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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ama 드라마이야기/Korea Drama 한드

주군의 태양과 후아유 전설의 고향 후예들 등장에 전설의 고향이 더욱 그리워지는 이유

by 자이미 2013. 8.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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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여름철만 되면 '전설의 고향'이 당연하게 방송되고는 했습니다. 하얀 소복을 입은 한국 귀신들의 열전이었던 '전설의 고향'은 이제 잊혀져 가고 있는 우리의 소리처럼 사라져가는 기억들 중 하나입니다. 귀신을 통해 인간들의 한심함을 일깨워주던 '전설의 고향'이 그리워지고는 합니다. 이런 아쉬움을 달래주듯, 케이블과 지상파에서 귀신을 바라보는 여자들의 이야기가 방송을 시작했습니다. 

 

귀신은 이제 주인공이 아닌 타자일 뿐이다;

전설의 고향 후예들인 주군의 태양과 후아유가 다루는 귀신들

 

 

 

 

 

1977년 첫 방송이 된 '전설의 고향'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은 봤을 법한 전설과 같은 드라마입니다. 현대물이 아닌 사극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귀신들은 하나의 전설처럼 많은 이들의 기억 곳에 가득 담겨 여전히 기억 속에서 떠나지 않고 있을 정도입니다.

 

 

"내 다리 내놔"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긴 '전설의 고향'은 시대의 흐름에 밀려 이제는 과거 시청자들의 기억에만 남겨지게 되었습니다. '전설의 고향'이 사라진 후 그 자리를 올 해는 귀신을 보는 여자들이 등장하는 두 편의 드라마가 등장했습니다.

 

tvN에서는 <후아유>가 SBS에서는 <주군의 태양> 비슷한 시기에 방송이 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재미있게도 두 편의 드라마는 모두 여자 주인공들이 귀신을 보는 역할입니다. 형사인 양시온과 고시텔에 근무하는 태양이 바로 그들입니다. 직업에서 보여 지듯 귀신을 보는 것은 같지만, 직업에서 알 수 있듯 귀신의 역할은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합니다.

 

두 여자 주인공들은 사고 후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되는 능력을 가지게 됩니다. 자신이 원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자기 귀신을 보게 된 상황에서 그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는 당연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신이 보인다는 것은 억울함을 느끼는 그들의 원한을 풀어주게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라는 직업을 가진 <후아유>의 여주인공은 직접적으로 사건을 해결할 수 있는 지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 드라마는 사건을 위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형적인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형사라는 직업이 가지는 직업의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옵니다.

 

 

여형사의 귀신 보는 이야기와 달리 <주군의 태양>은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로맨스를 이어주는 역할로 귀신이 등장한다는 사실이 다릅니다. 태양이 귀신을 보게 되는 것은 바로 주군과의 인연을 위한 하나의 과정이었습니다. 귀신을 보는 여자와 귀신을 쫓아내는 능력을 가진 남자의 만남이라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이야기는 로코 특유의 재미와 함께, 색다른 소재를 통해 흥미로움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후아유>와 <주군의 태양>은 동일하게 여자 주인공들이 귀신을 본다는 설정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미드인 <미디엄(국내에서는 고스트 앤 크라임으로 방송된)>의 알리슨을 떠올리게 합니다. 유령를 보고 서로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알리슨이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이 드라마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방식을 취하고 있어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귀신이라는 존재가 과연 있는지 없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봤다고 하고 누군가는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기에 존재하지 않는다고도 합니다. 사람이 죽은 후 사후 세계가 존재하느냐에 대해서도 이야기들이 나뉠 수밖에는 없습니다. 인간이라는 종은 죽으면서 그 모든 것이 사라질 뿐 이후의 삶이란 존재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사후 세계는 종교적인 문제와 직접 연결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기독교의 가장 큰 무기 중 하나가 바로 부활과 재림에 큰 무게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죽음과 그 이후에 대한 이야기들은 복잡하고 다양하게 이어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그런 점에서 2003년에 제작되었던 알레한드로 곤잘레츠 이냐리투 감독의 <21그램>은 흥미롭습니다.

 

 

숀 펜과 베네치오 델 토로, 나오미 왓츠, 샬롯 갱스브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했던 <21그램>은 명작입니다. 이 작품에서 제목으로 삼고 이야기 전체를 관통하는 바로 21그램은 영혼의 무게라고 이야기되곤 합니다. 사람이 죽은 후 무게가 21그램이 줄어든다고 해서, 영혼의 무게가 바로 21그램이라고 서양에서는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삶과 죽음을 관통하는 인간의 삶을 농익은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로 담아낸 <21그램>에서도 서양 문화를 지배하는 기독교 문화가 진하게 담겨져 있습니다.

 

서양이 좀비와 유령의 문화라면 우리에게는 귀신이라는 전통적인 사후 문화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런 귀신이라는 증명할 수 없는 존재에 대한 이야기는 항상 많은 이들의 감각을 자극해왔습니다. 그리고 그런 한국적인 귀신을 집대성한 것이 바로 <전설의 고향>이었습니다. 전국 곳곳에 남아있는 수많은 귀신 이야기들을 담아내 권선징악을 설파하던 <전설의 고향>은 기독교 문화가 아닌, 샤머니즘 문화인 대한민국을 제대로 읽게 해준 흥미로운 귀신 이야기였습니다.

 

시대가 흐르며 사라졌던 <전설의 고향>은 다른 형식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왔습니다. 귀신이 많은 이들에게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인물에게만 보이는 형식으로 바뀌었다는 점에서 이는 곧 서양의 유령을 다룬 이야기들과 유사해 보입니다. <전설의 고향>에서 담아내는 섬뜩함 보다는 특정인이 귀신과 인간의 매개가 되어 이야기를 풀어간다는 점에서, 기존의 귀신 이야기들과는 무척이나 다릅니다. 

 

<고스트 버스터스>를 패러디한 듯한 일본의 <텐마씨가 간다>의 경우는 노골적으로 서양과 동양의 귀신 문화를 믹스해서 풀어내고 있습니다. 귀신을 보는 특정한 인물과 그런 귀신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특정 기계를 활용해 귀신을 볼 수 있다는 설정에서 동서양이 융합된 형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기도 합니다. 물론 이야기의 완성도나 재미를 생각해보면 <텐마씨가 간다>보다는, 국내에서 방송되고 있는 <후아유>와 <주군의 태양>이 월등한 재미를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사고 후 귀신을 보게 된 두 여인의 이야기는 전혀 다른 장르로 이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충분히 여름 한철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드라마라고 생각됩니다. 이제는 점점 사라져가는 장르를 TV에 부활시켜 이를 보다 흥미롭고 재미있게 만들어 간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스럽습니다. 

 

귀신이라는 독특한 소재를 정공법으로 풀어낸 <전설의 고향>이 다시 보고 싶어지는 이유는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기억 때문은 아닐 것입니다. 귀신이라는 그 순수함에 대한 가치가 그리운 이유일지도 모르니 말입니다. 과거 주도권을 쥐고 있던 귀신들이 이제는 누군가 특정 인물이 바라봐주지 않으면 자신의 존재조차 드러낼 수 없다는 점에서 시대의 변화가 읽혀집니다. 때로는 투박하지만 보다 기본에 충실한 이야기가 그리워지고는 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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