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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 아이돌 전성시대 케이팝에 대한 비판이 흥미롭다

by 자이미 2013.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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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수가 어린 시절의 꿈인 작곡가가 되기 위한 노력을 담은 <무한도전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연말과 연초 특집으로 시청자들과 만났습니다. 3개월 동안의 학습과 한 달 동안의 노력으로 특별한 무대를 만든다는 것 자체가 무모한 도전이었습니다. 무모한 도전의 가치와 무한도전의 재미를 모두 담아낸 이번 특집에는 우리 시대 음악과 비즈니스를 명확하게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박명수 어떤가요, 케이팝 쇼 비즈니스의 현실을 보여주다

 

 

 

 

 

 

과거 무한도전은 아이돌이 되기 위해 도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직접 기획사를 찾아 오디션을 보는 장면까지 담겼지만 이후 본격적인 특집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도전은 이번 <박명수의 어떤가요>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냈습니다.

 

박명수가 작곡가가 되겠다는 것은 개인의 취향이자 목표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개인의 소망이 하나의 프로그램이 되었을 때는 그에 걸 맞는 가치를 갖춰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방송이 그저 단순한 장난으로 만들어질 수는 없는 것이니 말입니다. 

 

 

뜬금없이 박명수가 멤버들을 위해 작곡을 해주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은 모두를 경악스럽게 했습니다. 평소에 작곡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실제 돈 스파이크에게 수업까지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제안은 그저 장난이라고 보기는 힘들었습니다. 반신반의하던 멤버들이 그저 언제나 그랬듯 무한도전답게 우선 해보자라는 심정으로 그들의 도전은 시작되었습니다.

 

일렉트로닉이 주는 건조함과 익숙함에 과연 이런 곡들로 가요제를 할 수 있을까 라는 의구심은 정작 무대가 만들어지고 공연이 시작되며 우려들은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정형돈이 싸이를 잡기 위해 나섰다며 '강북멋쟁이'로 시작된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의외성이 주는 재미로 가득했습니다. 이제는 개가수로서 자신의 입지를 명확하게 했던 이들이라는 점에서 무대가 낯설지는 않았습니다.

 

화려한 의상과 얼굴을 감싸는 독특한 안무가 하나가 된 '강북멋쟁이'는 의의의 재미였습니다. 정형돈을 시작으로 무대는 의외성과 흥미로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정말 저 곡이 정상적인 곡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 했던 모든 이들에게 혹할 수밖에 없는 감정을 느끼게 해준 것이 바로 정형돈이었습니다. 음치 몸치인 노홍철을 위해 만들어진 '노가리아'는 참혹하게도 F1에 이은 노홍철 전성시대를 열게 해주었습니다.

 

정준하와 만삭의 부인이 함께 한 작사가 돋보였던 '사랑해요'가 주는 정준하 특유의 콧소리와 몽환적인 분위기로 처음부터 큰 주목을 받았던 '섹시보이'는 출연했던 평론가들에게 극찬을 받을 정도로 매력적이었습니다. 영지가 피처링으로 등장해 더욱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에서도 하하의 무대는 최고였습니다.

 

유재석을 위해 특별하게 준비했던 '메뚜기 월드'는 과한 정을 담은 이 곡은 과함은 부적함보다 못하다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지나친 전자음을 극도로 싫어하던 유재석이지만, 박명수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아름답게 다가왔습니다.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분명 대단한 특집이었습니다. 40대 청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에서도 반갑고 특별했습니다. 생산의 주체이고 소비의 주축이기도 한 40대는 문화와 삶에서 소외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런 40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꿈이었지만, 그런 꿈조차 사치가 되어버린 40대에게 박명수의 꿈과 실현은 특별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학교를 졸업하면 꿈이라는 것이 사치라는 사실을 먼저 깨닫게 되는 현실 속에서 40대 박명수의 도전은 특별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꿈꾸어왔던 작곡가라는 이상을 향해 노력하는 모습은 큰 용기로 다가왔으니 말입니다. 꿈을 잊지 않고 늦게라도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결과와 상관없이 특별하게 아름답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무한도전>을 꾸준하게 보신 분들이라면 하나의 이야기가 아닌 복합적인 주제를 담아내고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번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꿈을 잃은 현대인에게 꿈이란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지에 대한 깨달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깨달음 속에 얼마나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잘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꿈이라는 가치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무한도전>이 보여준 것은 바로 케이팝 전성시대의 쇼 비즈니스의 허실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기계음으로 범벅이 된 최근의 작곡 추세를 생각해보면 박명수의 도전은 바로 현재 공장에서 찍어내듯 양산되는 작곡의 행태를 비판하고 있었습니다.

 

3개월의 수업과 한 달의 노력으로 이 정도의 곡은 만들 수 있다는 실증적 체험은 중요합니다. 현재 우리가 소비하는 음악이란 이렇듯 빠르고 정형화된 가치로 생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니 말입니다.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음원이 발표가 되자마자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습니다.

 

소녀시대가 복귀를 했음에도 그들을 뒤로 미루고 무한도전이 1위를 차지하는 것은 왜 일까요? 박명수의 작곡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전문 가수도 아니라는 점에서 의외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것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는지 잘 보여주는 실험극이었습니다.

 

영화판도 그렇지만 대중문화 전체가 거대한 자본이 모두 장악하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쇼 비즈니스 세계에서 뛰어난 완성도보다는 자본의 힘과 인지도로 인해 쉽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준 것이 바로 <무한도전 박병수의 어떤가요>였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꿈에 대한 가치와 함께 쇼 비즈니스의 허망함을 모두 담아낸 무한도전은 역시 무한도전이었습니다. '박명수처럼 하면 누구나 작곡가가 될 수 있다'라는 책이라도 내야 할 정도로 박명수가 보여준 가치는 흥미로웠습니다. 현대 사회에서 쉽게 만들어지고 소비되는 대중문화의 문제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박명수의 어떤가요>는 무한도전의 가치를 잘 보여준 특집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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