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3. 30. 08:05

나는 M이다는 왜 엄마가 서열 1위일까? 서열의 가족학이 흥미롭다

케이블의 절대 강자인 CJ E&M의 강세는 올해 더욱 강하게 다가오는 듯합니다. 자체 제작하는 드라마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고, 군인들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낸 <푸른거탑>이 장안의 화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여기에 한 가족의 일상을 담고 있는 시트콤 <나는 M이다>가 주는 재미는 매력적입니다.

 

왜 엄마는 가족의 왕이 되었을까?

 

 

 

여자 성우의 독특한 화법이 화제가 되었던 <롤러코스터>는 대단했습니다.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독특한 형식의 성우 내레이션으로 '남녀탐구생활'이라는 틀로 담아낸 <롤러코스터>는 케이블 성공시대를 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프로그램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더는 큰 반항을 일으키지 못했고, 위기에 빠진 그들이 선택한 묘수는 또 다른 성공을 만들어냈습니다.

 

코너 속의 코너로 존재하던 <푸른거탑>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 대단한 성공은 독립편성으로 이어졌습니다. 코너 속의 코너에서 독립된 프로그램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 드라마는 롤코 작가들이 만들어낸 최고의 성과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푸른거탑>의 성공에 비하면 <나는 M이다>는 아직 잔잔한 정도입니다. 물론 천상천하 엄마독존 이야기를 사랑하는 이들도 많지만, 아직 <푸른거탑>을 넘어서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롤코의 코너 속의 코너를 벗어나 그 자체가 된 <나는 M이다>는 무척이나 흥미로운 프로그램입니다. 

 

세 명의 아이를 둔 중년 부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나는 M이다>는 흥미롭습니다. 다섯 명의 가족을 서열로 나눠 그들의 일상을 담고 있는 이 시트콤은 우리 시대의 초상과 같다는 점이 매력적입니다. 어머니는 가족의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절대 권력이지만 아버지는 그 가족이 키우는 애완견보다도 못한 가족 서열 최하위인 6위라는 사실은 우울하기만 합니다. 

 

드라마라는 점에서 극대화하기는 했지만 <나는 M이다>에 드러난 가족 서열은 우리의 현실이기도 합니다. 일해야 가족을 부양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여성의 사회참여가 늘며 남녀는 비슷한 지위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국가재난이었던 IMF를 기점으로 아버지의 위상은 급격하게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경제권을 잃은 아버지들은 더는 가족 구성원에서 서열 1위가 될 수는 없었습니다. 가족을 부양하는 책임은 서열 1위를 만들어주었지만, IMF로 일자리를 잃은 가장인 아버지는 일터만 잃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족 구성원들과 소통이 적을 수밖에 없었던 아버지들에게 가정은 낯선 공간이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아버지는 더는 가족을 부양하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그런 위기 상황에 가족을 책임진 존재가 바로 어머니들이었다는 점에서 <나는 M이다>의 서열은 이해가 됩니다. 서열 1위인 어머니의 강한 책임감이 없었다면 드라마 속 가족은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것입니다. 부실한 아버지와 달리, 강하게 가족 구성원의 모든 것을 책임지는 어머니의 힘은 그래서 재미있었습니다. 

 

드라마 속에서 극단적으로 나눈 서열이기는 했지만, 애완견보다 못한 서열 6위의 아버지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기도 하니 말입니다. 과거 심은하가 주연으로 등장해 큰 화제가 되었었던 드라마 <M>을 패러디해 가족 드라마로 만들어 낸 <나는 M이다>는 그래서 더욱 흥미롭습니다. 

 

위기 상황이 되면 눈이 파랗게 변하며 과거 심은하의 목소리로 변하며 상대를 제압하는 어머니는 절대적인 존재입니다. 음악마저 과거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며 묘한 결합을 만들어낸 이 드라마는 걸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단순한 가족의 이야기를 넘어 가족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가진 캐릭터는 시청자들에게 큰 공감으로 다가옵니다.

 

비정규직 딸과 대학생 아들, 그리고 아이돌 그룹에 빠진 막내딸까지 그들이 보여주는 일상의 이야기들은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어 흥미롭습니다. 평생 직장 없이 비정규직으로 서른을 맞이한 딸은 어쩌면 우리의 자화상이기도 할 것입니다.

 

밝게 살아가고는 있지만, 미래가 막연한 그녀의 모습 속에서 안쓰러움보다 동질감을 느끼는 것은 그게 현실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승승장구하며 멋진 삶을 사는 이들도 많겠지만, 다수의 청춘은 여전히 앞이 보이지 않는 현실에 힘겨워하고 있습니다.

 

목적도 목표도 없이 그저 가족에 편승해 살아가는 대학생 아들의 모습 역시 우리 그 자체였습니다. 이미 선배들부터 시작된 불안한 청춘은 현재의 대학생들마저 지배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학생 아들의 모습은 지독할 정도로 사실적입니다. 술 마시는 것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는 대학생 아들에게는 미래에 대한 고민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래에 대한 고민과 도전 의식이 가장 높아야 할 그들의 모습 속에는 그저 현실을 살아가는 것만이 모든 목적이자 가치가 되고 있다는 사실은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그런 씁쓸함의 정체는 바로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된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그런 익숙함이 곧 <나는 M이다>의 성공 요인이라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화원을 하면서 항상 주눅이 들어 사는 아버지는 "존재감이 없어. 존재감이"라는 말로 모든 상황을 대변하고는 합니다. 그런 서열 6위 아버지와 달리, 서열 1위 어머니는 가족의 모든 것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존재라는 사실은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 해도 좋을 듯합니다. 서열의 가족학이 보여주는 가치는 단순한 재미를 위함만이 아닌 변화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적절하게 담아내고 있다는 사실은 <나는 M이다>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한 가족의 서열을 통해 우리 시대의 모습을 풍자하는 <나는 M이다>는 그래서 흥미롭습니다. 서열의 변화가 만들어낸 가족의 신풍속도는 드라마처럼 극단적으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충분한 공감을 이끌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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