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10. 22. 09:03

빠스껫볼 1회-민망한 연기 어설픈 연출에도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이유

곽정환 감독이 3년 만에 연출을 맡은 <빠스껫볼>은 화제였습니다. <추노>로 드라마의 새로운 가치를 보여주었던 그의 복귀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제작비와 일제시대와 현재를 연결하는 연출 의도도 분명 호재였습니다. 하지만 첫 회 드러난 문제점들은 분명한 한계를 드러냈습니다.

 

누구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이다;

낯선 인물들, 모두가 과장된 연기에 노출된 이유는 결국 연출자의 한계인가?

 

 

 

 

 

일제의 수탈이 가장 심했다는 1939년부터 <빠스껫볼>은 시작되었습니다. 친일파가 새로운 귀족이라는 존재로 사회를 지배하고, 그에 기생하는 무리와 그에 반하는 이들이 대립하는 과정은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드라마에서 버릴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 첫 회부터 등장했다는 사실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 회 보여준 <빠스껫볼>은 과연 다시 봐야 할까 하는 의구심도 드는 것 역시 자연스러웠습니다.

 

 

움막집에서 힘겹게 살고 있지만 새롭게 들어온 농구에 빠져 최고의 실력을 가진 강산에게는 큰 포부가 있었습니다. 23살의 나이에 고보를 다니는 그에게 꿈은 농구부가 있는 실업팀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그 꿈을 위해 달려왔고 이를 위해 인간병기를 만들려는 일제의 청력 교육에도 열심이었습니다. 하지만 그에게 그런 호사는 존재할 수 없었습니다. 가진 것 없는 이들은 결코 그 꿈도 쉽게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은 과거나 현재나 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씁쓸하기도 합니다.

 

농구 선수로 대성해 변백작 집에서 식모로 살고 있는 어머니를 호강시켜 드리겠다는 강산의 꿈은 그래서 희망찼습니다. 야시장에서 술배달을 하면서도 다닐 이유도 없다고 느끼는 고보를 다닌 이유는 고보를 통해 실업팀에 들어갈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 때문이었습니다.

 

일제가 조선상권을 모두 약탈하고 분노하는 조선민들을 무마하기 위해 알면서도 허용한 야시장은 가장 뜨거운 장소였습니다. 그곳에서도 가장 으슥한 곳에서는 매일 엄청난 돈이 오가는 길거리 농구대결이 펼쳐지고는 했습니다. 농구가 인생의 전부인 강산도 그 농구 대결을 보면서 끓어오르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던 그날 갑작스러운 순사들로 인해 상황은 아수라장이 되고 맙니다.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강산은 이 모든 경기를 주체하고 있던 공윤배를 구해냅니다. 이 모든 상황들이 돈을 잃을 것 같아 순사와 짜고 만든 쇼라는 사실도 모른 채 강산은 윤배와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이런 악연은 결국 강산이 돈의 논리에 밀려 뛰어난 실력을 가졌음에도 경인방적 농구팀에 뽑히지 못하고 맙니다.

 

월사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힘들었던 산이는 실업팀에 들어가는 것만이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었지만, 그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에게 남겨진 것은 밀린 월사금을 받기 위해 움막촌을 들이닥친 이들로 인해 변변하지도 않은 세간들을 압수당하는 현실이었습니다. 어떻게든 아들이 고보라도 졸업하기를 바라는 어머니는 학교를 찾지만 돈만 밝히는 교사에게 어머니가 정성껏 만든 음식은 쓰레기나 다름없었습니다.

 

교사 앞에서 굴욕을 당하면서도 아들을 살리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는 어머니를 보면서 산이가 할 수 있는 것은 분명했습니다. 더는 어머니가 이런 모습을 보일 수 없도록 노력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농구가 전부였던 그가 모든 것을 빼앗긴 상황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길거리 농구였습니다. 도박판에 자신이 끼어들 이유가 없다고 거부했던 산은 힘겨운 현실에서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며 돈을 벌기 위해 거리에 나섰습니다.

 

 

길거리 농구는 실제 운동장에서 하는 농구와는 전혀 달랐습니다. 폭력마저 일상이 된 길거리 농구에서 빠른 적응력으로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한 산이는 윤배와 함께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첫 날을 기념하기 위해 찾은 술집에서 혼란 속에 산이 일행은 황군전승기원 크리쓰마스 대축연에 참석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다시 산이의 운명적인 여인 최신영과 조우합니다.

 

경인방적 최제국의 딸인 최신영은 신여성입니다. 일본 유학을 하고 새로운 신세대 여성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인생은 즐겁기만 합니다. 여기에 식민지 시절 최고의 농구 스타인 민치호와 혼례 이야기가 나오기도 하는 그녀에게 삶은 식민지와 상관없이 아름답기만 했습니다.

 

그런 그녀가 움막촌에 사는 산이와 만나는 과정은 기묘했습니다. 민치호를 반기는 수많은 군중들 사이에 그에게 오물을 던지며 매국노라고 외치는 소녀로 인해 논란은 가중되고, 그 과정에서 군중에 밀려 넘어지며 첫 만남을 한 산이와 신영은 대축연에서 행패를 부리는 연희전문 농구부 주장이자 변백작의 아들인 다케시를 막아서며 새로운 인연으로 다가옵니다.

 

첫 시작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올 수 있을 듯합니다. 당시를 정교하게 묘사하기 위해 거대한 세트와 특수효과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뤘고, 그런 상황에서 그 시대를 재현하기 위한 배우들과 제작진들의 노고는 칭찬해도 좋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칭찬만 할 수 없는 것은 어설픈 연기가 모든 것을 망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원더걸스' 멤버인 예은이 신영의 몸종으로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지만, 어설픈 대사는 짧았지만 강렬했습니다.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들릴지도 않을 정도로 어색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은 손발이 오글거릴 정도였습니다. 예은만이 아니라 공효진이나 박순천 등 중견 배우들 역시 과한 연기로 극의 긴장감을 깨트리고 있었다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그들의 연기가 이상하게 다가왔던 것은 결국 연출자가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어색한 배경에 민망한 대사와 과거 그 시대를 상징하는 화법 등은도짛 첫 회를 힘겹게 보도록 강요했습니다. 물론 첫 회 적응하지 못해서 느껴지는 분명한 한계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첫 회 아쉬움이 회를 거듭하며 안정을 찾을 수 있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이런 미흡한 부분들에 대한 아쉬움을 시간이 해결 할 수도 있을 듯합니다.

 

첫 회 만족스럽지 않은 <빠스껫볼>을 다시 보게 하는 힘은 일제에 의한 식민지 시절과 현재의 절묘한 결합이 흥미롭기 때문일 것입니다. 근현대사를 다시 돌아보게 한다는 점에서 이 드라마가 가지는 가치는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시대를 불문하고 거대한 권력에 기생하는 인간들의 민망한 모습들이 이 드라마에서도 예외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과거와 현재에 거대한 시간의 틈이 존재하지만, 당시를 살아갔던 민초들의 고통이나 권력의 단맛에 빠져있던 이들의 가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이야기들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합니다. 



    [해당 사진들은 모두 본문 이해를 위한 용도로 사용되며 모든 권리는 각 방송사에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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