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3. 10:05

청담동 앨리스, 문근영이 그려내는 청춘열전 진정한 앨리스가 될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반으로 품어낸 '청담동 앨리스'는 흥미롭습니다. 이상한 나라와 다름없는 청담동에 들어선 앨리스 문근영의 신기한 여행에서 드러날 추악함과 희망들 속에서 과연 무엇을 이야기할지 궁금해집니다. 대한민국 극단적 소비의 중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청담동에서 과연 앨리스는 무슨 경험을 하게 될지 기대됩니다. 

 

저주 받은 청춘 문근영과 극단적으로 축복받은 박시후의 삶

 

 

 

 

 

저주 받은 청춘으로 불리는 20대의 삶은 고달픕니다. 어느 세대나 힘겨운 것은 당연하지만, 대한민국의 2012년을 살고 있는 2, 30대 청춘은 저주라는 말이 가장 적합할 정도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래의 희망도 현재의 안락함도 존재하지 않은 밀림보다는 사막에 가까운 이 공간에서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이 얼마나 스스로를 처참하게 하는지 깨닫게 하는 매일이라는 점이 더욱 절망스럽게 합니다.

 

삼포 시대의 전형인 한세경(문근영)과 그 반대급부에 속한 차승조(박시후)의 관계는 그 극단 속에서 흥미를 자아냅니다. 빈부 격차가 극대화되며 상위 1%는 넘치는 부에 어쩔 줄 몰라 하고,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하위 99%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고역인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스스로 중상층이라 자위하며 자신의 힘겨움을 망각하는 이들도 존재하지만, 그런 숫자 놀이의 허수 속에 상위 1%를 제외하면 모두 하류층으로 분류되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세경과 그의 가족 그리고 6년을 사귄 남자친구 소이찬(남궁민)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소이찬과 한세경. 그들은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나 살아가며 최선을 다해 자신들이 이룰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이뤄내며 살아왔습니다. 좋은 대학에 들어가 열심히 공부해 좋은 성적으로 졸업을 하고, 이찬은 명품 브랜드인 아르테미스에 입사도 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한세경이 3년 동안 취업을 하지 못하고 어렵게 입사를 하기는 했지만 그녀 역시 노력을 통해 현재의 자리까지 올라섰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그들의 성공은 추위가 가시고 언제 깨질지 모르는 강가의 얼음 위를 건너는 것처럼 불안했습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꿈을 이루는 것에는 한계가 명확해진 대한민국에서 성공은 이미 타고난 것이라는 현실은 그들을 절망으로 이끕니다.

 

희귀암에 걸려 보험 적용도 되지 않는 이찬의 어머니. 그런 어머니를 위해 금융권에서부터 사채까지 엄청난 빚을 져야만 했던 이찬은 한계에 다다릅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도 이 지독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그는 회사에서 폐기 처리하는 명품을 훔쳐 돈을 마련했습니다. 밀린 입원비로 수술도 받을 수 없었던 이찬으로서는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어머니를 살릴 수도 없었으니 말입니다.

 

너무나 사랑해서 헤어질 거라고 생각도 못했던 세경에게 아르테미스 가방(비록 훔친 물건이지만)을 선물하며 이별을 고하는 이찬으로서는 그것이 최선이었습니다. 평범한 가정, 혹은 그보다 못한 가정 속에서 그들이 결혼을 한다고 해도 마이너스 인생을 살아야 하는 엄연한 현실에 결혼은 저주에 가까웠으니 말입니다. 힘들게 결혼을 해서 살아간다고 해도, 이런 가난의 혹독함을 자식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사실이 더욱 힘겹다는 이찬의 모습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동네 빵집을 운영하며 가족을 책임진 세경의 부모들은 위기에 빠졌습니다. 동네 상권까지 침범한 재벌들로 인해 박리다매로 동네 빵집을 죽이는 상황에서 힘없는 서민들이 버틸 수는 없으니 말입니다. 원가에도 미치지 않는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하는 재벌들의 탐욕은 결과적으로 그들을 죽음으로 내몰 수밖에는 없게 됩니다.

 

아파트 정책의 잘못으로 한 몫 몰이로 국민들을 내몰고 이런 버블붕괴는 결과적으로 하우스 푸어들을 양산하게 만들었습니다. 고금리의 은행 이자에 울고 거추장스러워진 집으로 인해 삶 자체가 파괴되어가는 서민들은 그저 가진 자들의 봉 노릇 외에는 할 수가 없는 것이 대한민국입니다.

 

안목이 촌스러워서 더 이상 성장할 수 없다는 세경. 외국에 나가 보지도 않았고, 그렇다고 남들처럼 명품들로 치장한 삶을 살지 않았던 그녀에게 안목이란 중요한 벽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습니다. 넉넉한 집에서 태어나 모든 것을 누린 그들에게 안목은 고급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그런 혜택을 받지 못한 대다수의 서민들에게는 그들이 요구하는 안목은 허상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사랑도 일도 결코 쉽지 않은 세경에게 롤 모델이 된 것은 흥미롭게도 서윤주(소이현)입니다. 학창시절 세계에게 밀려 자격지심만 가지고 살아가던 그녀가 지앤의류 사모님이 되어 하루에 쇼핑을 연봉보다 많이 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만 합니다.

 

남자 하나 잘 만나면 인생이 달라진다는 말을 스스로 실천하고 살아가는 윤주가 결코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습니다. 그녀의 삶은 그저 남자에만 기댄 형편없는 삶이라고 생각해왔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명확한 세경에게 윤주는 어쩌면 자신이 넘을 수 없는 경지를 넘어선 신과도 같은 존재일지 모릅니다.

 

 

능력이라는 측면에서는 윤주를 충분히 능가하지만, 세경의 현실은 윤주에 의해 꼴찌로 지앤의류에 입사할 정도입니다. 능력과 상관없이 결정되는 사회가 주는 지독함은 세경을 변하게 합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노력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운명 속에서 세경이 해왔던 노력은 이 지독한 사회에서는 결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게 합니다.

 

삼포 세대 가장 지독한 고통 속에 내던져진 세경이 선택한 그 가치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직 명확하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그 안에서 우리가 잃었던 혹은 애써 잊고 싶었던 진실이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코믹을 밑바탕으로 캔디 이야기와 신데렐라 신드롬을 적절하게 비벼놓은 이야기가 될 가능성도 높지만, 그 안에서 품고 내지르고 싶은 이야기가 흥미롭게 다가온다는 점에서 <청담동 앨리스>는 매력적입니다. 문근영과 박시후라는 조합이 은근한 매력으로 다가오는 이 드라마가 과연 사회적 문제를 그저 이슈를 위한 소재가 아닌, 진정 심각한 문제로 품고 이야기의 중심으로 품고 나갈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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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1 Comment 8
  1. 천박한 설정이 너무 진부하더라 2012.12.03 11:15 address edit & del reply

    컴플렉스가 난무하는 드라마, ㅎㅎ 특히나 문근영역에 천박함니 나오는거보고 더 자증나더라, ㅎㅎㅎㅎ 여자에 변신은 무죄라는 cf가 생각난다, 허허허 문근영에 컴플렉스가 곳곳에서 나오는거보고 픽,,웃음이 난무하냉, ㅎㅎㅎ 소위 말하는 거지근성도 보이고 ㅎㅎㅎㅎ 작가가 일부러 그런 설정을 쓴거야 이해가 가지만 ㅎㅎㅎ 너무 진부하고 설정도 안맞는 장면에 ㅎㅎㅎㅎ 그저 그저 웃는다, ㅎㅎㅎㅎ

    • 천박함? 2012.12.03 11:32 address edit & del

      하하..그렇게도 생각하는군요..천박함이란 단어를 이럴떄 쓰는건지 첨 알았네요. 당신은 드라마를 통해 무얼 보나요? 단지 그것만 볼려는게 아니라 그것만 보이는것겠지요..그게 당신의 모습일거에요..

  2. 새끼늑대 2012.12.03 12:15 address edit & del reply

    첫회의 '처지'에 대한 고찰을 본후 열심히 보기 시작한 시청자입니다.
    다소 무겁고 어려운 주제(빈익빈부익부, 88만원세대, 복지미비)를 잡은 드라마라 시청률은 별로 안 나올것 같네요.
    그러나 극 전반에 흐르는 부유층의 사치품 집착을 통한 키치적 비판은 참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심각한 상황을 웃기게 하는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어제 같은 경우 드라마 끝나고 바로 이어진 다큐멘터리 '돈과 꽃'은 절묘한 편성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상업광고가 난무하는 상업방송에서 상업을 비판하는 자세는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3. treetree3 2012.12.03 16:11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면서 앞으로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이 그다지 차이가 없겠구나 하면서 씁쓸했어요.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하게 살아가는건지 드라마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향후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려고요.

  4. treetree3 2012.12.03 16:12 address edit & del reply

    드라마를 보면서 앞으로 내 앞에 주어진 현실이 그다지 차이가 없겠구나 하면서 씁쓸했어요.이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행복하게 살아가는건지 드라마에서 그 답을 찾으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겠지만 향후 어떻게 전개되는지 지켜보려고요.

  5. 리얼한 드라마 2012.12.03 17:20 address edit & del reply

    패션에 관심없는 분은 모르겠지만, 실제 상황입니다. 디자이너가 모두 들어가고 싶어하는 국내 모 의류회사.. 반드시 명품 입을 정도의 디자이너만 뽑습니다. 그 이유가 명품을 입어봐야 명품을 만들 수 있다나요. 그러다 ㅋㅋㅋㅋ 그저그런 집안에 얼굴 예쁘고 학벌은 좋은 자기 회사 디자이너를 며느리로 삼았는데, 루머에 따르면 그 며느리가 재벌집안을 남친으로 삼아 외제 명품만 쓰던 여자라 그 의류회사에 들어와서도 거액의 빚을 졌고, 그 것이 결국 불고 불고 결혼 후 곧 발각되어 위자료 조로 얼마 받고 미국으로 갔다더군요. 미국 가서 부자 미국인 남편 만나 잘 산답니다. 최근에는 저 조건에 날씬하고 모델체형일 것이란 조건도 붙었는데, 피팅 모델비를 아낄 수 있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6. genteiko 2012.12.03 23:48 address edit & del reply

    한국의 현실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무어라 말하기 어렵네요.

    요즘 일본드라마들이 현실적인 문제들, 서민들의 고민 희망을 보여주는데 비해
    한국드라마는 아직도 재벌과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것이 좀 아쉽습니다.

    지금 후지텔레비의 월요일 드라마 < PRICELESS-있을리가 없잖아. 까짓것!>에서는
    회사에서 억울하게 해고당한 샐러리맨 켄다이치가 하루에 5백엔 하는 빈민하숙집에서
    세 사람이 한 방을 같이 쓰면서도 대기업에서 잘린 하청기업들을 묶어서
    새상품인 48시간 보온하는 '마술병(보온병)'을 만들어서 대박을 터뜨리는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고급와인을 마시던 때보다도
    돈 보다는 사람들을 위해서 일하는 지금이,
    빈곤하지만 무언가 하고싶은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이 제일 행복하다고 하는
    켄다이치 모습이 너무 멋져 보였습니다.

    이렇게 대기업의 횡포에 중소기업들이 망해가는 현실에서
    킨다이치야말로 현시대의 새로운 히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데 겨우 어떻게 하면 부자며느리가 되겠는가를 인생의 목포로 삼는 주인공이
    얼마나 시청자들의 공감을 자아낼 수 있을지...
    얼마나 가치있는 인생이 될지 ...

    저로서는 작가의 의도가 잘 이해가 안 되네요.
    자이님의 말씀처럼 캔디이야기와 신데레라 신드롬을 적당히 섞은 작품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내일도 좋은 하루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dramastory2.tistory.com BlogIcon 자이미 자이미 2012.12.06 10:04 신고 address edit & del

      기무라 타구야가 나오는 드라마지요. 대기업 횡포에 맞서는 이들의 패기를 보여주고 사회적 부조리를 지적하는 드라마 흥미롭게 보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카리나 때문에 보기 시작했지만 말입니다.

      그 작품에 비하면 <청담동 앨리스>가 담고 있는 이야기는 많이 다르지요. 그리고 여전히 불안함을 간직하고 있다는 부분도 아쉽게 다가옵니다.

      기본적으로 팬셔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공간을 주 무대로 삼은 만큼 사회적 문제를 명확하게 언급하고 이야기하는데 분명한 한계도 보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 방송이었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