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9. 21. 09:04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추석특집 중 최고의 방송인 이유

아빠와 아이들의 여행을 담은 <아빠 어디가>를 표절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던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달랐습니다. 분명 아빠와 아이들이라는 설정 자체는 동일했지만 형식의 차이는 표절을 논할 수 없음을 명확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아빠 어디가를 넘어선 슈퍼맨이 돌아왔다;

추석특집의 가치를 잘 보여준 슈퍼맨이 돌아왔다 정규편성도 가능해 보인다

 

 

 

 

 

추석특집으로 방송사들은 다양한 형태의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편성했습니다. 과거에도 명절 특집이 반응이 좋으면 정규 편성이 되는 경우들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상할 것은 없었습니다. 다양한 특집 중에서 가장 큰 반응을 얻고 가치마저 확보한 것은 바로 <슈퍼맨이 돌아왔다>였습니다.

 

 

추석이라는 명절에 걸 맞는 프로그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안의 우리의 모습이 그대로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네 명의 아빠의 육아일기는 여행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이야기를 담은 <아빠 어디가>와는 달랐습니다. 여행이라는 특별한 상황이 아닌 일상 속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모습은 보다 현실적인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이희재, 추성훈, 장현성, 이현우 등 4명의 아빠들이 엄마들을 2박3일 동안 여행을 보내고, 자신들이 육아를 담당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습니다. 방송에서 이들을 접하기는 하지만 과연 이들이 일상에서 아빠의 모습은 어떨지 바라보는 것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TV라는 매체가 남의 생활을 엿보는 형식이라는 점에서 리얼 버라이어티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역시 이런 엿보기의 재미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엄마가 존재하지 않는 <아빠 어디가>와 달리, 엄마의 부재가 절실하게 드러나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그래서 흥미로웠습니다. 엄마 없는 여행과 엄마의 여행은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동일한 엄마의 부재를 불러오기는 하지만 그 장소가 집이라는 점에서 두 예능은 큰 차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3부작으로 편성된 추석특집입니다. 엄마에게 잠시 자유를 선사하고 남겨진 아이를 아빠가 돌보는 형식을 담은 이 방송은 추석이라는 명절에 가장 적합한 특집이었습니다. 서로 다르지만 아이를 키우는 아빠라는 공통점으로 뭉쳤고, 각자의 집에서 엄마 없는 이틀을 보내는 그들의 일상은 많은 것을 보여주었습니다.

 

쌍둥이 아빠가 된 이희재와 7살과 11살 아들을 둔 장현성, 그리고 듬직한 두 아들과 함께 하는 이현우의 공통점은 재미있게도 모두 두 아들의 아빠라는 사실입니다. 이와 달리 일본에서 사는 추성훈은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딸 사랑이를 두고 있었습니다. 남자 아이들의 소란스러움과 달리 유일한 딸인 사랑이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미녀와 야수라는 타이틀로 유명했던 추성훈과 야노 시호의 결혼과 그들의 아이인 사랑이의 탄생까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이들의 생활이 처음으로 방송에 드러났습니다. 엄마가 여행을 떠난 상황에서 무뚝뚝하기만 하던 추성훈이 딸 사랑이 앞에서는 바보가 되는 진정한 딸 바보로 변하는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쌍둥이를 둔 이희재에게 아내의 부재는 힘겹기만 했습니다. 말이 통하는 성장한 아이들이라면 손이 덜 갈수도 있겠지만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어린 아이를 돌봐야 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더욱 하나가 아닌 둘이라는 사실도 육아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재우는 일상적인 행위가 그토록 어려운 일일 수도 있음은 직접 경험해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이휘재의 일상은 일상적이지만 그래서 일상적일 수 없었습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해 40대 후반에 어린 아이들을 키우는 이현우에게도 아이를 돌보는 것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듬직한 아이 둘을 한꺼번에 돌보는 것은 남자들에게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힘으로만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감정을 나누는 일이라는 점에서 힘들 수밖에 없으니 말입니다.

 

평소에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밖에서 일을 해야만 했던 아빠가 아이들과 어울리고 함께 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미션은 단순하지만 특별했습니다. 평소에 어울리기 힘들었던 아이들과 특별한 48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들 아빠들과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추억이 되었을 듯합니다.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은 엄마 못지않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다른 아빠들과 아이들의 관계는 서먹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단 48시간이기는 했지만 아이들과만 보낸 48시간은 이들에게도 특별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엄마가 어떤 존재이고 가족들을 위해 얼마나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지 깨닫는 것은 그리 많이 걸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방송이 되면서 가장 큰 화제가 되었던 추성훈의 딸 추사랑은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낳은 스타입니다. 어린 아이 특유의 귀여움을 아빠에게 모두 쏟아내던 사랑이에 대한 관심은 이후 많은 이들과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것을 생각해보면 새로운 아이 스타가 탄생하는 것은 아닐까 쉽습니다.

 

장현성의 큰아들인 준우가 "가족은 퍼즐 조각과 같다"는 말처럼 모든 퍼즐이 맞춰져야만 완성이 된다는 의미는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추구하는 가치의 전부였습니다. 특별한 그 무엇이 아닌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전부였지만, 그 일상 속에서 드러난 특별한 가치는 바로 가족이라는 가치와 사랑이었습니다. 추석이라는 명절이 가족을 떠올리게 하듯, 이 방송 역시 자연스럽게 가족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가장 추석특집에 어울리는 방송이었습니다.

 

어린 딸과 마치 연인처럼 다정히 외출을 하는 추성훈의 모습과 아들과 등산을 가서 정상에서 함성을 지르는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은 모두가 꿈꾸는 모습일 것입니다. 아직 말도 못하는 아이를 목욕시키고, 아이에게 아빠의 다정함을 보이려 노력하는 부드러운 발라더의 육아일기는 흥미로웠습니다. 아빠들의 육아일기는 역설적으로 엄마의 부재가 주는 힘겨움을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는 점 역시 중요하게 다가왔습니다.

 

 

<god의 육아일기>의 확장판을 보는 듯하고, <아빠 어디가>의 변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방송이었습니다. 남녀평등이 일상이 되어가는 현실 속에서 아빠와 엄마, 그리고 가족의 일상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들을 인지하고 확인하게 해주는 과정의 연속이기 때문입니다.

 

가족이라는 큰 틀에서 엄마의 부재가 주는 가정의 힘겨움을 다룬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충분히 정규 프로그램으로 편성되어도 좋아 보였습니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4명의 남자가 엄마 역할을 하는 과정에서 우리시대 아버지를 돌아보게 한다는 점은 그 자체로 충분히 매력적인 무기가 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추석 가족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 이 프로그램은 다른 다양한 특집 중 최고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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