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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하와이 흥미로운 반전 속에 담긴 가치가 최고인 이유

by 자이미 2013. 3.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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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이 흥미로운 것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점입니다. 형식의 새로움만이 아니라 지치지 않는 사고의 새로움은 그 무엇보다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노홍철이 획득한 하와이행 티켓을 모두가 함께하는 여행으로 만들어 그 낯선 곳에서 만들어내는 몸 개그의 향연은 그 자체가 큰 웃음이었습니다. 그런 재미보다 더욱 흥미로웠던 것은 역시 반전 속에 담긴 의미였습니다.

 

하와이 반전에 담긴 메시지, 패자 전성시대 희망을 이야기하다

 

 

 

"니가 가라 하와이"를 기억하는 이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영화 속에서는 하와이를 가는 대신 칼을 맞지만, 현실에서는 하와이를 가기 위해 노홍철이 제시한 최악의 계약서에 사인하기에 바쁠 정도였습니다. 아직 차가운 기온이 남겨져 있는 한국과 달리, 따뜻함이 가득한 천국과 같은 하와이는 모두가 꿈꾸는 여행지였습니다.

 

노홍철에게만 주어졌던 특권을 멤버 모두에게 주어지며 무도의 하와이행은 흥겨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비록 유재석과 함께 비행기에 오른다는 것이 부담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집요할 정도로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가득한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는 부담이었습니다. 언제나 방송에 관한 이야기와 파이팅을 외치는 워크홀릭 유재석과 함께 여행하는 것이 그들에게는 고역일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따뜻하고 아름다운 하와이에 도착한 그들은 그 새로운 정취에 취하기도 전부터 시작된 레이스에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노홍철이 호스트가 되어 주어진 미션들에 당황하던 그들은 길의 퇴출로 긴장감이 가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노홍철이 나눠준 가방에 자신의 짐을 옮겨 담는 간단한 미션에 늦었다는 이유로 도착한 지 한 시간도 안 되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운명인 길 때문에 레이스는 긴장감이 흐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와이만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해변이 와이키키에 도착한 그들에게는 또다시 힘겨운 과제가 던져집니다. 와이키키 해변에 내려서기 전에 길의 전화를 받는 이는 길과 함께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운명이었습니다. 여러 명을 오간 전화의 최종 낙점은 정형돈이었습니다. 설마가 현실이 되자 차 문을 막아서며 아무도 내릴 수 없다며 내가 못 가면 아무도 와이키키로 갈 수 없다며 난동을 부리는 형돈은 역시 추태를 부릴 때가 가장 정형돈다웠습니다.

 

와이키키의 흥겨움은 잠시이고 숙소로 가는 요트 앞에서 그들은 다시 한 번 마음을 졸여야 했습니다. 주사위 던지기를 통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이는 다른 이들과 같이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상황은 그들을 더욱 긴장하게 했습니다.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에 탈락자가 된 하하는 그 모든 울분을 토해냈지만, 결과적으로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적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높은 파도 때문에 화려한 요트에 대한 꿈을 깨지고 멀미를 다스리는 데 집중하는 그들에게 하와이에서의 요트 여행은 행복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나마 바다의 왕자 마도로스 박만이 꿋꿋함을 보였지만 그들에게 화려한 요트도 별로 큰 즐거움은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목적지인 숙소 앞까지 온 그들은 행복을 만끽하고 싶었지만, 잔인한 노홍철은 다시 한 번 미션을 제시합니다. 왁자지껄하게 물총 싸움을 마친 그들은 노홍철과 박명수만이 숙소에 입성하게 되고, 유재석과 정준하는 마지막으로 한국행이 결정됩니다.

 

진짜 재미는 화려한 숙소에 들어선 박명수가 안에 있던 멤버들을 발견한 순간이었습니다. 한국행이 결정되었던 이들이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일찍 탈락했던 이들이 어렵게 미션을 수행하며 숙소로 왔던 박명수와 달리, 그런 여정도 없이 일찍 도착해 하와이의 여유로움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 반전에 최종 1인이 되었던 박명수가 망연자실했지만, 그것이 현실이고 인생이라는 점은 분명했습니다.

 

하와이에서의 다음 날은 장마로 종일 숙소에 있어야 했던 그들은 본격적인 하와이 미션을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세 명의 뚱보들이 보여준 자연스러운 몸 개그는 자연스럽게 큰 웃음으로 이어졌습니다. 현지인들과 여행객들과 하나가 된 그들의 씨 월드는 하와이이기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오늘 방송의 핵심은 반전이었습니다. 말 하는 대로 모든 것을 행하는 무도인 만큼 길의 탈락은 곧 한국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보였습니다. 멤버들이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그동안 제작진이 보여준 그런 결단력을 알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하지만 힘겹게 모든 미션을 수행하고 들어선 그들을 맞이하는 탈락한 멤버들이 보여준 반전은 그 자체로 최고의 재미였습니다.

 

무한도전의 깜짝 반전에 숨겨진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어떤 식으로 해석하든 그건 개인의 몫이지만 하와이 반전에서 보여준 가치는 흥미로웠습니다. 철저하게 승자독식 사회로 몰아가는 권력자들의 횡포로 대한민국은 전 국민의 줄서기가 생활화되어왔습니다. 1등이 아니면 낙오자로 낙인이 찍혀 더는 사회에서 생존하기 어려운 것이 현재의 대한민국입니다.

 

공정한 게임의 규칙은 존재하지 않고 어떤 방법으로든 1등만 하면 최고가 되는 사회에서 과정은 중요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1등만 하면 모든 것을 차지하는 이 비정한 사회에 대한 무한도전식 풍자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주어진 게임에서 낙오하면 모든 것을 잃게 되는 상황과 1등만이 모든 것을 얻게 된다는 하와의 미션은 우리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대목이었습니다. 게임의 규칙에 공정성은 존재하지 않고 오직 형식만 존재하는 미션은 비장함이 가득했습니다. 상대를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이 무너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들은 자신만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철저하게 개인주의가 되어 1등만 하면 장땡이 되는 상황은 마지막 순간 대반전으로 이어지며, 이런 1등만 살아남는 사회를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승자독식 사회를 아무렇지도 않게 비아냥거리는 반전의 풍자는 바로 오직 1등만 요구하는 황당한 현재의 대한민국을 숨김없이 그대로 조롱하고 있었습니다. 1등만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무한도전이 정치꾼들보다 더욱 현명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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