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15. 10:10

감자별 2013QR3 7회-인턴 하연수의 홍콩 무료 여행 포기는 우리시대 젊음의 초상이다

비정규직보다 못한 인턴인 나진아는 일생일대의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파격적인 행보를 하고 있는 회사 대표로 인해 아이디어 공모에 당선되면 홍콩 장난감 행사에 인턴들도 정규직들과 마찬가지로 참석할 수있는 특권을 주겠다고 밝힙니다. 평생 처음 비행기를 탈 수 있는 기회를 잡은 진아가 과감하게 그 무료 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안타까운 것은 어쩌면 동병상련의 감정 때문일 것입니다. 

 

노송 30살 어린 미팅이 부른 참사;

무급 인턴 진아에게 홍콩 무료 여행은 그저 사치일 뿐이다

 

 

 

 

 

 

김병욱 시트콤은 회당 통상 두 개의 이야기가 함께 흘러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7회에서 등장한 이야기는 진아의 슬픈 현실과 92세 노송의 슬픈 연애를 담았습니다. 30살이라는 나이 차는 최근 논란이 되었던 모 배우를 떠올리게도 합니다. 현실에 직면해 슬픈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에서 둘은 같은 주제를 공유하고 있었습니다.

 

 

92세에도 여전히 정정하기만 한 노송은 친구로 인해 미팅을 하게 됩니다. 노인정 할머니들과는 안 된다는 노송은 자신보다 30살이나 어린 여자가 등장하자 한 눈에 반하고 맙니다. 물론 만나는 당시 그렇게 나이차가 난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노송은 짝을 나누고 함께 데이트를 하는 동안 상당한 나이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학창시절을 회상하던 노송은 일제시대 손기정 옹을 떠올리는 모습과 달리, 미팅에서 짝이 된 미숙에게는 낯선 이야기로 들릴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교과서에서나 봤을 법한 이야기를 자신의 경험으로 이야기하는 노송은 자신의 아버지보다 나이가 많은 인물이었습니다. 노송에게는 나이 차이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자신하지만, 30살이라는 나이 차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까치톡을 사용하는 그녀와 달리, 단순한 통화기능만 존재하는 폰에서 문화적 차이가 드러났습니다. 마음에 든 미숙을 위해 우선 까치톡부터 익히기 위해 휴대폰을 바꾸고 손녀딸에게 까치톡 사용법까지 익히며 미숙과 대화를 하는데 정신이 없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그저 물질만능주의에 빠져 사는 손녀딸인 수영이의 방법이 역효과로 다가왔습니다.

 

뭐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라고 살아가고 있는 수영에게 즐거운 것은 돈이었습니다. 풍족한 삶을 살아왔던 그녀에게 돈보다 좋은 것은 없으니 말이지요. 여자는 무조건 명품 가방과 돈을 내세워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우선이라는 충고는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습니다. 노송이 30살 어린 미숙과 문화차이를 보였듯, 이제 26살인 수영과는 또 다른 문화적 차이를 보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30살이나 많은 노송이 돈을 앞세워 자신에게 접근하는 모습이 미숙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바람둥이로 살아왔던 노송은 나이 90이 넘은 상황에서도 오직 예쁜 여자만 찾는 전형적인 남자의 모습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자신의 나이와 상관없이 오직 젊고 예쁜 여자만 찾던 노송은 미숙이 자신의 새로운 사랑이라고 믿어왔습니다. 하지만 돈을 앞세운 노송과 달리, 부담스러운 미숙은 그와 이별을 선택합니다.

 

미숙 앞에서는 담담한 척 했지만, 이별 통보를 받고 홀로 막걸리를 마시며 떠난 사랑에 아파하는 노송은 인간은 결코 변하기 어렵다는 진리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까치톡에서마저 소외되어버린 노송에게 92살 경험한 이별의 아쉬움은 여전히 아프고 안타깝기만 했습니다. 문화적 차이가 가로막은 사랑은 문화적 차이가 이질적인 상황을 만들고, 그렇게 문화의 차이로 이별을 경험하게 한 노송이 과연 어떤 상황들을 만들어낼지 기대하게 합니다.

 

 

인턴 생활을 하는 진아는 부족한 게 많습니다. 단순히 고졸이라는 한계만이 아니라 업무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들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아에게 회사 적응은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이런 진아에게 콩콩 대표 민혁의 행동들은 얄밉기만 했습니다.

 

인턴사원들 앞에서 '고속도로 법칙'을 설파하는 민혁은 사회생활은 고속도로와 같다는 말로 정리하며, 자신의 회사 경영 법칙을 분명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고속도로에서는 누가 빨리 출발했느냐보다는 누가 빨리 도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점에서 얼마나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는 민혁의 경영방침은 많은 이들에게 큰 기대를 불러 모았습니다.

 

진아의 햄버거 사진이 모태가 되어 만들어진 인형의 프로모션 기획안을 작성해서 뽑히면 홍콩에 갈 수 있는 티켓을 주겠다는 말에 모두 분기탱천합니다. 인턴이 정규직이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고속도로에 들어선 똥차라고 했다고 분노하던 진아는 언제 그랬냐는 듯 홍콩에 갈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하기만 합니다. 그런 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혜성이었습니다.

 

파워포인트가 무엇인지도 모르던 진아의 구세주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 혜성이었습니다. 파워포인트를 배우기 위해 스스로 애완견이 되어 과자 받아먹기에 이어 애교까지 보여주고 시작한 작업은 쉽지 않았습니다. 자꾸 자신을 농락한 대표가 생각나 분노하는 진아를 위해 게임을 만들어준 혜성은 아마도 진아를 무척이나 사랑하고 있는 듯합니다. 분노해 식사를 하면서 열변을 토하던 진아로 인해 밥풀이 튀는 상황에 자신의 얼굴에 붙은 것만이 아니라 진아 엄마에게 튄 밥풀까지 모두 먹어치우는 혜성에게 더럽다는 생각도 들지 않았습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다면 절대 할 수 없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혜성은 이미 진아를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품고 있는 듯합니다.

 

혜성의 도움으로 힘겹게 마무리한 파워포인트로 진아는 홍콩행 티켓을 얻게 됩니다. 마냥 신나고 행복한 진아는 하지만 자신이 인턴이라는 이유로 여행에 동참할 수 없다는 사실에 분노합니다. 첫 해외여행이라는 사실에 신났던 진아에게 대표의 한마디는 실망스러울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홍콩만이 아니라 다양한 나라를 다니는 이번 해외 출장에 직원도 아닌 인턴을 데려 갈 수 없다는 임원진의 이야기에 어쩔 수 없이 진아에게 약속을 지키지 못한 민혁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진아를 따로 불러 홍콩행 비행기 티켓과 호텔 숙박권을 전하며, 이런 상황을 보고 드라마처럼 자신과 연결이 될 것이라는 착각은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콩콩의 대표인 민혁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는(아니 오히려 어플로 매일 때리는 그녀에게) 진아에게는 오직 홍콩에 갈 수 있다는 사실만이 반가울 뿐이었습니다. 그런 진아의 행동에 당황한 민혁의 모습에서 사랑이 조금씩 움트기 시작했다는 점도 흥미롭습니다.

 

생애 첫 해외여행에 들떠있던 진아는 하지만 통장에 찍힌 마이너스 금액은 그녀에게 결정을 요구하게 했습니다. 과감하게 꿈을 위해 무급 인턴 생활을 하는 그녀는 마이너스 통장으로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녀가 자신의 행복을 위해 홍콩을 갈 수는 없었습니다. 생활력이 떨어지는 엄마를 두고 돈이 얼마나 들지 알 수 없는 홍콩행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었습니다.

 

공항에서 돈으로 바꾼 진아에게는 주어진 행복보다는 지독한 현실을 현명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책임감이 더욱 크게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해외여행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과감하게 포기한 진아는 혜성이 만든 해외여행 어플을 통해 홍콩의 거리를 여행하며 만족했습니다. 가진 것이 없는 그녀에게 할 수 있는 최고의 호사는 인천공항에서 여행 어플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진아의 모습은 어쩌면 우리의 모습 그 자체일 겁니다. 분명 진아라는 인물이 시트콤답게 극단적인 캐릭터로 구축되어 있기는 하지만, 기존 드라마에 등장하는 능력이 탁월한 존재는 아닙니다. 고졸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그녀에게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삶은 먼 나라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재개발이 되기 위해 빈 집에서 버티며 살아가는 그녀에게 삶이란 하루하루를 버티는 것이 힘겨운 일이기만 했습니다. 

 

김병욱 시트콤이 항상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진아의 모습은 청춘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하나의 거울 같은 존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취업도 힘들고 취업이 되었다고 해도 인턴이라는 가혹한 상황을 이겨내야만 하는 청춘들에게 삶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청춘의 낭만이란 찾아볼 수도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그들에게 진아의 모습은 어쩌면 자신의 모습일지도 모르겠습니다. 

 

92살 노송의 아픈 사랑과 24살 무급인턴 진아의 여행 포기에서 드러난 <감자별 2013QR3>의 재미와 지향점은 흥미롭기만 합니다. 점점 지구를 향해 다가오는 감자별과 진아 어머니가 하던 다단계 회사가 망하며 벌어지는 변화의 시작은 본격적인 이야기의 시작으로 다가옵니다. 과연 어떤 재미로 진행될지 기대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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