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1. 26. 07:27

그사세 10부-드라마처럼 살아라2 드라마속의 드라마 그들을 이야기하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그사세는 드라마처럼 사는 삶에 대한 이야기를 던졌습니다. 어떻게 사는 것이 드라마처럼인지는 모르겠지만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삶 자체가 드라마이기는 하지요. 누군가 시청자가 되어 본다면 재미와 재미없음을 나눌 수는 있겠지만 말입니다.


10부 드라마처럼 살아라2



내 드라마의 냉정함이 내가 냉정해서라면 나는 고치고 싶었다. 내가 사랑하는 드라마를 위해서, 그리고 그보다 내 삶을 위해서! 사랑하는 남자와 아침식사를 하며 엄마가 떠올랐다. 이상하게 다른때처럼 싫지 않았다. 엄마에게 전화해야지. 마음이 급했다. 그리고 섣불리 전화해라! 이해해라! 말하지 않는 정지오가 고마웠지만 말하지 않았다. 그와 나는 아직도 많은 시간이 있으니까! 드라마처럼 이사람과 평생을?! 
 

만성이 되어버린 엄마의 외도와 방탕한 삶이 주는 분노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을 강하게 했었습니다. 그러나 어제 목격한 아빠의 다른 여자와의 모습은 준영에게 그토록 미워만 했었던 엄마에 대한 미움이 사그라들게 만드는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그 아픔을 잊기 위해 자신의 연인인 지오에게 마음껏 풀고, 마음껏 울고, 그렇게 그는 쌓여있었던 슬픔들을 흘러내버립니다. 다음날 행복한 아침을 함께 할 수있을 정도로 말입니다. 그들의 행복한 사랑은 너무 아름답고 행복해 보이기만 합니다. 보통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이런 사랑스러움은 감내하기 어려운 갈등도 있을 수있음을 암시하는 역할을 하곤 하지요.

그렇게 그들은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합니다. 준영은 손기호의 작품에 최선을 다하고 지오는 단편드라마 제작를 위한 캐스팅과 자신의 차기작을 위해 부지런히 움직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사랑을 생각하고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며 살아갑니다.

몇날 며칠을 날을 세우면서 진행되는 현장의 모습은 드라마상으로 보면 그리 대단해 보이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합니다. 그러나 실제 현장 작업에 한번이라도 참여해본적이 있는 분이시라면 그사세에서 보여지는 현장감에 고개를 끄덕일 법 하지요.

수면부족과 엄청난 스트레스로 인해 살은 쭉쭉 빠지지만 결코 현장을 벗어날 수없는 마력이 영화든 드라마든 영상을 만들어가는 일에는 있는 셈이지요. 그런 매력이 없다면 날을 세면서까지 작업을 할 수는 없는 일이니 말입니다.


나 역시 양수경같은 인물은 아닐까?


양수경은 구멍입니다. 드라마 제작을 하는 그들에게 양수경이라는 인물은 말은 많고, 일은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선배들에게는 버릇도 없는 존재입니다. 그는 오늘도 여전히 말도 안되는 자신만의 논리속에서 고문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지요.

자신의 패턴에 사느라 조직의 움직임에 둔해지고, 그렇게 반복되어지는 패턴은 자신이 조직에 의해 움직이는게 아니라, 조직이 자신을 위해 움직이도록 강요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되지요. 그렇게 그는 준영에 의해 완전 열외를 명받게 됩니다. 현장에 있던지 없던지 전혀 지장없이 일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조감독이라는 입장을 가진 양수경은 아무일도 하지말라는 이야기까지 듣게 됩니다. 이는 현장인력으로서는 사망신고와도 같지요.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있어도 일손이 모자라는게 현실이건만, 조연출이 일을 하지 않아도 현장이 잘 굴러간다는 것은, 그는 이미 그 조직에서는 의미없는 인간이라는 이야기와 별반 다를것이 없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지 못하고 감독들을 탓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화가 나는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드라마를 보며 잠시 해보았습니다. 이는 어쩌면 내가 양수경과 같은 인물은 아니었을까? 하는 두려움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남의 허물은 커보이지만 자신의 흠은 보이지 않는게 인간이라지만, 나 역시도 양수경처럼 눈치없고 일도 못하면서 남탓만 하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반성을 해보게 되더군요.

난 혹시 양수경이 아닐까?하는 두려운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드라마속의 드라마 그들을 이야기 하다!


준영과 지오의 사랑에 대한 해답이 되어줄 그들의 이야기는 지오가 만들고 싶어하는 드라마속에 투영되어 이야기됩니다. 지오의 아이디어를 시나리오로 쓸 작가는 오늘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에 주인공을 죽일까?라고 묻습니다. 불치병에 걸린 주인공을 왜 죽이냐는 지오. 이는 어쩌면 자신이 가지는 아픔으로 인해 사랑하는 준영과 헤어져야만 하고, 그런 고통속에 자신이 죽음으로 마무리되는 삶을 사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을 법 합니다.

준영과 지오는 무척이나 다른 삶을 살아왔던 인물들입니다. 준영은 비록 어머니로 인한 마음 고생은 많이 했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없이 제법 평탄한 길을 걸어왔다면, 지오는 농부의 아들로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오게된 입지전적인 인물이지요. 오늘 지오가 이야기했듯 너에게 드라마같은 삶은 멋지겠지만 자신에게는 고달픈 현실을 벗어나기 위한 도구라고 말이지요. 그렇듯 같은 길을 가고 함께 꿈을 꾸지만 그들은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는 셈이기도 하지요.

지오가 이야기하는 드라마속의 남자주인공은 현실의 준영과 같은 캐릭터입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여자주인공은 자신과 닮은 캐릭터이지요. 그렇게 그들의 파편적인 드라마 씬들은 드라마 중간 중간 비집고 들어서며, 지오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앞으로 전개 과정들에 대한 약간의 팁들을 시청자들에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예고편을 보면 자신의 병을 알게된 지오가 준영에게 이별을 고하지요. 뭐 그렇다고 그들이 정말 이별을 할거라고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말입니다. 그렇게 그들은 또다른 헤어짐의 아픔과 다시 길고 긴 드라마같은 삶을 함께 살아갈 듯 합니다. 아니 어쩌면 그사세를 좋아하는 이들이 바라는 엔딩일지도 모르지요.

지오가 불치병에 걸린 자신의 주인공을 살리고 싶어하던, 드라마속의 드라마처럼 현실도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까요? 남들은 식상한 이야기라며 구박을 했지만 식상함은 곧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정서라며 자신의 차기작에 애착을 가진것처럼, 아직 완성되지 않은 그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되어질까요? 


준영아! 내가 너한테 드라마처럼 살라고 했지만, 그래서 너한테는 드라마가 아름답게 사는 삶의 방식이겠지만 나한테는 드라마는 힘든 현실에 대한 도피다. 내가 언젠가 그말을 할 용기가 생길까? 아직은 자신이 없다. 그런데 오늘 불현듯 너 조차도 나에겐 어쩌면 현실이 아닐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너같은 아름다운 애가 나같은 놈에게는 드라마같은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준영아 아니라고 해줄래. 너는 현실이라고! 



어찌보면 준영의 환하게 웃는 마지막 얼굴이 너무 아름다워서 슬퍼보였습니다. 지오와 준영의 사랑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꾸준하게 이야기했기 때문이겠지만 말이지요.

지오의 어머니로 등장하는 나문희 여사의 모습은 언제보아도 포근하고 연기같지 않은 연기를, 참 자연스럽게 잘한다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그사세에서는 젊은 배우들 못지 않은 중년의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무척이나 돋보이는 드라마이지요. 배종옥의 물이 오른 연기와 김자옥, 윤여정의 연기 역시 그사세를 멋지게 만들어주는 배우들입니다.


드라마처럼 살아라! 준영과 지오가 같은 드라마를 꿈꾸지만, 결코 같지 않은 그들의 꿈처럼 우리에게도 우리만의 드라마는 존재하고 있는 것이겠지요? 그리고 우리 역시 지오나 준영처럼 드라마를 꿈꾸며, 드라마속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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