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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보고싶다 11회-박유천의 보고 싶다와 김새론의 미안해가 던진 감동, 시청자도 울렸다

by 자이미 2012. 1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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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범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청소 아줌마에게 잡힌 정우는 위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살인을 저지른 그녀는 언제나 아들처럼 대하던 청소 아줌마는 더 이상 아니었습니다. 5년 전 14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잔인하게 폭행을 당하고 죽은 딸 보라. 그런 보라를 위해 복수를 감행한 보라 엄마의 모정은 시청자를 울리고 말았습니다. 정우가 위기 상황에 수연에게 남긴 "보고 싶어"와 보라가 엄마에게 남긴 편지에 담긴 "미안해"는 모두를 울게 만들었습니다. 

 

'보고 싶다'와 '미안해' 사이에 정우와 수연이 존재하고 있었다

 

 

 

 

정우가 강성범 살인범으로 유력한 청소 아줌마를 뒤쫓아 집으로 들어섰지만, 전기 충격기에 의해 오히려 붙잡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이미 독약으로 강성범을 죽인 그녀가 깨어난 정우에게 약을 권하는 장면에서 둘이 같은 상황이 될 것이라 생각하는 이들은 많았습니다.

 

중요한 차이는 강성범은 잔인한 범죄자였고, 한정우는 자신의 딸과 결혼을 시키고 싶은 사위라는 사실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폭행을 당하고 헤어질 수밖에 없었던 수연을 찾기 위해 형사가 된 정우. 그런 정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청소 아줌마에게 정우는 여전히 사위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수면제를 먹이고 진범을 죽이기 위해 떠나는 청소 아줌마는 잠에서 깨어나면 먹으라고 정우를 위한 밥상까지 준비해놓았습니다. 마지막 일 수밖에 없는 정우와의 인연. 그런 인연의 끝에서 사위삼고 싶었던 정우에게 장모가 되어 따뜻한 밥 한 끼라도 먹이고 싶었던 청소 아줌마의 모습은 애절했습니다.

 

보라를 폭행하고 급히 미국으로 도주했다 돌아오는 진범을 납치한 청소 아줌마는 중요한 순간 정우와 마주하게 됩니다. 이미 모든 행적을 추적당하는 상황에서 그녀가 갈 수 있는 곳은 뻔했으니 말입니다. 차 밖에 있는 정우를 바라보며 서글프게 눈물을 흘리며 "우리 사위 왔네"라고 말하는 청소 아줌마의 슬픈 눈에는 어처구니없니 잃어야 했던 딸에 대한 애절함이 가득했습니다.

 

누구보다 그녀의 마음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정우로서도 그런 정우를 가장 많이 이해하고 있었던 청소 아줌마로서도 이 지독한 현실은 고통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취조실에서도 우리 사위에게 조사를 받으면 안 될까라고 이야기하는 그녀에게 살인에 대한 아쉬움이나 반성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내 딸이 폭행을 당하고 그 충격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도 고작 5년을 감옥에서 사는 것이 전부인 상황에서 남겨진 이의 복수는 당연해 보였으니 말입니다.

 

 

보라 어머니를 찾아 온 수연 어머니와의 취조실 장면은 딸을 둔 어머니라면 모두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명장면이었습니다. 자신의 딸을 폭행하고 인생을 망치게 만들어버린 범인을 죽인 그녀에게 오열을 하는 수연 어머니의 대화는 처절했습니다.

 

"보라 어머니, 내가 이러면 안 되는데...이러면 안 되는데..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나 대신 해준 거 너무 고맙고, 나 대신 벌 받는 것 같아 미안하고...미안하고.. 그래도 그러지 말지. 죽이지는 말지..."

 

두 피해자 어머니들이 어린 딸을 생각하며 두 손을 맞잡고 오열하는 장면은 직접 당사자가 아니라 해도 큰 울림으로 전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폭행 사건에 둔감한 대한민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는 이 장면은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면 공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 말입니다.

 

자신을 죽이는 것으로 알고 마지막으로 수연이와 통화를 하게 해달라는 정우. 그런 정우는 잠이 드는 상황에서도 수연이를 애타게 찾기만 했습니다. "보고 싶어. 수연아"라는 말을 남기고 쓰러지는 정우와 수화기 너머에서도 정우가 위기에 처해있음을 순간적으로 감지한 수연의 모습은 감동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라 어머니가 정우의 손에 쥐어준 마지막 편지를 읽던 정우가 격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보라의 마음이 수연과 같을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나이에 동일한 상처를 입은 보라. 만약 수연이 그대로 한국에 있었다면 그녀 역시 보라와 같은 고통 속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은 이후 이야기 전개를 복잡하게 만들게 합니다.

 

보라가 엄마에게 남긴 "미안해"라는 말은 수연이 자신의 어머니와 정우 자신에게 남긴 편지와도 같은 것이었습니다. 미치도록 보고 싶었던, 하지만 그럴 수가 없었던 수연을 보라와 함께 연결할 수 있게 하는 이 절묘함은 <보고싶다>가 전하는 감동의 방식이었습니다. 

 

보라가 남긴 편지에는 드라마 자체가 주는 극적인 장치와 현재의 수연과 과거의 수연을 비교하게 함으로서 정우의 선택을 더욱 복잡하게 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기계적인 장치보다 더욱 중요하게 다가온 것은 보라의 편지는 우리 시대 잔인한 폭행을 당한 이들을 대변하는 내용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잔인한 폭행을 당한 피해자들은 씻을 수 없는 고통에 힘겨워 하지만, 가해자들은 당당하기만 합니다. 권력의 힘을 믿고 도망을 치거나, 겨우 5년이라는 수감으로 모든 죄를 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당황스럽기만 하니 말입니다. 도저히 그 고통스러운 기억을 떨치지 못하고 살아가는 보라가 범인이 곧 출소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불안해하며 죽음을 선택하는 상황은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정우의 전화를 통해 '꺼진 가로등 15 걸음'을 힌트로 알아듣는 수연의 모습은 그녀가 얼마나 정우를 그리워하는지 명확하게 드러났습니다. 꺼진 가로등에서 자신의 집까지 280 걸음인데 정우가 모를 리가 없다는 말에 형준이 불안해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조이라고 이름 붙이며 자신의 여자가 되기를 바랐던 수연은 다시 과거의 수연으로 빠르게 돌아갔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장면이었으니 말입니다.

 

 

수연만큼이나 정우를 사랑하는 수연의 어머니 명희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합니다. "그 애가 수연이가 되고 싶지 않데"라는 말은 정우에게도 충격이었습니다. 명희 역시 조이가 수연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고, 그런 조이가 수연으로 돌아오고 싶지 않다는 말은 정우에게도 고통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아픈 기억도 내꺼야"라고 말하듯 그 모든 고통들마저 감수하고 싶었던 정우에게 스스로 수연이기를 거부하는 수연은 아픔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형준으로 인해 철저하게 정우의 이야기가 정상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은 그들을 14년 이라는 기간 동안 만날 수 없도록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정우의 새엄마인 황미란을 통해 정우가 14년 전 자신이 사라지던 그때 집을 나왔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우가 그저 형식적으로 자신을 찾는 행위를 한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했다는 사실을 잘 알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정우가 자신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살아왔다는 사실은 경찰서에서 자신의 어머니를 "애인"이라고 부르며 살갑게 대하는 장면이나, 자신의 정체를 이야기하며 이제 잊으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정우 역시 아들 같은 존재가 되었지만, 명희는 어쩔 수 없는 수연의 어머니였습니다. 수연을 위해서 그녀가 원하는 삶을 살게 해주고 싶다는 명희의 고백에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는 정우와 이런 이야기를 몰래 듣고 소리도 내지 못하고 오열하는 수연의 모습은 정통 멜로가 줄 수 있는 모든 가치를 담아내 주었습니다.

 

 

'마법의 성'이 울리는 순간 그 공간에 자신만이 아니라 수연도 존재함을 알게 된 정우는 수연에게 왜 수연이 되고 싶지 않은지 묻습니다. 그리고 그녀를 껴 앉고 자신의 억눌렸던 아픔을 모두 쏟아내는 정우와 수연의 장면은 시청자들마저 울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지독한 복수와 사랑이 뒤엉켜 있는 <보고싶다>는 이제 절반을 넘어서며, 속살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수연에 대한 강한 집착이 드러나기 시작한 형준의 복수극은 어쩔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강렬함에 14년 전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될 정우와 수연이 과연 잔인한 복수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행복한 결말을 맺을 수 있을지 불안하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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