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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꽃보다 할배와 마마도, 표절에 무감각해진 한심한 방송의 현실

by 자이미 2013.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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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나이 76세의 할배들의 여행을 담은 <꽃보다 할배>는 유럽에 이어 대만으로 이어졌습니다. 여행이라는 큰 틀이 유지되었지만, 기존의 여행과는 다른 흥미로운 도전이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했습니다. 황혼 여행이라고 해도 좋을 그들의 여행은 단순히 그들만의 여행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여행에는 여행지가 아닌 여행이 만들어낸 가치가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꽃할배와 마마도, 그 표절의 가벼움;

노골적인 표절, 그보다 더 무서운 것은 무감감한 시청자다

 

 

 

 

프랑스와 스위스를 여행했던 할배들은 이번에는 대만으로 향했습니다. 무더운 대만의 환경에 과연 어떻게 적응할지 알 수는 없지만, 우려와 기대가 가득했던 할배들의 여행은 그렇게 순항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케이블이지만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꽃보다 할배>가 누군가에는 배 아픔으로 다가왔던 듯합니다.

 

 

방송이 큰 성공을 하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형태의 유사 방송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물론 이런 변종의 유사 방송은 큰 틀을 차용해 다양한 형태의 새로운 것들을 적용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최소한의 예의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KBS에서 새롭게 준비 중인 <마마도>는 정도를 넘어선 표절 논란에 휩싸여 있습니다.

 

평균 나이 60대의 할매들이 함께 여행을 한다는 점에서 이는 노골적인 '꽃할배'를 따라하고 있음을 부정하기는 힘듭니다. 김영옥(77), 김용림(74), 김수미(63), 이효춘(62) 등 평균 연기경력 약 50년을 자랑하는 베테랑 여배우 4인이 여행을 한다는 사실은 물론 '꽃할배'가 나오지 않았다면 획기적인 기획으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청소년과 청년 중심의 대중문화 속에서 소외된 노인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예능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는 점에서 '꽃할배'는 중요하고 획기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선구자적인 관점으로 이 프로그램을 볼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레드오션으로 치열한 방송 환경 속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하고 그곳에서 성공이라는 가치를 만들면 자연스럽게 수많은 이들이 블루오션으로 유입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꽃할배'가 큰 성공을 거두자 이 프로그램의 나영석 피디의 전 직장인 KBS에서 성별만 바꾼 '마마도'를 발표했습니다. 당연히 많은 이들이 이 프로그램에 대해 표절 의심을 했고, 최근 촬영 과정에서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표절 논란을 받을 수밖에는 없어 보였습니다.

 

"사실 '마마도'는 약 7년 전부터 꾸준하게 PD들 사이에서 거론되던 아이템이다. 심지어 '마마도'라는 프로그램명까지 그대로다. 이번엔 이태곤이 중견 여배우들과 함께 여행을 떠났던데, 할머니들의 여행에 꽃미남 출연자가 함께 동행하는 구성도 변하지 않았다. 때문에 '마마도'가 tvN '꽃보다 할배'를 베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불후의 명곡'이 MBC '나는 가수다'와 비슷하다는 의심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인기를 얻으며 장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단 예능 프로그램은 까봐야 판단할 수 있다. 시청자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마마도'와 '꽃보다 할배'가 같지는 않을 것이다"

 

표절 논란이 거세지자 KBS 측은 억울해했습니다. 내용이 다르다고 주장하더니, 뒤늦게 '마마도'라는 프로그램은 이미 7년 전에 이야기가 나왔던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장이 황당하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기 때문입니다.

 

스스로 밝혔듯 <나는 가수다> 표절 의혹을 받았던 <불후의 명곡>이 현재까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들며 시청자들을 거론했습니다. 표절 의혹이 있어도 성공하면 그만이라는 그들의 속마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논리는 마치 독재자들의 쿠테타에 대해 "성공한 쿠테타는 범죄가 아니다"라는 이야기와 유사합니다. 표절 의혹을 받아도 성공하면 이는 표절이 아니라는 이 황당한 주장은 현재 진행되는 '꽃할배'에 대한 표절 논란에 대처하는 그들의 모습입니다. 표절도 문제이지만 더욱 황당한 것은 그들이 보이고 있는 무감각입니다.

 

'꽃할배'와 '마마도'의 사례만이 아니라 방송사들이 서로에게 욕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꼬리를 무는 표절은 이제 일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서로 표절을 하는 황당한 상황에서 모두가 범죄자가 되어버린 현재 누구도 표절에 대한 근절을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 표절이면 법적인 처벌도 감수해야 하지만 이미 만연된 표절 문화는 속으로 삭히며 망하기만 바라는 마음을 품게 만드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만들어냈습니다.

 

방송 관계자들의 문제만큼 시청자들 역시 비난을 피하기는 힘듭니다. 표절이라고 비난을 하면서도 방송을 본다는 사실이 문제입니다. 여기에 시청률까지 어느 정도 안정권에 들면 표절이라는 이야기는 어느 순간 사라지고 맙니다. 표절이 범죄라는 이야기들은 많이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런 범죄 행위를 묵인하는 사회 문화 속에서 <꽃보다 할배>와 <마마도>와 같은 논란은 끊임없이 이어질 수밖에는 없어 보입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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