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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구가의 서 20회-강치 가족 20년 만의 슬픈 상봉, 재령의 배신이 신의 한 수인 이유

by 자이미 2013.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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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 아픈 기억을 품고 살아왔던 그들이 지독한 운명 앞에서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신수와 인간의 만남과 반인반수가 되어 버려졌던 아이가 20년 만에 함께 하게 되었지만, 그들은 서로를 경계하고 의심할 수밖에는 없는 상황에 처했습니다. 상대를 죽여야만 살 수 있는 이 지독한 운명이 과연 핏빛 슬픈 전설로 마무리될지 아니면 행복으로 이어질지 궁금해집니다. 

 

강치의 20년 만의 가족 상봉;

천년악귀 월령의 기억상실, 조관웅 복수에 대한 정당성

 

 

 

 

서화에 의해 죽음의 위기에 몰린 조관웅은 지독할 정도로 질긴 운명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월령에게 죽을 고비를 넘긴 서부관이 결정적인 순간 등장해 조관웅을 구해냅니다.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던 조관웅은 서화에 이어 월령까지 찾아온 상황에서 그의 임기웅변은 대단했습니다.

 

기억을 상실한 채 무언가에 이끌려 백년객관까지 오게 된 월령은 조관웅과 대치를 합니다. 힘으로는 절대 당할 수 없는 상황에서 조관웅이 꺼낸 카드는 윤서화였습니다.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순간적으로 확인한 후 빠르게 서화가 현재의 월령을 만든 원흉이라고 외치는 조관웅은 최악의 악인이 분명했습니다. 자신이 품고 싶었던 여인이었지만, 이제는 자신을 죽이러 20년 만에 돌아온 그녀를 증오하고 있었던 그에게 월령의 등장은 반가움이었습니다.

 

종영을 4회 남긴 상황에서 20회는 중요했습니다. 마지막 결말을 만들어가기 위한 마지막 준비가 바로 20회에서 마무리되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월령이 백년객관을 찾고 조관웅에 의해 사랑하는 여인 서화를 원흉으로 생각하게 된 천년악귀의 모습은 지독한 운명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어질 수밖에 없음을 예고했습니다.

 

천년악귀가 된 월령과 마지막 대결을 벌일 수밖에 없는 강치를 위해 평준은 자신의 모든 것을 건 대련을 준비합니다. 천년악귀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강치 외에는 없다는 점에서 인간 세계의 마지막 희망은 강치였습니다. 과거 20년 전 자신이 월령을 죽일 수 있었지만, 천년악귀가 된 월령에 다시 맞설 수는 없었습니다. 사랑 때문에 자신의 죽음까지도 쉽게 받아들였던 20년 전 월령이 아니기 때문에, 천년악귀는 절대무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평생 단 한사람에게만 할 수 있다는 극검 수련을 청하는 평준과 달리, 스승과 맞설 수 없다는 강치의 대립은 흥미로웠습니다. 스스로 강해지기를 원하는 강치는 그 상대가 자신의 아버지라고 해도 대의를 위해서는 죽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정에 이끌려 인간들을 죽이는 천년악귀를 막기 위한 유일한 해법인 강치가 스스로 월령에 맞서겠다는 다짐을 한 이상 평준의 수련은 더 미룰 수 없었습니다.

 

밤을 새우며 지속된 극검 수련에서 도망만 다니던 강치는 정면 승부를 준비합니다. 자신을 꺾지 못한다면 결코 아비인 월령을 이길 수 없다는 말에 더는 도망치지 않고 평준에 맞서는 강치는 2%가 부족했습니다. 아무도 알지 못하는 강치의 숨겨둔 힘은 바로 그가 지키고자 하는 이들 앞에서 나오고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여울이 위기에 처했을 때 자신을 키워준 아비 최마름이 고통을 받고 있을 때 강치는 자신도 모르는 힘이 폭발하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평준이 강치에게 월령에 맞설 수 있는 능력을 끄집어내고 있는 사이, 백년객관에서는 조관웅과 재령의 음모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상단의 운명을 좌우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 개인적인 복수에 빠져있는 단주를 더는 옹호할 수 없다며 조관웅과 손을 잡은 재령. 그런 사실도 모른 채 아직도 살아있는 조관웅을 죽일 것을 명령하는 서화는 의외의 상황에 당황하고 맙니다. 

 

자신의 명령을 어기고 자신에게 칼을 겨누는 무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재령이 자신을 배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자신의 오른팔로 활동하던 재령이 조관웅의 편에 서서 자신을 해하려는 모습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20년 동안 준비해왔던 조관웅에 대한 복수를 막고 자신을 일본으로 다시 보내려는 재령에 맞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서화를 죽이기 위한 재령의 음모는 은밀하지만 강렬하게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강치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상처로 인해 복잡한 상황에 처해있었습니다. 20년 만에 어머니를 만났지만, 자신을 따뜻하게 품어주지도 그 어떤 말도 하지 않는 서화를 보면서 울어야만 했던 강치는 떠난다는 그녀를 만나지 않겠다고 할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울이 서화를 만나서 들었던 진심을 알고 난 후 강치는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구하고 지켜야만 하는 소중한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만큼 책임감도 커진 강치는 사부인 평준과의 극검 수련에서 월등한 자신의 힘을 보여주었습니다. 단박에 평준의 칼을 제압한 강치에게 인간과의 싸움은 더는 상대가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싸움을 마친 후 환하게 웃으며 신수에서 인간으로 변하는 강치의 모습을 보면서 평준이 느낀 감정도 비슷했습니다. 이제는 '구가의 서'를 찾아 떠나야 하는 시간이 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염주 팔찌와 여울이 없어도 스스로 신수를 막고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강치는 아버지인 월령과 맞서 싸울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게 된 셈입니다. 그렇게 어머니의 본심을 듣고 자신의 내재된 힘까지 확인한 강치에게 거칠 것은 없었습니다. 왜인들에 의해 죽음의 위기에 처한 어머니를 구한 강치는 운명적인 순간을 맞이합니다. 

 

돌아오지 않는 친구들인 여울과 곤을 마중 나가던 강치는 묘한 기운에 이끌려 다시 돌아갑니다. 홀로 남은 서화 앞에 등장한 이는 천년악귀가 되어버린 월령이었습니다. 월령은 서화를 기억하지 못하지만,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하고 살았다는 서화에게 월령과의 재회는 그 무엇으로도 표현할 수 없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극적인 상황에 끼어든 아들 강치는 월령에게 더는 살인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맞섭니다.

 

모든 기억이 사라지고 천년악귀가 된 월령과 월령이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알지 못하는 서화에게는 강치의 이런 행동이 당혹스럽게 다가옵니다. 왜 강치가 아비인 월령에게 그런 행동을 하는지 이해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는 자신의 아버지인 월령을 막아야만 하는 슬픈 운명을 타고난 강치. 어머니와의 재회로 한없이 행복한 강치는 천년악귀가 되어 서화를 죽이러 등장한 아버지 월령과 맞서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대립의 결과가 잔인한 핏빛 복수극으로 끝날지 알 수는 없지만, 이들 가족의 20년 만의 재회는 흥미롭기만 합니다.

 

유일한 실존 인물인 이순신을 중심으로 패가 갈리는 상황에서 서화의 입지는 모호했습니다. 왜인들의 편에 서서 침략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가 계속 단주로 있는 한 문제는 복잡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지 않는 선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서화가 더는 단주로 존재해서는 안 되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재령의 배신은 신의 한 수와 다름없었습니다.

 

자신의 가족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조관웅 같은 자가 지배하는 조선을 증오하고 부정하던 서화가 배신을 당하고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는 사실은 흥미롭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서화는 더는 왜인의 앞잡이 노릇을 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재령에게 받은 선물인 조총이 한없이 감사한 조관웅의 잔인함은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복수를 하게 합니다. 

 

좌수사 이순신이 준비하는 거북선의 정체까지 알려준 조관웅에 맞서 이제 분명한 흑과 백이 나뉘게 되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변수로 남은 월령이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가 변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진정한 사랑이라는 점에서 서화의 사랑은 천년악귀가 된 월령마저 변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 것이기 대문입니다.

 

재령의 배신은 결국 좋은 편과 나쁜 편이라는 간단한 이분법을 만들어냈습니다. 마지막 4회를 맞이하며 이런 분명한 선악 대립 구도는 시청자들의 집중도를 높힐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강치와 여울의 장난스러운 키스까지 한 몫하며 한없는 사랑에 행복한 이들과 오직 자신들의 탐욕에만 빠져있는 조관웅 패거리들의 대결 구도는 극과 극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흥미롭습니다.

 

20회 동안 숨 가쁘게 흘러왔던 <구가의 서>는 마지막 4회를 남긴 상황에서 강치 가족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하는 장면을 만들어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던 이들 가족의 상봉은 그래서 불안하고 아프기만 합니다. 과연 이 지독한 운명을 끊어내고 이들이 행복한 가족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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