받던 시절이 존재했었다는 점에서 현재의 상황은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런 대우만큼 연예인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홍수가 되어 쏟아지고 있는 것도 현실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쏟아지는 기사들 중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할 길이 모호하다는 점입니다. 최근 한 신문이 밝힌 연예부 기자의 일상은 문제의 심각성을 잘 드러내주고는 합니다. 하루에 3, 40개의 기사를 작성하는 현실은 황당하지요. 많게는 100개가 넘는 기사를 홀로 작성을 한다는 점에서 그게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라는 의구심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하지만 연예 관련 기사의 내용을 보면 100개가 아니라 1,000개라도 쓸 수 있겠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라는 점에서 기사의 용도와 가치는 이미 땅에 떨어진지 오래입니다. 질과는 상관없이 양으로 승부하는 현실에서 양질의 내용을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니 말입니다. 이런 기괴한 풍토의 한 단면이 <드라마의 제왕>에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드라마 <경성의 아침>의 주연 배우인 강현민이 음주운전으로 논란이 되는 과정과 우호적인 여론으로 돌아서는 과정에서 보여준 연예부 기자들의 한심함은 극단적으로 표현되었으니 말입니다. 거대 제작사의 사주를 받아 음주운전 사고를 유발하고 이를 통해 특종을 잡는 과정은 황당하기만 합니다. 언론인이라는 사명감은 존재하지도 않는 사기꾼 같은 존재감으로 전락한 연예부 기자의 한심함은 이후 연예부 기자들의 무지몽매함으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면 미친 듯이 집중하는 여론으로 인해 <경성의 아침>은 삽시간에 폐지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아무리 조작된 사고라고는 하지만 음주 운전은 사실이라는 점에서 강현민의 몰락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여기에 사고 수습을 하던 이고은 작가까지 사고가 난 상황에서 앤서니의 고통은 극단적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앤서니가 뛰어난 제작자라는 증거는 바로 이런 위기 상황에서 드러났습니다. 강현민의 어머니가 꾀병이기는 하지만 응급실에 실려 갔다는 사실을 통해 사건을 조작하는 그 실력은 가히 천재 급이었으니 말입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을 방법을 찾아낸 앤서니로 인해 분위기는 일순간 비난에서 우호로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음주운전을 하기는 했지만 아픈 어머니를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동이었다는 사실은 우호 여론을 만들기에 부족함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앤서니의 이런 임기응변에 오진완은 분명 조작이 존재한다며, 스파이로 심어둔 구희재를 통해 약점을 잡게 합니다. 하지만 변수는 인간적인 면모가 전혀 없는 오진완에 대해 구희재가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홀로 할머니를 모시고 사는 어려운 가정형편을 가진 구희재를 협박해 앤서니를 몰락시키려는 오진완은 이런 비인간적인 행동으로 인해 역습을 당하고 맙니다. 

 

자신이 사건 조작의 핵심 주범이고 모든 것을 준비한 존재라는 사실을 구희재가 통화 중 녹음을 해서 건넸기 때문이지요. 앤서니를 완전히 몰락시키기 위한 오진완의 반격은 스스로 상처만 키운 채 도망치기 바쁜 상황으로 만들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이고은은 앤서니의 숨겨진 착한 마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됩니다. 차가운 말투로 일관하고 있지만 앤서니는 정말 따뜻한 남자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자신에게는 스파이 짓을 해서 해고했다고 했지만, 구희재의 집을 찾아 다시 출근하라는 글까지 남긴 앤서니였습니다. 차가운 말투와 인상과는 달리 앤서니는 오진완과 다르게 인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존재였습니다. 이런 차이가 결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둘의 경쟁은 이미 승패가 갈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닙니다.

 

위기 상황을 넘긴 그들에게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사랑이었습니다. 이고은이 조금씩 앤서니의 실체를 알아가며 감정을 담기 시작하는 순간 앤서니 앞에 등장한 성민아(오지은)라는 존재는 자연스럽게 삼각관계로 나아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적인 제국 프로덕션의 배우라는 점이 문제이지만 감독이 원하는 여배우를 섭외해야만 하는 앤서니는 힘겹기만 합니다.

 

 

이제는 스타가 된 성민아가 신인 시절 앤서니의 연인이었다는 사실은 이야기를 극적인 관계 설정으로 몰아가기 시작했으니 말입니다. 드라마에서는 빠질 수 없는 삼각관계가 구축되기 시작하며 이야기의 흐름이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궁금증은 당연하게 다가옵니다. 통속을 비판하며 통속을 이야기하는 <드라마의 제왕>이 어떤 식으로 이런 삼각관계를 구축하고 이끌어 나갈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매회 드라마 제작과 관련한 이야기나 연예계 전반에 대한 풍자를 제시하는 <드라마의 제왕>은 흥미롭습니다. 7회 직접적으로 언급한 연예부 기자들의 한심한 작태는 많은 이들이 공감합니다. 그 공감대가 높다는 점이 슬플 수밖에는 없지만 현실적으로 기형화된 언론에서 쏟아내는 기사들의 태반이 이런 무책임한 쓰레기에 가까운 것이 현실이니 말입니다.

 

진실 보도라는 가치를 상실한 채 그저 돈을 위한 글쓰기의 한계는 명확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돈을 벌기 위해 글 공장처럼 무의미한 내용만 무한 생산하는 그들의 모습과 자극적인 기사를 통해 클릭 율을 높이기 위한 그들의 작태를 꼬집고 있는 <드라마의 제왕>은 그래서 흥미롭기만 합니다. 스스로 풍자의 대상이 되어 관심을 끌 수밖에 없는 이 기묘한 아이러니가 과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제 블로그가 마음에 들면 구독+해 주세요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