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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oadcast 방송이야기/Variety 버라이어티

무한도전 가요제 유재석vs유희열 100분 토론 진정한 무도의 힘을 보여주었다

by 자이미 2013.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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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마다 돌아오는 무도 가요제는 이제는 하나의 행사처럼 굳어지고 있습니다. 장난처럼 시작했지만 매 회 대중들의 관심은 커지기만 하기 때문입니다. 무도 가요제가 끝난 직후 수록곡들이 음원 차트를 모두 장악할 정도로 그들에 대한 대중의 사랑은 지극정성일 정도입니다. 이번 무도 가요제 역시 기존의 가요제를 능가하는 최고의 음악들이 쏟아져 나올 듯합니다. 

 

정형돈과 지디는 웃음을 책임졌다;

하우두유둘 음악적 견해 차이에서 무도 가요제의 모든 것을 담았다

 

 

 

 

유희열, 지디, 보아, 프라이머리, 김C, 장기하와 얼굴들, 장미여관 등 쟁쟁한 일곱 팀이 무한도전 팀과 짝을 이뤄 무한도전 가요제에 출전합니다. 출연자들의 이름만으로도 이미 음원차트 장악을 예고한 상황에서 무도와 만남이 어떤 음악적 재미로 다가올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무도 나이트>이후 첫 만남을 가진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오늘 방송에서 재미를 담당한 것은 형돈과 지디의 결합이었습니다. '지디는 음악이 문제가 아니라 패션'이라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형돈은 너무나 유명한 패션테러리스트입니다. 은갈치 양복으로 대변되는 형돈의 패션이 모두가 알고 있는 지디의 패션을 지적한다는 것 자체가 하나의 재미로 굳혀지는 사실이 재미있습니다. 지난 가요제에서도 노골적으로 지디의 패션을 지적하며 주목을 받았던 형돈은 2년 후 지디와 짝이 되어 더욱 적극적으로 지디의 패션 지적에 나섰습니다.

 

사진으로만 공개되었지만 형돈이 지디를 이끌고 시장 패션을 전파하는 장면은 과연 이들의 앞날이 어떻게 될지 예측조차 불가하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패션을 파괴함으로서 새로운 패션을 만들어내는 형돈의 도전이 과연 어떤 결과로 다가올지 기대되게 합니다.

 

패션을 넘어 형돈이 지디 앞에서 보인 진상의 끝은 YG 구내식당이었습니다. 지디와 만나자마자 짧은 패션 지적에 이어 곧바로 식당으로 향한 형돈은 게걸스럽게 밥을 먹으며 YG 구내식당 찬양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여기에 하하가 연예인으로서 소원이 YG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것이라며 장기하와 얼굴들을 이끌고 YG 식당에 들어서는 모습 역시 재미있었습니다. 철저하게 망가져 예능 특유의 재미를 극대화시킨 이들의 행동은 그 자체로 하나의 큰 재미였습니다. 장기하와 얼굴들 멤버나 하하가 YG 구내식당 밥을 먹지 못해 큰 일이 나는 것도 아니건만 예능 특유의 극단적 상황을 통해 재미를 극대화시키는 그 과정 자체가 이미 그들이 무도화 되었음을 증명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이런 불균형의 재미는 김C에게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정준하와 어렵게 한 팀을 꾸린 김C는 보기에는 막걸리를 좋아할 것 같았지만, 막걸리를 싫어한다고 합니다. 그런 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김C의 취향과 행동은 그 자체가 웃음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준하를 '들었다 놨다'하는 특유의 화술은 이후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 것으로 기대되었습니다.

 

지난 가요제에서 유일한 여성 참가자였던 바다와 팀을 이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냈던 길이 이번에도 유일한 여성인 보아와 함께 팀을 구성하게 되었습니다. 보아로서는 길이 아닌 다른 멤버를 선택하기 두려웠다고 합니다. 그나마 오랜 친분이 있고, 음악을 하고 있는 길이 보아에게는 최적의 선택이었고, 그런 선택이 과연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길이 음악적인 풍성함만큼은 대단하다는 점에서 이들의 음악은 충분히 흥미로울 것으로 보입니다.

 

보아를 찾아와 소녀시대를 찾고, 과거 술에 취해 보아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한 길의 방황까지 적나라하게 드러난 그들의 만남은 충분히 흥미로웠습니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보아와 길의 결합만큼이나 노홍철과 장미여관 역시 묘한 결합으로 다가왔습니다. 깔끔하기로 누구보다 대단한 노홍철이 찾아간 장미여관의 육중완 옥탑방은 대단한 충격이었을 듯합니다. 먼지 한 톨 허락하지 않는 노홍철에게 육중완의 집은 경악스러울 정도이기 때문입니다.

 

취향의 차이와 생활의 극단적인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한 것은 바로 음악이었습니다. 옥탑방의 넓은(?) 옥상에 앉아 장미여관 팀들과 노래를 함께 하는 모습 자체는 참 보기 좋았기 때문입니다. 인디밴드들과 타고난 음치인 노홍철의 결합이 과연 어떤 음악적 재미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충분히 흥미롭기만 합니다.

 

첫 만남에서 최고의 가치를 부여한 이들은 역시 유재석과 유희열이었습니다. 이번 가요제의 대표주자라고 부를 수 있는 이 둘의 만남은 시작부터 특별했습니다. 유재석의 섹시 댄스에 흠뻑 젖은 희열은 거침없이 재석과 짝을 이뤘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최고의 조합으로 보였던 에이스들의 결합이 큰 난관에 빠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댄스가 무엇보다 좋다는 재석은 빠른 비트의 댄스곡을 요구하고, 그동안 댄스곡만 했던 유재석이 이번에는 다른 곡으로 승부해야 한다며 알앤비 음악을 하자는 유희열의 대립은 극단적으로 치닫기 시작했습니다. 이들의 대립은 박명수와 프라이머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었습니다. 1920, 30년 대 빅밴드 스타일을 음악을 준비한 프라이머리를 거부하고 빠른 비트를 원하는 박명수의 음악적 대립도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유재석과 유희열의 팀명으로 확정된 '하우두유둘'에 대해 음란한 눈빛을 보내는 희열로 인해 이들의 시작은 흥미롭게 이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댄스를 주장하는 재석과 알앤비를 요구하는 희열의 대립은 서로 건널 수 없는 강 양 측에서 치열한 입장만 주장할 뿐이었습니다.

 

말로는 유재석에게도 뒤지지 않는 유희열은 강했습니다. 다른 이들이 무도 멤버들에 주눅든 모습을 보이는 것과 달리, 상대를 압도하는 희열의 모습은 일당백으로 싸우듯 대단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모든 이들의 대변자가 되어 댄스곡을 요구하는 유재석과 박명수를 제압하는 유희열의 반격은 대단했습니다. 토이를 이끌며 다양한 프로듀서를 해왔던 그는 <무한도전 가요제>의 앨범 전체를 구성하는 능력은 대단할 정도였습니다. 앨범을 사는 이들의 시선에서 이번 가요제가 어떤 모습을 취해야 하는지를 명확하게 보여준 유희열은 역시 유희열이었습니다.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댄스곡과 알앤비의 차이를 이해시키기 위해 이적이 사회를 맡은 100분 토론까지 하는 열의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우두유둘...댄스 유? 알앤비 유?'라는 제목으로 유재석과 유희열이 서로 주장하는 댄스와 알앤비에 대해 토론을 하는 과정은 오늘 방송의 핵심이었습니다.

 

'음란서생'도 아니건만 음란이 이토록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상황은 유희열만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시간들이었습니다. 완벽하게 예능에 적응된 유희열은 왜 이제 서야 무도에 나왔는지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말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유재석과 유희열이 보인 '100분 토론'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음악이라는 큰 틀 속에서 장르에 대한 갈등은 우리 사회의 갈등을 바라보는 듯 적나라했습니다. 마치 국회에서 서로 대립하는 이들의 모습을 풍자하는 듯한 토론은 말의 향연이었습니다. 부전공인 음악과 개그를 포기할 수 없다는 이 둘의 대립이나, 이적을 공격하는 유희열의 모습 역시도 그 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이기도 했습니다.

 

"날라리"를 부르며 분위기를 이끌고, 유희열의 생김새를 들어 공격하는 유재석에게 무너지는 유희열의 모습 역시 서로 주고받으며 토론회를 멋지게 이끌어 나갔습니다. 그동안 다양한 토론회를 무도에서 보여주었지만, 유재석과 유희열의 토론은 명불허전이었습니다.

 

유희열 특유의 농담이 섞인 발언들과 조금도 타협을 하지 않는 유재석의 강력한 반격은 최고였습니다. 여기에 사회자로 나선 이적까지 분위기를 이끌며 분위기를 압도했습니다. 알앤비 대디 김조한이 등장해 속성 알앤비 강좌를 하는 과정도 재미있었습니다. 좀처럼 양보하지 않는 하우두유둘에게 김조한은 너무 친해서 재미있는 선생님일 뿐이었습니다. 댄스에 일가견이 있는 박진영과 통화에서 유재석의 힘을 들어주며 전문가들의 참가마저 서로의 의견 차만 키워놓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전문적으로 음악을 하는 이들과 예능인들이 모여 가요제를 만드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이들의 견해차이입니다. 그동안 이런 근본적인 사실에 대해 간과되어왔다는 점에서 '하우두유둘'의 토론은 중요했습니다. 모두에게 도전이 될 수밖에 없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들의 토론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웃음과 전문적인 지식들이 교차하면서 정체성 찾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의 모습은 무도 가요제에 확실한 가치를 부여해주었습니다.

 

춤을 추고 싶어 하니까 라고 공격하는 유희열과 춤을 추고 싶어서가 아니라 음악이 좋아 춤을 춘다는 유재석의 서로 다른 논점 공격은 흥미로웠습니다. 정치꾼들의 논점 흐리기 논쟁을 보는 듯한 이들의 토론회는 단순한 예능을 넘어선 새로운 가치까지 담고 있었습니다. 웃음에 뼈를 담는 무도의 특징마저 담으며 웃음까지 버리지 않는 <무한도전 가요제>는 이미 대박이었습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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