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 4. 10:08

보고싶다 17회-세 개의 마법의 성, 박유천은 순수의 성을 지켜낼 수 있을까?

미친 사랑의 광기는 결국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파괴하는 것으로 이어졌습니다. 자신의 모든 것이라고 외쳐대던 형준은 수연을 자신의 범한 모든 살인자로 누명을 씌우는 것으로 복수의 칼날을 돌려 세웠습니다. 복수를 위한 복수를 해왔던 형준에게는 살아있는 어머니로 인해 복수의 대상을 수연으로 돌렸고 그런 그의 행동은 결국 최악의 상황을 만들어내고 말았습니다. 

정체를 드러낸 세 개의 마법의 성, 수연은 살인자 누명을 벗을 수 있을까?

 

 

 

 

 

첫 회 등장했던 인트로 장면이 다시 한 번 사용되며 17회는 기존과는 다른 무게감으로 다가왔습니다. 왜 이런 인트로 장면을 다시 사용했는지는 극의 흐름 속에서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광기가 폭발한 형준이 수연을 살인자로 몰고, 그런 수연을 구하기 위해 나선 정우가 위기에 빠지는 상황은 의문의 인트로 장면을 이해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형준의 정체를 알아내고 수연이 위험하다고 판단한 정우는 휴대폰 위치추적을 통해 찾아갑니다. 14년 전 꼬마의 정체를 밝히고 더 이상 도망갈 수 있는 곳이 없게 된 상황에서 형준은 마지막 선택을 합니다. 자신이 그토록 그리워했던 어머니가 자신마저 알아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에게 남겨진 모든 것은 수연이 전부였으니 말입니다.

 

 

자신이 수연을 위해 살인까지 저질렀다고 밝히지만, 그런 형준의 발언들은 결과적으로 그동안 숨겨왔던 진실이 무엇인지 모두 드러내는 상황을 만들고 맙니다. 형준은 수연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철저하게 그녀를 사육해왔을 뿐입니다. 14년 전 정 간호사에게서 수연을 구해낸 것은 분명 선한 행동이었지만 그 행동의 근저에는 자신의 외로움과 사랑이라는 감정이 강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다는 점은 중요합니다.

 

어머니에 대한 애정이 누구보다 강했던 형준에게 그 애정을 모두 쏟아내고 받을 수 있는 대상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돈 밖에 모르는 정 간호사에게 그런 애정을 찾을 수는 없는 일이었고, 형준이 선택할 수 있는 대상은 바로 수연이었습니다. 최악의 상황에서 자신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주었던 수연이야말로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그런 수연이 자신의 사랑을 몰라준다는 점에서 형준의 분노는 극단적으로 흘러가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의 사랑이 곧 정답이라고 믿는 그이지만 그 사랑이 철저하게 비뚤어지고 뒤틀린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수연을 소유하는 것이 곧 사랑이라고 생각했던 형준으로서는 그녀의 감정은 생각하지 않고 오직 그녀만을 지키는 것이 사랑이라 생각했습니다.

 

수연의 어머니와 정우가 그토록 그녀를 찾으려 노력해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숨겼던 것은 자신만이 오직 수연을 독점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수연을 사랑하고 기다리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숨긴 채 자신에게만 의지하도록 만들려던 형준의 사랑은 사랑이 아닌 아집이었고, 잔인한 사육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이 구축한 거대한 마법의 성에 공주인 수연을 가둬두고 조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인형으로 만들어 감상하는 것만으로 모든 것을 얻었다고 착각하고 있는 형준은 그저 미친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없으면 그 모든 것에 분노하는 그는 어린 시절이나 성인이 된 현재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소유하고 싶은 수연을 애타게 찾는 김 형사를 잔인하게 죽이고 편안해하던 어린 형준의 모습은 성인이 되어 광기가 더욱 거세진 그의 모습에는 여전히 가득했으니 말입니다.

 

수연을 안전하게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정우는 자신의 집으로 들어섭니다. 모든 사건의 발단이었던 지독하게 우울할 수밖에 없는 마법의 성으로 들어선 정우는 힘들기만 합니다. 그 성에 자신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기묘한 존재와 마주해야 하는 정우는 낯설고 두렵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천성이 착하기만 한 정우에게 이 낯선 만남도 이내 사랑으로 변할 뿐입니다.

 

얼굴도 본 적이 없고, 조사를 해본 결과 이모도 아닌 이 여자의 정체가 뭔지 궁금하기는 하지만 그런 궁금증에도 정우는 따뜻하게 그녀를 감쌉니다. 형준이 자신의 소유로 만들기 위해 광기를 부리는 것과 달리, 정우는 따뜻한 가슴으로 소유가 아닌, 교감을 나누게 한다는 점에서 전혀 달랐습니다.

 

자신과 닮았다는 강현주. 그녀는 타인에게 절대 자신을 내보이지도 않은 채 지독한 자기 안에 갇혀 사는 인물이었습니다. 14년 동안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되어 한태준만 바라보며 살아왔던 그녀에게 낯선 존재들은 두려움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녀가 정우에게 먼저 손을 내밀고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던 소중한 물건을 건네는 모습은 의외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아들인 형준마저 몰라보고 거부했던 그녀가 왜 정우에게 손을 내밀었는지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강현주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그녀의 지문을 뜬 정우로 인해 그녀의 실체는 모두 드러날 수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플로리다에 교수로 있는 이모인지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 있지 않은 어머니인지 말입니다.

 

차가운 얼음의 나라와 같은 정우의 마법의 성은 견고합니다. 견고한 만큼 그 안에 담겨져 있는 마법은 초라하기만 했습니다. 아집과 탐욕만이 가득한 그곳에는 저주만이 가득한 공간일 뿐이었습니다. 탐욕을 채우기 위해 게걸스럽게 돈을 탐했고, 그렇게 채워진 탐욕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버려야만 했던 그곳에는 탐욕이라는 마법만 존재하는 지옥과도 같은 성이었습니다.

 

형준이 그동안 자신에게 거짓말을 해왔다는 사실을 알게 된 수연은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을 위한다는 형준이 자신을 이용해 한태준을 능욕하는 장면에서 그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확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그녀가 형준에게 벗어나 자신이 그토록 원하고 그리워했던 자신만의 마법의 성으로 돌아가고 싶어 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암울한 어린 시절을 벗어나 김 형사의 집으로 들어선 수연과 어머니는 처음으로 행복이란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 행복을 만끽하기도 전에 사고가 벌어지고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공간이지만 그곳에는 서로를 애타게 그리워하는 사랑이 가득한 공간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마법으로 단단해져 있는 성으로 들어선 수연과 그런 수연을 보고 반가워하는 어머니의 모습은 감동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14년 전 자신의 집으로 들어온 어린 수연을 맞이하던 어린 은주처럼 14년이 흐른 지금 다시 돌아온 수연을 자기 식으로 받아주는 은주의 모습까지 그곳은 사랑이 가득했습니다. 그토록 원하고 갈망해왔던 '마법의 성'으로 들어선 수연이 행복한 것은 당연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자신을 잊지 않고 기다려준 가족들. 왜 돌아왔냐는 질문도 없이 그저 돌아왔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해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사랑이란 무엇인지 다시 깨닫게 되는 수연이었습니다. 수연이를 사랑하는 만큼 자신의 어머니를 끔찍이도 아끼는 정우. 그런 정우는 두 여인을 감싸 안으며 자신이 양다리를 걸치게 되었다고 한없이 좋아합니다. 꿈만 같은 이 행복한 시간을 주체할 수 없어하는 정우는 그저 행복할 뿐이었습니다.

 

잠든 정우를 바라보며 머리가 미쳤나보다며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따뜻한 입맞춤으로 대신하는 수연은 비로소 14년 전 그 행복한 시절로 돌아가 있었습니다. 그런 수연을 감싸 안으며 어쩔 줄 몰라 하는 정우는 14년이나 흐른 현재까지도 과거 15살 정우의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너무나 사랑해서, 그리고 너무 소중해서 어쩔 줄 몰라 하는 정우를 바라보며 한없이 행복한 수연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너무 행복한 그 순간 홀로 그 모든 것을 차지하기 미안했던 수연은 형준에게 찾아갑니다. 14년 동안 자신을 보살펴준 형준이 바로설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수연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돌아간 그곳은 더 이상 과거의 공간은 아니었습니다. 깨지고 망가진 사진과 은밀하게 숨겨져 있던 비밀의 방에서 형준이 의도적으로 황미란을 죽이는 모습을 보여주는 잔인한 방식은 경악스러웠습니다.

 

춥고 낯선 창고에서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정우 앞에서 못된 짓을 당해야만 했던 수연은 14년이 흐른 후 다시 한 번 그 지독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형준이 만든 덫에 갇혀 사랑하는 사람이 살인을 저지르는 광경을 그대로 목격해야만 하는 수연은 고통스럽기만 합니다. 영원히 씻을 수 없는 지독한 상처를 낙인처럼 안고 살아가던 수연에게 지독한 상처를 던진 형준은 악마나 다름없었습니다.

 

수연을 살인자로 몰아가면서도 자신을 한 번도 사랑하지 않은 죄라며 합리화를 시키는 형준은 그저 악마 그 자체였습니다. 오직 복수를 위한 복수에만 매달려 살아왔던 형준은 자신을 부정하는 어머니를 통해 복수의 대상을 잃게 되고, 삭히지 못한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수연을 그 대상으로 삼은 형준은 지독한 악마였습니다.

 

피 묻은 손을 잡고 절대 다시는 내 손 놓지 말라는 정우. 빼앗은 총으로 수연을 잡으러 온 형사들과 대치하며 수연을 데리고 떠나는 정우에게는 필사적이었습니다. 거대하고 화려한 마법의 성이 사실은 수연을 라푼젤과 같은 운명으로 만든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정우는 그런 공주를 구하는 왕자였습니다.

 

마법의 성을 두 손으로 치며 이를 복수의 대상으로 삼은 형준과 마법의 성을 서로의 사랑을 교감하는 중요한 매개로 삼은 정우와 수연은 다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마법의 성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형준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불쌍한 존재였을 뿐입니다.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사랑 흉내만 내던 형준에게 사랑은 너무나 무겁고 복잡하고 힘겨운 존재일 뿐이었습니다.

 

14년 전의 상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함께 도망치기 시작한 정우와 수연이 어떻게 될지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최반장이 구축한 프로파일과 강현주의 지문, 한태준의 비밀금고, 정우의 휴대폰 등이 그들을 구원해주는 도구가 될 것입니다. 죽음마저도 불사하는 이 지독한 사랑이 과연 어떤 결말을 맺을지 알 수는 없지만 사랑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유감없이 보여준 <보고싶다>는 진정 매력적인 드라마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Trackback 0 Comment 3
  1. Favicon of http://v.daum.net/link/38396402?CT=WIDGET BlogIcon 짤랑이 2013.01.04 11:05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잘 챙겨보고 있는 드라마중 하나인데 좋은 리뷰 잘 읽고 추천 꾸~욱 누르고 갑니다. 좋은 금요일 되세요 ^ ^ ~ ~

  2. Favicon of https://oasis0924.tistory.com BlogIcon 해피선샤인 2013.01.04 13:5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갑니다~ 오늘 하루 잘 보내세요

  3. genteiko 2013.01.04 23:28 address edit & del reply

    지금의 흐름과 프롤로그를 연결해보면
    형준이의 복수는 계속될 것이고 그 화살이 정우를 향하겠지요.
    그러면 수연이는 그것을 막으려 할 것이고
    그 때문에 수연이가 희생품이 될 것 같고
    수연이를 잃으면 정우도 살아갈 수 없을 것이니...
    결국 비극으로 끝날 것 같습니다.

    주인공들이 다 죽는 비극 하면 셰익스피어의 4대비극,
    그리고 비극은 아니지만<로미오 줄리에>를 들 수 있겠지요.
    사랑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보고싶다>는
    <로미오와 줄리에>에 가깝겠지요.

    <로미오와 줄리에>는 비극은 아니지만 두 주인공이 모두 죽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원수지간이던 두 가문을 화해하게 함으로써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보고싶다>는 힐링이 제일 필요하던 주인공들까지 죽고나면
    남아있는 수연이 어머니나 은주, 아름이는 도리어 지울 수없는 상처만 더해지겠지요.

    결국 작품의 제일 처음의 창작의도와도 멀어질 것 같습니다.
    구경 작자는 어떻게 시청자들에게 그들의 죽음을 납득시킬지 의문이네요.

    형준이가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자기를 희생해야만 이 비극이 멈춰질 수 있겠는데
    자이미님의 말씀대로 형준이는 '진정한사랑이란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불쌍한 인간'입니다.
    그런 그에게 그것이 가능할지 모르겠습니다.

    비극을 위한 비극이 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부디 정우와 수연이의 사랑이 헛되지 말기를 바랍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추운 날씨에 감기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